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템포사 CEO로 기업을 운영하면서 남가주 해외한인무역협회 회장과 코리아타운 로터리 클럽 회장을 역임하는 등 올해 최고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덕치 회장.
이덕치 남가주 해외한인무역협회 회장
LA·뉴욕등 무역인 160명 내달 북한 방문 이끌어
산업시설 시찰·합작투자 논의·무역 상담등 활동
서울 한상대회도 참석… 한인 네트웍 확충 논의
“한국의 경제발전은 해외무역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그 첨병역을 동포 무역인들이 맡았었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우리가 북한의 경제발전과 개방을 위해 나서겠습니다.”
남가주 해외한인무역협회 이덕치(60) 회장은 다음달 중순 북한을 방문하는 대규모 미주 한인무역인 방문단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한다.
오는 10월19일부터 시작되는 일주일간의 북한 방문에는 LA지역 19명을 포함, 미 전역에서 160명의 한인 무역인들이 참여한다.
항공편은 고려항공 전세기. 그동안 개인이나 소그룹 규모의 미주 상공인 방문은 이뤄졌으나 이렇게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방문단은 개성공단을 비롯한 주요 산업시설을 방문하고 합작투자를 논의하는 한편 무역상담을 벌이게 된다.
미주 무역인들은 북한방문에 이어 10월26일부터 서울에서 열리는 제3차 세계 한상대회에 참가한다.
미국과 전세계에서 1,000여명의 해외 한인 무역인들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 대해 이 회장은 “그동안 준비해온 해외 한인 무역인들의 네트웍이 본격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인프라 확충과 한국정부와의 협조방안 등이 집중 논의된다”며 “중국이 세계적으로 급격한 경제발전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화교의 자본과 노하우가 있었다”고 강조한다.
이 회장은 해외한인 상공인, 즉 ‘한상’이 중국인 ‘화상’과 유대인 ‘유상’과 더불어 세계 3대 상공인 네트웍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숫자나 무역 규모 등 기본 ‘인프라’는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를 연결해주고 뿌리를 깊이 내리도록 도와주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지난 80년 이민온 이 회장은 지인의 소개로 23년째 현재의 여성 액세서리 무역업을 하고 있다. 공항에 픽업온 사람이 이 계통의 일을 하고 있었으며 그로부터 이 사업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81년 이 회장이 설립한 ‘콘템포’(Contempo USA)사는 귀고리, 팔찌, 반지 등 여성 보석류와 각종 장신류를 수입, 제작해 미 전국은 물론 캐나다, 멕시코와 중남미 지역에 납품하고 있다. 미국의 옷가게나 선물가게는 물론 메이시, 타겟, 월마트 등 대형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여성 액세서리의 상당한 양이 이 회사를 통해 수입됐다.
이 회장은 콘템포의 성경비결에 대해 “무식할 정도로 한눈을 팔지 않고 한 우물만 팠기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주변의 다른 사람들이 업종을 바꾸거나 부동산에 투자할 때도 그는 여유 자본을 사업 확장에 투자했다.
물론 위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사업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은 83년과 84년 남미시장에 크게 의존할 때 발생한 멕시코 페소 가치 하락과 4·29폭동 이후의 침체가 그것이다. 액세서리 업계에 종사하던 한인 업소의 90%가 도산할 정도였다.
지난 80년대 초 사업을 위기로 몰고 갔던 멕시코 등 남미 시장이 최근에는 회사 발전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 주고 있다.
특히 멕시코 국경지역 상가가 주요 고객으로 급부상했다.
이 회장은 아들 찰스 이(30)씨가 지난해부터 사업에 본격 합류하면서 회사가 제2의 도약기를 맞게 되었다고 확신한다. 야후와 프라이스 워터하우스 등 주류기업에서 7년간 매니지먼트 컨설턴트로 일한 실무 경영을 책임지면서 주류 진출이 한층 탄력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아들을 영입하기 위해 삼고초려까지는 아니더라도 빅딜에 가까운 딜을 맺었다”며 “구멍가게 같았던 회사가 이제야 기업 같은 모양새를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같은 맥락에서 이 회장은 남가주 해외한인무역협회가 올해 처음 시작한 차세대 무역스쿨을 통해 후배 무역인들을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 스쿨에는 80여명의 젊은이들이 참여, 3박4일간 집중적으로 무역에 대해 배우고 선배들의 조언도 들었다. 이 행사를 연례 행사로 매년 키워가겠다는 것이 이 회장의 계획이다.
“인생의 성공은 돈을 얼마를 버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며 건강과 가족간의 화목, 자녀의 성공적인 양육”이라고 강조하는 이 회장은 2녀 1남을 두고 있다.
장녀 손야씨는 변호사, 첫 사위는 세계적인 포털사이트 야후의 창업멤버로 부사장인 헨리 손씨다. 또 차녀 새라와 둘째 사위 존 김씨는 박사로 켄트 대학교에서 함께 근무하고 있다.
■ 경영 철학
“경영주는 오케스트라 지휘자”
이덕치 회장은 경영주의 역할을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한다.
여러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주고 이끌어주는 것이 경영주의 역할이라고 그는 믿는다. 때문에 맡길 부분들은 직원들에게 과감하게 위임하는 결단을 중시한다.
“위기는 제2의 도약을 위한 기회이며 변화의 시발점”이라는 것이 이 회장의 사업 철학이다.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회장을 맡고 있는 코리아타운 로터리클럽에서도 다양한 사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글 조환동·사진 서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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