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93승69패) 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05승57패)
다저스 외야수 스티브 핀리.
다저스는 올해 무려 52차례 역전승을 거둔 ‘운명의 팀’(Team of Destiny) 이다. 1점차 접전에서의 전적이 리그 최고 32승16패인 승부사들이다. 그러나 전력상으로는 올 메이저리그 최다승(105) 팀인 카디널스에 크게 밀린다.
샌디에고 파드레스의 제너럴 매니저 케빈 타워스에 따르면 다저스의 올 시즌 MVP는 초년생 타격코치 팀 월락이다. 다저스는 월락의 지도 아래 에이드리언 벨트레가 수퍼스타로 돌변했고 다른 타자들도 끈질겨 져 ‘역전의 명수’가 됐다. 시즌 마지막 주에만 4경기에서 8회 이후 승부를 뒤집고 서부조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다저스는 세자 이스터리스-알렉스 코라 더블플레이 콤비도 리그 최고로 평가된다.
그러나 “매 앞에는 장사가 없다”. 방망이는 카디널스가 최고다. 스캇 롤렌, 알버트 푸홀스, 짐 에드먼즈 MVP 후보 3인방이 이끄는 타선은 정규시즌을 득점랭킹 1위, 홈런랭킹 2위로 끝냈다.
게다가 스틸랭킹까지 2위다. 오달리스 페레스, 제프 위버, 호세 리마 등 다저스 선발투수들에게 벅찬 상대가 틀림없다.
카디널스는 한 팀에서 15승 투수가 4명이나 나온 것도 1944년 이후 처음인데 불펜 방어율(3.01)도 NL 1위다. 디펜스도 빈틈이 없고 토니 라루사도 명장이다.
6차례 정규시즌 맞대결서는 카디널스가 9월초 홈 3연전 싹쓸이를 포함, 4승을 거뒀다. 특히 카디널스의 에이스라고 할 수 있는 매트 모리스는 9월3일 경기에서 삼진 11개를 쏟아내며 투히터를 던졌다. 카디널스가 17년만에 다시 월드시리즈 무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이규태 기자>
◆애나하임 에인절스(92승70패) 대 보스턴 레드삭스(98승64패)
에인절스 강타자 블라드미어 게레로.
‘용호상박’의 불꽃튀는 접전이 전개될 스릴러 시리즈다. 양팀 모두 월드시리즈 우승후보로 꼽히기에 손색없는 전력이지만 둘 중 하나는 첫 판에서 짐을 싸야한다.
레드삭스의 강점은 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막강 타선과 커트 쉴링-페드로 마티네스 두 특급 에이스가 포진한 환상의 원투펀치. 팀 타율(0.282- AL 2위)과 팀 득점(949- AL 1위)이 말해주듯 레드삭스 타선은 상대투수들에게 숨돌릴 여지를 주지 않는다.
타선의 핵인 매니 라미레스(0.308, 43홈런, 130타점)와 데이빗 오티스(0.301, 41홈런, 139타점)는 모두 AL MVP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이들에게 상을 차려주는 1번타자 자니 데이먼도 0.301, 20홈런, 94타점, 123득점의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
제이슨 바리텍과 케빈 밀라는 하위 타선에서도 상대투수가 마음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선수들.
또한 단기시리즈에서 탑2 에이스가 지니는 중요성을 감안할 때 쉴링(21승6패·3.26)과 마티네스(16승9패·3.90) 투톱의 존재만으로도 레드삭스를 우승후보군에 포함시키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전문가들이 올해야말로 ‘밤비노의 저주’가 끝날 지 모른다는 전망을 하고 있는 것도 이들 때문.
하지만 마티네스의 구위가 예전에 비해 상당히 떨어졌고 제3선발 이후는 위력이 반감되며 무엇보다도 불펜이 압도적이라는 인상은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레드삭스의 약점이다. 더욱이 상대인 에인절스 타선은 호세 기옌의 공백(출장정지)에도 불구, 파워에서 레드삭스보다 약간 떨어지는 것을 빼면 전체적으로 크게 손색없는 라인업이다. MVP 후보 블라드미어 거레로(0.337, 39홈런, 126타점)는 지금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뜨겁게 달아오른 거포이고 개럿 앤더슨과 대런 어스테드는 결정적인 순간 수많은 클러치 히트를 터뜨렸으며 부상에서 회복돼 돌아온 트로이 글로스는 언제라도 장외홈런을 터뜨릴 만한 엄청난 파워를 지니고 있다. 특히 에인절스 타선은 끈질긴 승부로 상대투수를 괴롭히는데 둘째가라면 서럽다. 불독처럼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는 타격에 걸리면 웬만한 에이스들도 제풀에 지쳐 넘어지기 십상이다. 심지어는 마티네스도 올해 에인절스와의 맞대결에서 11이닝동안 16안타를 맞으며 방어율 7.36을 기록했다. 특히 타자를 압도하는 뚜렷한 파워피처가 없는 레드삭스 불펜은 끈질긴 에인절스 타선을 상대로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
에인절스의 또 다른 강점은 탄탄한 불펜진용. 브래든 도널리, 프랜시스코 로드리게스, 트로이 퍼시벌로 이어지는 불펜은 모든 플레이오프 팀 중 최고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발투수가 초반에 무너지지 않고 승부가 종반으로 압축되면 불펜의 위력은 에인절스의 가장 큰 무기로 떠오를 것이다. 쉴링과 마티네스의 1-2펀치가 지난 2001년 월드시리즈에서 쉴링-랜디 잔슨(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처럼 신들린 위력을 떨치지 못하는 한 승부는 불펜 대결로 압축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저울추는 에인절스 쪽으로 기운다. <예상; 에인절스 3승1패>
<김동우 기자>
◆미네소타 트윈스(92승70패) 대 뉴욕 양키스(101승61패)
트윈스가 거함 양키스를 침몰시키려면 에이스 요한 산타나가 무조건 2승을 책임져 주어야 한다.
