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장거리 경기로서 백년을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은 우리 한국 스포츠 현대사에서 빛나는 금자탑을 세운 국제 육상 경기이다.
1936년 베를린 세계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 24세의 조선 청년 손기정이 2시간 29분 19초의 세계 신기록을 세워 우승했지만 그의 가슴에는 일장기가 달려 있었으며 그의 이름은 일본식으로 “송기테이”로 공식 기
록되는 나라 없는 민족의 슬픔을 안기었다.
그와 달리 8.15 해방 후 처음으로 우리의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1947년 51회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승리한 서윤복 선수의 쾌거는 코리아를 잘 몰랐던 미국과 세계 각국 사람들에게 경악을 금치 못하게 하였고 국내적으로는 어렵고 혼란했던 당시의 정치, 경제, 사회적 상황에서도 한국인의 긍지를 드높였음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자랑스런 역사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그 후 6.25 한국전쟁 발발 직전 1950년 53회 대회에서는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 선수들이 나란히 1,2,3위를 차지함으로써 다시 한번 한국 마라톤의 위용을 세계 만방에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였지만 얼마 안 있어 불행히도 한국 전쟁이라는 민족 상잔의 대수난을 겪게 되어 올
림픽 마라톤에서 태극기를 달고 세계를 제패하려는 우리 한국민들의 꿈은 산산이 부셔지고 말았으며 먹고살아야 하는 생존을 위한 아우성 속에 파묻혀 어떠한 국제 스포츠 경기 참가도 난관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러나 우리 국민은 용기를 잃지 않고 전화의 잿더미 속을 뚫고 일어나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50년이 지난 2001년 105회 보스턴 마라톤에서는 이봉주 선수가 우승하여 반세기만에 보스턴 제패를 다시 되찾을 수 있었을 때의 감격은 당시 김대중 대통령의 축전에서 “세계 강호들을 물리치고 영예의 우승을 차지해 마라톤 강국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를 온 국민과 함
께 축하한다”라고 언급한 것이 우리 한국민들의 마음을 잘 대변해주고 있었다.
황영조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경기에서의 우승을 통해 태극기를 처음 달고 세계 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한 “몬주익의 영웅”으로 부상된 바 있지만 그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던 이봉주 선수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도 정말로 장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NE 한인회보의 최고 뉴스는 “이봉주 보스턴 우승”이었다.
지난해는 1903년 하와이 사탕수수 밭 노동 이주자 102명으로 미주 한인 이민이 시작된 지 꼭 백년이 되는 해로써 오늘에 이르러서는 그 수가 250만을 넘고있다. 1947년 서윤복 선수가 이곳에서 달릴 때에는 몇 십명에 불과했던 것과는 달리, 오늘날에는 3만 명 내외의 한인 동포사회가 형성되었음은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매년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하는 한국선수 들에게 태극기를 흔들고 응원하며 격려할 수 있는 여력을 갖추게 된 것도 이렇게 동포수
의 증가로 한인회, 체육회, 교회 등의 많은 단체들이 이 지역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보스턴 마라톤 참가 인원이 근래 미국 및 세계 각국에서 매년 2만 여명이 넘게 참가하고 있고, 그 중 우리 한국 마라토너도 남녀 200여명이 넘는다. 비록 입상의 영예는 차지 못하였더라도 좋은 성적으로 실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언젠가 반드시 “제2의
이봉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바 크다.
이 시점에 NE 미주 한인 이민 백 주년 기념 사업회는 유서 깊은 보스턴 마라톤에 참가하여 우승한 우리 한국 선수들을 높이 평가, 이 대회에 참가하는 세계인들은 물론, 미주 한인 동포들과 이 땅에서 살아갈 후손들에게까지도 자랑스런 역사로 남겨두기 위해 “보스턴 마라톤 한인 제패 기념비”를 제작하여 합킨톤에 위치한 보스턴 마라톤 출발지점 바로 앞에 세우기로 계획하고 추진해 왔다.
드디어 본 사업회의 오랜 숙원 사업의 일환으로 준비 중이던 기념비가 제작되어 10월3일 오후 3시 여러 관계자 및 내외 초청인사, 한인 동포들과 함께 역사적인 제막식을 갖게 되었음은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오늘의 기념비 제작과 제막식이 있기까지는 보스턴 장로교회와 전덕영 담임목사의 전폭적인 지원과 협조로 이루어졌음을 깊이 감사하며 사명감과 봉사정신으로 기념비 제작작업에 심혈을 기울인 디자이너 원덕수 씨와 본회 김성인 사무총장의 수고, 그리고 훌륭한 작품을 제작해 준 Mr. Charlie Spittel 에게도 심심한 사의를 표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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