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국민의식조사
정치
지지 정당 없다 36%로 증가 추세
시국 불안하다 78% 안정은 4%
우리 국민 5명 중 4명은 현재의 시국이 불안하다고 보고 있으며,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물가안정과 실업문제를 꼽았다. 중앙일보가 창간 39주년을 맞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현재의 시국이 안정돼 있다는 응답은 4%인 데 반해 불안하다는 응답은 78%에 이르렀다. 시국이 불안하다는 응답은 김대중 정권 말기인 2002년 9월 조사 때 65%였다가 지난해 조사에서 80%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시급한 해결 과제로 물가안정(68%)과 실업문제(63%)를 가장 비중있게 꼽았고, 이어 지속적인 경제발전 40%, 빈부격차 해소 37%, 정치안정 34% 순으로 응답했다(복수응답). 2002년 조사에선 물가안정(50%).정치안정(46%).부정부패 척결(44%) 순으로 꼽았고, 2003년 조사에선 실업문제(62%).물가안정(58%)이 상위로 나타나 올해와 비슷했다.
◆ 정당 지지도=한나라당이 30%로 열린우리당(23%)을 앞섰다. 민주노동당은 8%, 민주당은 3%이고, ‘지지 정당 없음’도 36%로 나타났다. 열린우리당은 20대(29%)와 30대(26%)에서, 한나라당은 40대(37%)와 50대 이상(41%)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 국가 선호도=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나라는 미국, 가장 싫어하지만 본받아야 할 나라는 일본, 경제적으로 가장 협력해야 할 나라는 중국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싫어하지만 본받아야 할 나라로, 중국은 경제협력을 해야 할 나라로 인식됐다. 본받아야 할 나라는 일본 33%, 미국 14%, 중국 10% 순이고, 경제적으로 협력해야 할 나라는 중국 44%, 미국 29%, 일본 15% 순이다.
국정
10개 정책과제 모두 ‘보통 미만’
대통령 잘못한 일 경제분야 집중
국정운영 전반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인색하며 지난해보다 낮은 점수를 주었다. 가장 평가가 낮은 실업대책의 경우 ‘잘한다’는 3%로 2003년과 동일하지만 ‘잘못한다’는 응답은 66%에서 올해 75%로 늘어났다. 노동과 인사 정책도 ‘잘한다’는 각각 4%와 8%에 그친 데 반해 ‘잘못한다’는 59%와 58%에 달했다. 물가안정과 빈부격차 해소 등 10개 개별 과제에 대한 정부의 해결노력 역시 낮게 평가했다.
◆ 국정운영 평가=대통령.개혁.실업.인사.노동 5개 분야로 나눠 ‘매우 잘한다’ 5점, ‘보통이다’ 3점, ‘매우 잘못하고 있다’ 1점으로 점수를 매겼다. 실업대책이 2.04점으로 가장 낮고, 노동정책 2.32점, 인사정책 2.36점, 대통령 2.43점, 개혁정책 2.51점으로 5개 분야 모두 보통 이하의 점수를 받았다. 이런 점수는 모두 2003년보다 낮은데 특히 인사정책이 2.58점에서 2.36점으로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실업대책은 2.19점에서 2.04점으로, 대통령은 2.55점에서 2.43점으로 각각 낮아졌다.
◆ 개별 과제 평가=국정운영과 같은 방식으로 점수화한 개별 과제에 대한 정부의 해결 노력 역시 낮은 평가를 받았다. 물가안정이 1.76점으로 가장 낮게 평가됐고 그 다음은 빈부격차 해소(1.99점), 부정부패.비리 방지(2.29점), 교육개혁(2.37점), 환경오염(2.44점), 기업.금융 구조조정(2.45점) 순이었다. 10개 개별 과제 중 ‘보통이다’는 의미의 3점을 넘는 것은 하나도 없다. 2003년보다 점수가 올라간 과제는 남북관계 개선, 주택정책, 부정부패.비리 방지 3개이고, 물가안정 등 나머지 7개 과제는 지난해보다 점수가 떨어졌다.
◆ 대통령 평가=노무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잘한 일로 개혁정책(7%)과 대북정책(7%), 부동산 대책(6%) 등이 꼽혔으나 ‘잘한 일 없다’는 응답이 48%에 이르렀다. 지난해 조사에선 인사정책, 지역감정 해소, 남북관계 개선 등을 잘했다고 평가했다. 잘못한 일들은 주로 경제 분야에 집중됐다. 물가불안이 15%로 가장 높고, 이어서 경제 악화(14%).실업대책(14%) 순이다. 지난해에도 물가불안과 실업대책.경제불안 등이 크게 잘못한 일로 꼽혔다.
남북
북한 전쟁도발 가능성 있다 47%
대북정책 상호주의로 해야 63%
대북 정책 기조가 상호주의로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63%인 데 비해 가능한 한 지원을 통해 개방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은 28%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상호주의’는 4%포인트 낮아졌고 ‘개방 유도’는 4%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북한을 적대 및 경계 대상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응답은 9%로 2003년과 동일하다.
◆ 통일=통일이 돼야 한다는 견해가 지난해보다 다소 늘어났다. 반드시(17%) 또는 가급적(48%) 통일돼야 한다는 의견이 65%로 2003년의 59%(반드시 16% +가급적 43%)보다 6%포인트 높아졌다.
◆ 남북교류=남북한 경제협력이 상호 이익이라는 데 54%가 동의했으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12%였다. 이 밖에 그저 그렇다는 반응이 34%다. 금강산 관광사업은 정부 지원 외에 다른 방법으로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이 72%고, 정부 지원으로 계속돼야 한다는 의견은 18%로 나타났다. 2003년 조사에선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61%,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26%였다.
◆ 기타=북한이 전쟁을 도발할 가능성에 대해선 47%가 동의한 데 비해 14%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저 그렇다’는 응답도 39%였다. 전쟁 도발 가능성에 대해 2002년에는 49%, 2003년은 52%가 동의했다.
주한미군에 대해선 철수 의견이 48%(전면 철수 4%+단계적 철수 44%)로 지난해 39%(전면 철수 2%+단계적 철수 37%)보다 많아졌다. 상당 기간 주둔은 2003년의 35%와 비슷한 37%인 데 비해 계속 주둔은 2003년 26%에서 올해 15%로 줄었다.
창간 기념 여론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가구를 방문해 면접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조사 업무와 자료 처리는 미디어리서치가 맡았다고 중앙일보가 보도했다.
8월 19일부터 9월 10일까지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만 20세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정치.경제를 비롯해 국정, 남북, 사회, 생활, 결혼과 성(性) 등 현안과 관심사 7개로 나눠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다.
/한국아이닷컴 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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