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종규 <버지니아 거주>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친일진상규명법 제정과 관련하여 어느 변호사와 일부 동포들이 그 법이 연좌제라느니, 위헌(違憲)이라느니 하면서 노무현 정부를 비난하고 있어 매우 실망스럽다.
본래 연좌제라는 것은 부모가 지은 죄에 대하여 자식에게 죄를 묻고 처벌하는 제도인데, 지금 한국정부가 추진하는 친일 및 과거사 진상규명법 제정은 박정희의 친일행각의 죄를 그의 딸인 박근혜에게 묻자는 것이 아니다. 친일파들의 반민족적 행위가 낱낱이 밝혀지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줄어질 수 있겠지만, 박근혜를 대통령이 되게 하기 위하여 친일파들의 진상을 밝히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우습다. 그리고 박근혜가 아버지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다는 주장은 더욱 어처구니없다.
해방 후 한국이 친일파 청산을 말끔히 할 수 있었더라면 박정희와 같은 친일파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킬 리 만무하고, 5.16 군사 쿠데타가 없었더라면 박근혜가 야당 대표가 될 리 만무하지 않은가?
어느 도둑이 자동차를 훔쳤는데도 처벌받지 않고 살다가 그의 자식에게 그 차를 물려주었다면 그 차가 훔친 차라는 것을 밝히는 행위는 위헌인가? 그리고 그 차를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주는 것은 연좌제에 해당하는가?
군사 쿠데타란 정권 도둑질이다. 박근혜는 그녀의 아버지의 정권 도둑질의 결과로 과분한 행복을 누리고 있고, 그녀가 양식 있는 사람이라면 그 행복을 스스로 포기해야 옳다. 헌법에서 말하는 행복추구권은 물려받은 장물로 과분한 행복을 추구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한일합방 후 일본은 토지조사라는 것을 실시하여 한국인으로부터 토지를 약탈하고, 독립투사에게 자금이 흘러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하여 친일파가 아닌 사람이 토지를 갖는 것을 극히 제한하였다. 그러므로 일제시대 대 지주들은 대게 친일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방 후 민족의 장래보다는 정권욕에 불타던 이승만은 자기의 정권유지를 위해 친일파 청산작업을 거부하고 탄압하였다. 그 후 등장한 30년간의 군사정권은 체질적으로 친일파 청산은 언감생심이었고,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는 삼당 합당과 DJP 연합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있기 때문에 친일파 청산을 수행할 수 없었다. 이제 노무현 정권의 과거사 진상규명 작업은 이 시대의 역사적 사명이라 할 수 있다. 이 엄청난 과업을 정치권이 아닌 학자들에게 맡기라는 주장도 있지만 정치권에서 법안을 통과시켜 예산을 편성해야 학자들이 일을 하지 돈 없이 어떻게 일을 하란 말인가?
친일파 후손들은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을 이용하여 막대한 불로소득을 취하고 이렇게 취득한 막대한 재산을 해외로 반출시키고 있는 이유는 언젠가 조국통일이 이루어질까 봐 항상 불안해하기 때문이다. 거대한 장물(臟物) 소유자인 이들은 조국이 통일되어 나라가 바로 서면 장물을 빼앗길 가능성이 있을까봐 불안하다.
70년대 한국 노동자들은 중동 등지에서 많은 외화를 벌었지만 그 돈은 대개 부동산 소유주인 친일파 후손들에게 들어가고, 그들에 의해 해외로 빠져나갔다. 이리하여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게되고 IMF 체제에 놓이게 되었다.
IMF 체제를 극복해야 할 과제를 떠맡은 김대중 정부는 제일 먼저 친일파들이 갖고있는 토지를 몰수하던지 아니면 토지 공개념을 도입하든지 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DJP 연합으로 정권내부에 방대한 친일파 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대중 정부는 진짜 해야할 일은 하지 못하고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시키는 일과 기업체들을 헐값에 외국에 팔아 치우는 일만 하였다. 그리하여 이제는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여 기업체가 많은 이익을 내어도 그 이익금은 외국투자자의 손을 거쳐 해외로 보내지고 있다. 한국의 대표 기업체인 삼성전자도 주식의 59%가 외국인의 손에 들어 있는 실정이다.
중국이 급속도로 경제성장을 할 수 있는 주요 이유는 사회주의 혁명을 거친 나라이기 때문에 토지를 이용한 불로소득이 거의 없다는 점과, 막대한 재산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친일파와 같은 암적인 존재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친일파와 그 후손들의 재산해외도피를 막지 못 한다면 한국경제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사실이 이러한데도 노무현 정부에게 친일 진상규명 작업을 그만두고 경제발전에 힘쓰라고 하는 주장은 친일파 적인 반민족 논리다. jkhwang1@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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