시리즈의 열쇠는 트윈스의 좌완 에이스 요한 산타나(20승6패·2.61)가 쥐고 있다. 올해 AL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산타나는 한마디로 올해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5일 시리즈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 트윈스는 수비가 뛰어나고 불펜도 안정됐으며 타선이나 선발진도 괜찮은 좋은 팀이지만 사실 산타나가 없었다면 우승후보로 꼽기에는 중량감이 부족한 팀. 더군다나 ‘포스트시즌의 황제’ 양키스와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그렇기에 트윈스가 거함 양키스를 침몰시키려면 이번 시리즈에서 산타나가 나설 2경기를 모두 이기는 것이 필수적이다. 비록 양키스가 여러 면에서 앞서는 듯 보이지만 독보적인 에이스가 없는 관계로 산타나에 2경기를 내준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산타나라도 양키스를 상대로 2승을 따내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데릭 지터, 알렉스 로드리게스, 게리 셰필드, 히데키 마쓰이 등이 주축을 이루는 양키스 타선은 파워와 정확도에서 모두 정상급이고 상대투수를 괴롭히는 끈질김에서도 에인절스와 맞먹을 만큼 노련함을 갖고 있다. 1차전 선발로 나서는 마이크 무시나(12승9패·4.59)가 생애통산 트윈스를 상대로 20승3패를 기록한 ‘트윈스 킬러’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반면 양키스의 고민은 선발 로테이션이다. 무시나와 잔 리버가 1, 2차전 선발로 나서지만 아직 3차전 선발투수가 미정이다. 올랜도 허난데스는 어깨 통증을 호소하고 있고 화난다고 벽을 쳤다가 손뼈가 부러진 뒤 컴백에 나선 케빈 브라운 가운데 누구도 선뜻 의지하기 어렵다. 트윈스가 양키스의 관록에 위압되지 않고 특유의 짜임새 있는 팀웍을 유지한다면 양키스의 약점을 감안할 때 승부는 예측하기 힘들다. 특히 산타나가 2004년판 오럴 허샤이저가 된다면 트윈스의 반란을 기대해도 된다. <예상; 양키스 3승1패>
<김동우 기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96승 66패) 대 휴스턴 애스트로스(92승 70패)
애스트로스 선발투수 로저 클레멘스.
플레이오프에만 오르면 사족을 못 쓰는 두 팀들간의 ‘못난이 대결’. 브레이브스는 바비 칵스 감독 아래 14차례 플레이오프에 올라 13차례 우승에 실패했고, 애스트로스는 구단 역사상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단 한번도 이겨본 적이 없다.
전력은 최고 상승세로 정규시즌을 마친 애스트로스가 강하다. 애스트로스는 시즌 마지막 47경기에서 홈 18연승을 포함, 37승을 거뒀다. 메이저리그 최고 클로저도 에릭 간예가 아닌 브래드 릿지라고 할 수 있다. 릿지는 후반기 39이닝 동안 탈삼진 68개를 쏟아냈다. 구원투수가 한 시즌에 157삼진을 잡아낸 것은 내셔널리그 신기록이다.
타선이 막강한 애스트로스는 로이 오즈월트-’로켓’ 로저 클레멘스 스타터 ‘원투펀치’도 위력적이다. 최소한 전력상으로는 2년 전 애나하임 에인절스, 지난해 플로리다 말린스에 이어 3년 연속 와일드카드 팀이 우승할 가능이 충분히 있다.
브레이브스는 불펜이 강하지만 그렉 매덕스와 탐 글래빈이 있을 때도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기 일수였는데 제럿 라이트, 잔 탐슨, 마이크 햄튼, 러스 오티스 등을 선발투수로 더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
정규시즌 맞대결서는 3승3패. 토탈 득점도 23-22로 애스트로스가 단 1점 우세할 뿐이다. 그러나 애스트로스는 지난 7년간 3차례 브레이브스를 만나 합계 전적 1승9패로 패해 번번이 탈락한 수모를 마침내 갚아줄 전망이다.
<예상: 애스트로스 3승1패>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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