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다 무조건 좋은 것 아니다”
탄수화물 함량 6~8% 가장 적당
에너지 보강 역할…수분 흡수 빨라
운동으로 상실된 나트륨등 보완
한국과 중국에 다녀온 교수 한 분이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며 “아시아에서는 ‘스웨트(땀)’ 이라는 이름의 드링크가 있더라고 말했다. 가만히 들어보니 한국에서 인리기에 판매되는 스포츠 음료 ‘포카리 스웨트’를 말하는 모양이었다.
땀과 같은 성분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이름을 그렇게 지었겠지만, 미국인의 눈에는 ‘땀’이라는 이름을 가진 음료수를 사람들이 벌컥벌컥 마시는 게 신기해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아시아, 미국, 유럽 할 것 없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 음료는 미국에서 제일 먼저 발명되었다. 1958년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에서 첫 선을 보인 달고도 짭짤한 음료 벵갈 펀치(Bengal Punch)가 바로 모든 스포츠 음료의 시조라고 할 수 있겠다.
그 후 로버트 케이드 (Robert Cade) 박사를 선두로 한 플로리다 주립대학 소속 의료진이 1965년에 발명한 게토레이(Gatorade)는 모든 스포츠 음료의 대명사로 불릴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숨이 막힐 듯한 더위로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비오듯하는 곳에 위치한 플로리다 주립대는 ‘악어들’이라는 뜻을 가진 ‘게이토즈(Gators)’ 미식축구팀으로 유명하다.
게이토즈는 해마다 전 미주 대학 미식축구팀 중 1, 2위에 오를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데, 더위에 땀을 많이 흘리는 선수들을 돕기 위해 만들어낸 음료가 바로 게토레이(Gatorade)인 것이다.
원래 운동선수를 위해 개발된 스포츠 음료는 땀으로 잃어버린 수분과 나트륨 등 무기질을 보완해 주는 것이 그 목적이다. 물이 몸에 흡수되려면 나트륨과 포도당이 필요하다. 나트륨과 포도당이 충분하면 소화기관에서 혈액으로 가는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물의 체내 흡수가 빨라진다. 군대에서 땀을 많이 흘린 사람에게 소금물을 주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분을 함께 먹으면 흡수 효과가 더욱 좋아진다. 만약 땀을 매우 많이 흘린 후 소금을 보충해주지 않은 상태로 물만 많이 마시게 되면 몸에서 마그네슘, 칼륨 등 무기질 부족으로 경련이 일거나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스포츠 음료에는 대부분 혈액이나 체액과 같은 농도인 0.9%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또한 적절한 맛과 흡수효과를 위해 당분도 들어있다. 대부분의 스포츠 음료 8온스(240ml)의 열량은 약 50칼로리이고, 단백질, 지방, 섬유질은 전혀 들어있지 않은 반면에 탄수화물이 14그램 함유되어 있다. 운동 도중 우리 신체가 소모하는 글리코겐을 보충하기 위해 공급되는 탄수화물은 바로 스포츠음료가 우리 몸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성분이다.
스포츠 음료가 탄생하기 전에는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운동 선수들이 에너지를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거품을 없앤 소다수를 지니고 달렸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음료의 문제점은 탄수화물이 너무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8%가 넘는 탄수화물을 함유하고 있는 음료는 소화불량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몇 스포츠 음료의 탄수화물 함유량은 꽤 높은 편이어서 스포츠 음료를 구입할 때는 탄수화물이 6~8%의 적절한 농도인지 확인한 후에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스포츠 음료는 땀과 함께 유실되는 나트륨과 칼륨같은 전해질도 포함하고 있다. 특히 나트륨은 음료의 빠른 흡수에 큰 역할을 한다.
그러나 스포츠 음료가 운동선수에게 있어서 무조건 물보다 더 좋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스포츠 음료는 에너지 보강 역할을 하며 물보다 더 빨리 수분이 체내에 흡수되도록 하지만, 이는 장거리 훈련이나 매우 고된 훈련중이나 훈련 후에 가장 효과적이다. 온몸이 흠뻑 젖도록 땀을 흘리지 않고, 1시간 이내의 달리기 등에는 단지 물이 칼로리가 없다는 것 외에는 보통의 물과 스포츠 음료의 효과의 차이는 별로 없다.
또 다이어트를 위해 체중을 줄이려고 운동을 하는데 땀을 많이 흘리지 않은 상태라면 굳이 8온스에 50칼로리 이상되는 스포츠 음료를 많이 마실 필요가 없는 것이다. 또한 칼륨, 칼슘 같은 몸에 좋은 영양소는 오렌지 주스 등 천연과일 주스가 스포츠 드링크보다 훨씬 많다. 따라서 평소에는 과일 주스를 마시는 것이 몸에 더 좋다. 반면 운동 중엔 주스나 콜라와 같은 탄산음료, 우유, 등을 마시면 흡수가 느려 신속하게 수분을 공급하지 못하고 배를 부르게 해 신체 움직임을 더디게 만든다.
또한 스포츠 음료에는 1캔당 평균 120mg 정도의 나트륨(소금 약 0.3그램)이 함유되어 있어, 평상시 음료 대용으로 마시는 것은 식염의 과잉섭취가 우려되어 바람직하지 못하고, 특히 고혈압이나 신장병 환자에게 좋지 않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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