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위한 기도의 횃불’이제는 서울로
김상철. 남재중. 이재권씨를 만났다.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장. 이지스재단 대표. 북한인권한인협회 대표. 세분의 직함이다.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탈북자, 북한동포를 돕는 한인NGO 대표들이다. 서울, 워싱턴, LA에서 각각 활약하고 있는 이 세분이 나란히 미주한인교회연합회(KCC)전국대회·
통곡대회에 참가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긴급좌담 참석자
김상철 <탈북난민보호운동본부장>
남재중 <이지스재단 대표>
이재권 <북한인권 협의회 대표>
옥세철 <한국일보 미주본사 논설실장>
‘북한 인권운동에 신기원’ 2세들도 대대적 참여
좌경화 급물살… ‘교회밖에 없다’ 긴박감 팽배
-미주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북한 동포를 구하자는 일념으로 한인 목회자 1,500 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이번 미주한인교회연합회(KCC) 전국대회·통곡기도회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 김상철: 역사의 한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주 전역 4,000 여 교회 중에 그렇게 많은 교회가 참여했으니 말입니다. 한국에서 지난 3.1절 때 공산독재종식 및 민족복음화 목회자 금식기도 대성회를 계획하고 7만 여 목사님들에게 참가를 요청했지요. 2,000명의 목사님이 참가했습니다. 비율로 보면 이번 KCC대회에는 사실상 미주 한인 목회자의 과반수가 참여한 것으로 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재권: 오랫동안 북한동포를 돕고, 특히 탈북자 보호운동을 해온 많은 분들의 염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이런 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릅니다.
▲남재중: 수없이 많은 미국 내 인권단체, NGO들이 북한인권문제에 매달려왔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한인 커뮤니티가 너무 조용해 미국인들 보기가 민망한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한인 커뮤니티가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입니다.
-마이클 호로위츠, 수잔 숄티 등 적지 않은 미국인 인권운동가들이 이번 대회에 참석했지요. 그분들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남재중: 1,000명 가까운 한인 목사님들이 모일 것이라는 예상만으로도 그분들은 상당히 흥분했었지요. 막상 회의장이 전국에서 모인 목회자들로 꽉 차고 넘치자 상당히 감격을 했어요.
▲이재권: 미국의 교계도 감명을 받았습니다. 동포의 문제에 한국인들은 나서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불식시켰지요.
-한국에서도 이번 KCC대회와 운동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고 들었는데, 어떻습니까.
▲김상철: 두 달 전 손인식 목사님과 통화를 했을 때 이미 하나님께서 역사 하실 것이라는 강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40대로 보이는 젊은 목사님들이 주류를 이룬 것을 보고 더 감명을 받았습니다.
▲남재중: 젊은 교역자들이 많이 참가했다는 점에서 앞날이 밝다고 생각됩니다. 거기다가 애드리언 홍, 죠슈아 박, 필립 송 등 많은 2세들의 활동도 두드러졌습니다. 2세들이 동포의 고통에 동참했다는 게 큰 수확입니다.
▲김상철: 1세와 2세가 하나가 되고 미 주류사회 인사까지 대거 참가한 이번 대회는 성공작입니다. 눈물의 기도가 응답된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남 박사님, 이 장로님 같은 분들이 그 동안 미국의 NGO들과 접촉하면서 교류를 넓힌 점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부시대통령이 격려사를 보내오고, 미 주류 기독교교단, 주요 인권단체들이 대거 참여하게 된 것은 특히 남 박사님 같은 분의 숨은 공로라고 봅니다.
-김 시장님도 말씀하셨듯이 정말로 역사적 계기를 만든 대회였습니다. 때문에 이번 KCC전국대회가 가져올 파장은 상당하리라고 봅니다.
▲이재권: 북한주민 돕기 운동이 앞으로는 인권문제로 초점이 모아지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그 동안 여러모로 북한주민을 얼마나 많이 도왔습니까. 그렇지만 북한당국에게 속았지요. 앞으로는 인권문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운동이 진행될 것입니다.
▲남재중: 파급효과가 대단할 겁니다. 북한인권에 관심을 가지고 이처럼 많은 목사님들이 모였다는 게 어디 보통 일입니까. 이분들이 북한주민의 참상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게 되고 또 소명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목사님들이 목회 현장으로 돌아가 북한동포의 참상을 전하고 소명의식을 나눌 때를 생각해 보십시오. 200만 미주동포사회에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
-한국에도 영향을 끼치리라고 보십니까.
▲김상철:이번 대회에 한국에서 길자연 한국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이 오셨습니다. 길 목사님께서 미주에서 시작된 북한동포 구하기 횃불기도를 한국에서도 벌이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한기총은 그렇지 않아도 오는 10월4일 100만 구국기도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북한동포를 악의 질곡에서 구해내자는 기도운동은 한국에서도 요원의 불길처럼 타오를 것입니다.
-한국교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보수교단이 소리를 내고 있어 하는 말입니다. 게다가 1500여 각계 원로들의 시국성명도 나왔지요.
▲김상철: 지난9일 한국 내 최대 개신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이 시국성명을 냈지요. 예장 통합이 정부·여당의 방침에 이처럼 집단적으로 반대입장을 드러낸 것은 70년대 유신 이후 처음입니다. 한 주 후 더 보수적인 예장 합동도 성명을 냈어요.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성명입니다. 예장 합동이 시국성명을 내기는 사상 처음입니다. 예장 고신도 뒤이어 성명을 냈지요. 이보다 앞서 기독교대한 감리회도 국보법 폐지 반대 성명을 냈습니다.
