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부터 9월 2일까지 뉴욕에서 개최된 2004년 공화당 전당대회에 처음으로 대의원단의 일원이 되어 참가하면서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투표권을 행사한다는 사실에 가슴 설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미국의 대통령 후보자는 각 주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충족시킨 인물로 정당의 공천을 받은 입후보자여야한다. 양당은 각기 입후보자를 세워 지명하고 후보가 이를 수락하면 당 공천이 마무리된다.
대회 첫날 대회장에서 각 주별로 출석을 부르고 성원을 점검했다. 정족수 확인을 (Roll Call)거쳐 대의원 회의 (Caucus)에서 결정된 바 있는 사안들을 토의했다. 경제 회복, 테러, 교육, 은퇴 연금법 현실화 문제, 중동 전쟁 회복 문제 등에 더불어 동성결혼 문제, AIDS 퇴치 문제와 낙태와 이민 관계의 정책 등 대다수 현안이 여기에서 논의됐다. 또 9.11사태로 희생된 영혼들을 위로하고 전장에서 수고하는 병정들에게 감사와 기도를 보냈다.
둘째 날은 아침일찍 자원봉사 버스를 타고, 뉴저지 주 뉴왁 벳세이 강변을 돌며 1마일에 걸쳐 오염된 강변을 청소했다. 매일 저녁 7시 전당대회 연사들의 강연 순서가 있었는데, 강연자로는, 9.11테러이후 부시의 강력한 지도력을 부각 시킨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을 비롯해 우유 부단한 케리 후보의 결점을 지적한 파타키 뉴욕 주지사, 로라 부시 대통령 부인과 젤 밀러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이라크 전쟁 영웅인 프랭크스 장군 등 수십명에 달했다.
이민자인 나에게 가장 어필한 강연자는 역시 이민자로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당선돼 신선한 정치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놀드 스와즈네거 주지사였다. 그는 미국으로 이주해 공화당인이 된 배경을 이야기하며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미국식 진리를 실감나게 설명하였다. 이민자 중의 하나인 내 자신의 이야기를 슈와즈네거 주지사의 입을 통해 듯는 듯 하여 감동의 폭이 매우 컸다. 그는 이 나라에서 태어나지 않은 이들에게도 대통령 출마권을 주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장본인이으로 나는 어찌나 그의 연설을 열심히 지지했던지 수많은 TV카메라의 세례를 받기도 하였다.
전당대회 마지막 날에는 연단이 대회장 가운데로 옮겨졌고, 그 뒤쪽으로 약 40여 개의 의자에 참가자들을 앉게 하였는데 미국을 대표하는 여러 인종의 얼굴들을 골고루 앉힘으로써 미국의 인종적 조화와 공화당의 온정적 태도를 대변하게 하였다. 대통령 후보 부시가 연설하기 시작 하면서 전당대회는 열광, 바로 그 절정을 이루었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기립 박수가 터져 나오는 대회장은 입추의 여지 없이 꽉 찼고 대의원들과 참가자들은 가슴 설레며 부시 대통령의 정견 발표를 경청하였다. 이날 대통령 후보지명을 받은 부시대통령은 곧바로 지명을 수락하고 다섯가지의 주요 정책을 발표 하였다.
1, 미국의 경제를 더욱 성장시켜 직장수를 늘리는 새 정책을 추진한다.
2, 보험제도와 복지정책을 향상시키고 마약 근절 정책을 펴 급변하는 세대에 걸맞은 국민들의 복지대책을 세운다.
3, 주택 소유율을 대폭 올리고, 세금 납부제도를 혁신시키고 자신들의 은퇴구좌를 각자 관리하는 등의 정책으로 국민 자신들이 소유권을 누리는 정책을 실시한다.
4, 미국을 테러리스트들로부터 철저히 지키고, 미국민과 세계의 자유를 수호한다.
5,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보전하며 이웃을 돌보고 서로가 함께 더불어 사는 화목한 사회를 만드는 정책을 실시한다.
후보의 연설이 끝나자 대회장은 축제의 장으로 변했고, 그 축제는 부시 대통령, 체이니 부통령 후보 가족들이 모두 나와서 함께 환호하는 것으로 그 절정을 이루었다. 수십만 개의 청홍백 색깔의 풍선과 꽃가루가 장내를 덮고 흥겨운 음악으로 감싸인 대회장을 나오면서 왜 이 나라에서는 정치 정당을 party라고 부르는지를 느꼈고, 그 party는 바로 여흥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 나라의 장래를 축복하고 동참을 약속하는 순서를 가지는 것임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번 전당대회에는 전국에서 2,509명의 대의원이 참가 하였는데, 이민자로서 대회에 참가할 수 있었다는 의미는 나에게 대단한 것이었음을 고백한다. 한편 이 나라의 장래를 결정하는 국가 중대사에 참여한다는 사실에 가슴벅찬 감동을 느낄 수도 있었다.
바라건대, 우리 한인들도, 수많은 미국의 선지자들이 죽음을 불사하며 획득한 자유 민주주의 제도의 금과 같은 투표권을 행사 할 수 있기를 기도해본다. 미국과 세계는 급변하고 있다. 인종간 차이가 줄어들고 성공에 이르는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우리 한인 모두가 이번 11월 2일 선거에 참여해 미국의 실세로 자리잡기를 염원해본다. 4년후 다음 전당대회에서는 더 많은 한인들이 한인 사회 밖으로 나와 참여하고 봉사해 이웃에서 인기를 누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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