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주 <컬럼비아대학 티처스 칼리지 박사학위. 현재 뉴욕시립대학 브루클린칼리지 특수교육과 조교수>

많은 한국 부모들은 자녀가 글자와 숫자를 빨리 배우는 것을 또래 아이들과 놀이를 잘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동의 사회성은 언어를 배우고 주변을 인지하는 것만큼 성장발달에서 중요하며 언어나 인지처럼 일찍부터 발달한다고 교육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른 아기들의 울음소리를 듣고 따라 우는 것이나 주변 사람들의 감정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례들은 유아들이 사회성을 가진 한 개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언어와 인지발달의 칼럼에서 강조되었듯이 아동성장은 5개의 영역(언어, 인지, 신체, 사회성, 그리고 사회적응능력)은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발달한다.

아동의 사회성은 다음의 세 가지 능력을 가지고 발달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첫째, 자기 감정을 조정할 수 있는 능력이다.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는 아동은 문제 행동을 많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말이 늦거나 감정 조절에 어려움이 있는 아동은 자신의 불만을 과격한 행동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남들과 어울리면서 눈치 있게 상황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남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은 5세 미만의 아동들에게는 글자나 숫자를 잘 외우는 것 보다 더 중요하다.

세 번째는 또래에게 능동적으로 다가가서 놀이나 대화를 시도하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이다.

사회성 발달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보통 두 살까지는 혼자 노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두 살이 지나면서 아동은 다른 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고 같이 놀고 싶어한다. 세 살이 되면 자기가 하고 싶은 놀이에 다른 아이들을 포함시키면서 더욱 더 활달하고 다이내믹한 인간관계를 성립해 나간다.

놀이는 아동의 사회성을 포함한 다른 성장 발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들은 또래와 어울려 놀이를 하면서 언어를 배우고 상상력을 키운다. 놀이를 통해 어른들의 세계를 모방하며 타인과 타협하는 방법이나 사회 규범을 배운다. 또래와 놀면서 마찰이나 충돌도 경험하는데 이러한 과정을 타인과 타협하고 협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
이기 때문에 무조건 마찰을 제지시키기보다는 아이들 스스로가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장 발달의 다른 영역에 지체나 장애가 있다면 이는 사회성의 발달에도 영향을 미친다. 언어 지체가 있는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과의 대화나 자기표현을 힘들어한다. 또래들의 감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표정 또는 말귀를 잘 알아듣지 못해서 또래와의 놀이에서 적절하게 반응을 하지 못한다면 이는 사회성발달 지체뿐만 아니라 인지와 언어 지체를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폐 증상이 있는 아이들은 또래들에게 관심을 보이기보다는 주로 사물에 집착하고 주변의 변화나 사람들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인지발달이 늦은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되 제 기능대로 가지고 놀지를 못한다.

예를 들어 3세 아동이 Lego를 보면 그것으로 뭔가를 만들려고 시도를 해야 하는데 인지 발달에 지체가 있는 아동은 Lego를 빨거나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할 수도 있다. 이런 아동들에게는 스스로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방법을 배우도록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어떻게 가지고 놀아야 하는지에 대한 설명과 가지고 노는 방법을 보여주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아동의 사회성은 타인과의 교류를 통해 발달한다. 그러므로 아이에게 또래와 놀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줘야 한다. 엄마가 양육에 관한 많은 지식이 있고 아동에게 많은 것을 해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것은 아동의 발달에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아이가 또래와 같이 어울림으로서 배우는 것이 훨씬 더 많기 때문에 또래와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은 더 중요하다.

그러므로 아이가 걷고 말을 하기 시작하면 적어도 하루에 1-2시간은 또래와 어울릴 수 있도록 해 줘야한다. 이러한 기회는 성장 발달의 모든 영역을 촉진시킨다.

대가족이나 형제가 있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발달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성장이 빠른 것은 아동이 다양한 사람들로부터 자극을 받고 반응을 할 기회를 많이 가지기 때문이다. 집에서 자녀를 혼자 놀게 내버려두는 것보다는 나이에 맞는 게임을 찾아서 엄마가 같이 놀아주는 것도 아동의 사회성 발달을 도와주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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