-김정일 체제를 감싸는 듯한 분위기는 미주 한인 사회에서도 종종 느껴집니다. 인권을 이야기하면서도 북한의 인권문제는 ‘쉬쉬’ 하는 분위기 말입니다.
▲이재권: 북한 인권법안 의회 통과를 위해 서명운동을 펼 때 많이 경험했습니다. 일부이지만 김정일 추종세력이라고 할까요, 그런 세력이 분명히 있습니다. 거기다가 한인사회 지도자로 자처하는 사람 중 적지 않은 사람이 북한의 비위를 거슬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요.
▲남재중: 미주 한인은 ‘친북’하고 거리가 멉니다. 많은 분이 단지 침묵을 지키고 있거나, 북한의 실정에 어두운 것뿐입니다. 보수적이지요. 이상한 것은 일부 단체장들입니다. 왜 그리 한국정부 눈치를 보는지.
▲김상철: 제가 한가지 확인한 게 있습니다. 미주 한인 목회자들이 지니고 있는 신앙의 순수성입니다. 저에게도 연설할 기회를 주셔서 일부 북한주민 돕기 운동의 맹점과 북한선교의 허구성을 폭로했습니다. 뻔히 속는 줄 알면서도 자신의 이름이나 내고 또 따로 이득을 챙기기 위해 북한 돕기 운동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 또 분명히 북한공산당의 하부조직인지 알면서도 ‘조선 그리스도 연맹’라는 어용 단체와 결연을 맺고 대단한 선교활동이라도 하는 양 자랑하는 단체 등을 고발했습니다. 그리고 외쳤습니다. 김정일 체제는 악의 체제로, 폐지되어야할 체제라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엄청난 반향이 일었습니다. 미주의 목사님들이 저와 같은 생각이라는 걸 확신케 됐습니다.
- 한국의 좌경화에 대해 미주 한인들도 많은 걱정을 합니다. 무엇이 가장 문제라고 보십니까.
▲김상철:대통령에게 주어진 최우선의 임무는 헌법 수호입니다.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고 헌법에 도전하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습니다. 수도이전을 지배세력 교체의 시각으로 봅니다. 계급투쟁의 관념입니다. 국보법을 폐기해야한다는 발언은 대법과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도전한 겁니다. 공산당을 허용하겠다는 거지요. 대한민국 전복을 꾀하는 공산당은 서구나 일본의 공산당과 다릅니다. 자유민주주의 기본질서를 인정하는 정당으로서 공산당이 일본이나, 서구의 공산당입니다. 대한민국 전복세력인 공산당을 허용하겠다는 건 헌법에 도전하고 있는 겁니다. 교회가 일어선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남재중:미국에도 국보법이 있습니다. ‘홈 시큐리티 액트’지요. 이로 인해 일부 기본권이 제한 받는 건 사실입니다. 그러니 이 법을 아예 폐기하자는 말과 똑 같아요. 국보법이 과거에 일부 오용된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가능성이 없지요.
- 한국 사회의 주요 고지마다 친북 세력이 점령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적화를 우려하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김상철:그대로 방치하면 상당히 위험합니다. 대한민국을 인정하지 않는 친북 세력이 더욱 확대되고 연방제 통일로 갈 때를 전제해서 하는 말입니다. 그러나 걱정하지 않습니다. ‘386 주사파’라는 건 ‘악’이라는 게 폭로됐으니까요. 요즘 20대들은 386과 다릅니다. 주사파는 집단주의이지만 요즘 세대는 개인주의입니다. 그리고 주사파 386을 비판의 시각에서 보고 있습니다. 이 젊은 세대를 잘 교육시켜야지요.
▲남재중: 거기다가 200만 미주동포가 있지 않습니까. 미주동포가 구심점이 되어 그런 사태를 막아야지요. 주사파 학생은 백명에 한, 두명 있을 정도입니다.
▲김상철: 한국 국내만 들여다보면 답답한 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지구촌 시대에 한국의 운명은 한국민들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김정일의 수법은 결국 안 통합니다.
-’이제는 교회밖에 없다’- 현 한국의 상황과 관련해 탄식처럼 들려오는 말입니다. 교회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건 그만큼 위기라는 뜻도 됩니다. 교회는 사회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최후의 양심입니다. 더구나 현실참여를 극도로 자제해온 보수교단이 정치, 사회문제에 위기를 느끼고 잇달아 성명을 발표하고 나선다는 건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반증이 아닐까요.
▲이재권: 한국의 목사님들 이야기가 한국사회가 그만큼 막가고 있다고 해요. 그걸 목회자들이 특히 예민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영적으로 느껴진다는 말입니다. 유물론자인 공산주의와 기독교는 절대 양립되지 않습니다. 적화의 위험을 교회가 먼저 느끼고 있는 거지요.
▲김상철: 한국이 맞은 문제는 본질에 있어 영적 문제라고 봅니다. 말하자면 거대한 영적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니 그 현장에 목사님들이 서야합니다. 교회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흐름을 외면하고 안주하는 신앙은 기복신앙입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