할리웃 보울 ‘한인 음악 대축제’서 어울리는 와인들
종이 박스로 판매되는 보타 박스.
양념 육류요리·매운음식엔
병 아닌 보타 박스·쉬라즈
김밥·해산물등엔 찡한 리즐링
호주산 리틀 펭귄.
라크레마의 피노누아 .
‘고이야’ 소프트·과일향 풍부
값싸고 맛있는 ‘리틀 펭귄’
적포도주는 피노누아·멜로를
며칠 후, 10월 16일에는 그동안 기다려왔던 제2회 할리웃 보울 한인 음악 대축제가 열린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거의 2만명의 한인들이 LA의 명소 할리웃 보울에 모여서 피크닉 음식을 나눠먹고 음악을 즐기는 날이다.
할리웃 보울에서 피크닉을 할 때 와인은 빠질 수 없는 품목이다. 와인은 술이라기보다는 음식과 함께 어울리는 식사의 일부이고, 와인을 즐기는 것은 음악을 즐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를 즐기는 것이기 때문에, 웃음과 친구와 음식과 음악이 함께 하는 할리웃 보울의 행사와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다.
함께 한 일행 모두 다 같이 즐길 수 있고, 가져간 음식과 잘 어울리며, 약간 쌀쌀하게 느껴지는 가을 저녁과 잘 어울리는 와인을 가져간다면 금상첨화이리라 생각된다.
할리웃 보울에서 음악을 감상하다 보면 꽤 자주 빈 와인병이 아래로 굴러 떨어지면서 내는 소리에 분위기를 망쳐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때문에 여러 명이 함께 간다면 종이 박스에 들어있는 와인을 가져가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흔히 종이 박스에 들어있는 와인은 별로 좋지 않은 싸구려 와인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는데, 질좋고 우수한 와인을 박스에 넣어서 판매하는 와인들이 하나 둘 늘면서 그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델리카토(Delicato)에서 판매하는 보타 박스(Bota Box) 와인의 경우, 병에 담아서 판매하는 와인과 똑같은 품질의 와인을 종이 박스에 넣어서 판매하고 있으며, 델리카토의 쉬라즈(Shiraz)는 지난 2년간 미국내 국산 쉬라즈 판매량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매우 인기 있는 와인이다. 한국 음식처럼 양념이 많이 첨가된 육류 요리나 매운 음식과 잘 어울리는 와인이다. 보통 크기 와인병(750ml) 4병 분량의 와인인 3리터가 한 박스이므로, 일행이 많을 경우에 특히 더 좋을 것이다. 델리카토의 쉬라즈는 한인타운 내 한국마켓과 아씨마켓에서 찾을 수 있으며 랄프스 마켓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보타 박스는 개당 소비자 권장 가격이 18달러이다.
김밥이나 해산물 요리 등에는 리즐링이 잘 어울릴 것으로 생각된다.
리즐링처럼 피크닉에 적합한 와인이 드물다고 생각하는데, 찡하고 깔끔하면서도 과일향이 풍만하고, 뒷맛이 달게 느껴지기 때문에 특히 와인을 많이 접하지 않는 초보자들도 부담없이 마실 수 있는 와인 품종이다.
리즐링은 독일 와인을 대표하는 품종이고, 프랑스 알자스 지방에서도 많이 생산되는데, 와인의 단 맛을 싫어한다면 프랑스 알자스산 리즐링과 독일산 리즐링 중 ‘카비넷(Kabinett)’이나 ‘트로큰(Trocken)’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는 와인을 선택하면 된다.
달콤한 맛의 와인을 선호한다면 미국산 리즐링을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워싱턴주에서 생산되는 샤토 생 미셸(Chateau Ste Micelle)의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 리즐링은 병당 10달러 미만의 가격에, 알콜 함량이 12% 정도이고 약간 달콤하게 느껴지는 맛이 매력적으로, 과일이나 치즈와도 잘 어울리고, 코스코(Costco), 랄프스, 본즈 등 여러 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적포도주를 선호해서 적포도주를 가져갈 예정일 경우에는 바디가 너무 풍만한 카버네 소비뇽보다는 바디가 라이트한 피노 누아(Pinot Noir)나 중간 정도 바디의 멜로(Merlot)를 권하고 싶다.
카버네 소비뇽의 경우 태닌이 강하고 전체적으로 너무 무겁게 느껴져서, 스테이크 등의 음식과 함께가 아니고 피크닉에서 가볍게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피노누아는 샐러드, 치즈, 과일, 생선요리, 육류요리 등 거의 모든 음식과 다 잘 어울리는 와인으로, 피크닉용 와인으로 매우 적합하다.
추천하고 싶은 피노누아로는, 코스코와 본즈, 파빌리온, 코스트 플러스 월드 마켓 등의 마켓에서 판매하는 라크레마(La Crema) 소노마 코스트 피노 누아로, 가격은 한 병에 13~14달러이다.
피노 누아보다 좀 더 묵직한 느낌의 적포도주를 원한다면 카버네 소비뇽처럼 무겁게 느껴지지 않으면서 떫은 맛의 태닌도 별로 안 느껴지는 멜로를 추천하고 싶다.
멜로는 특히 미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품종이기 때문에 미국 마켓에서는 값싸고 맛있는 멜로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최근 소개한 와인 중에서 호주 사우스콥에서 출시한 ‘리틀 펭귄’ 멜로는 갤러리아 마켓과 한남체인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병당 가격은 7.99달러이고, 남아프리카 공화국산 ‘고이야’(Goiya) 멜로는 소프트하게 느껴지면서도 풍부한 과일향을 즐길 수 있는 부담없는 와인으로 한남체인에서 8달러에 판매하고 있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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