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2년 걸프전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던 항공모함 미드웨이가 샌디에고항에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나 일반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고 있다.
미드웨이 박물관
앤젤리노들에게 샌디에고 만큼 잘 알려진 관광지는 없다. 여행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시월드와 샌디에고 동물원 그리고 샌디에고 항만 정도는 보고 들어서 쉽게 설명할 수 있다.
하지만 매년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2위를 다투는 도시답게 샌디에고는 이외에도 가볼 만한 관광지가 무수히 많다. 또한 워낙 유명한 여행지이다 보니 새로운 관광상품이 계속해 개발되고 있다.
그 중하나가 최근 문을 연 ‘미드웨이 항공모함’ 박물관. 2차대전부터 한국전, 월남전 그리고 걸프전 등을 거치며 미 해군 함대의 주역을 담당하다가 은퇴했던 항공모함 미드웨이가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나 일반에게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고 있다.
이밖에도 바다로 들어가는 투어버스 ‘실투어’가 최근 시작돼 방문객의 인기를 얻고 있는가 하면 초대형 아웃릿 샤핑센터가 시 인근에 개장되어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가 모여들고 있다.
샌디에고 관광청은 근래에 개발된 샌디에고의 새로운 관광상품(New Attraction)들을 소개하는 ‘리디스커버 샌티에고’(Rediscover San Diego)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어 지금 다시 샌디에고를 방문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샌디에고에 최근 개발된 관광지와 관광상품들을 돌아보기 위해 주말 여행을 떠났다.
미드웨이 박물관
하루 식사 1만3,000명분·방 2,000여개 갖춘 ‘소도시’
승무원 4,500명… 영화관·우체국까지
7만톤 초대형, 한국전 참전한‘전쟁영웅’
70년대 부산에 살았던 사람이라면 2~3년마다 한번씩 부산 앞 바다를 장악했던 미드웨이를 기억할 것이다. 미드웨이가 부산항에 들어설 때마다 거리에는 환영 플랜카드가 걸리고 환영행사가 지역 방송을 통해 중계됐었다.
2차대전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인 7만톤의 초대형 선박으로 발주된 미드웨이는 한국전, 월남전을 거쳐 걸프전을 끝으로 지난 92년 47년의 긴 활동을 접고 샌디에고 해군기지에 은퇴했다.
미 해군은 고철로 변하기는 너무나 아깝다는 여론을 받아들여 12년 동안 800만달러를 투입해 실내외 모든 시설을 개조하고 지난달 처음으로 미드웨이 박물관으로 만들어 일반에게 개장했다.
샌디에고 항만 11번 해군 피어에 자리하고 있는 미드웨이를 처음 접하는 순간 방문객들은 일단 그 엄청난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4,500명의 해병들이 한꺼번에 배에 올랐던 미드웨이는 거대한 도시 그 자체다. 배 안에 2,000여개의 방이 있었으며 1,500대의 전화기가 모든 시설을 연결했다.
거미줄처럼 얽히고 설킨 파이프가 눈에 들어오는데 파이프들의 총 길이가 무려 200마일에 이른다고 한다. 223만갤런의 연료를 저장할 수 있는 초대형 탱크가 있으며 12개의 엔진에서는 무려 21만2,000마력의 에너지를 생산했는데 이는 100만이 거주하는 도시를 움직일 수 있는 전력과 맞먹는다고 한다.
하루에도 1만3,000끼의 음식이 서브됐다는데 선내 식당(mess hall)은 생각보다 작다. 이 작은 식당에서 하루에 1,000개 이상의 빵이 구워졌으며 5,000파운드의 야채, 4,500파운드의 육류, 2만파운드의 곡식류 그리고 3,000파운드의 감자가 해병들에게 서브됐다.
식당 옆에는 작은 영화관, 우체국, 철물소, 폭발물 저장소, 병원, 등 수많은 작은 방들이 미로처럼 만들어져 있다. 이 비좁은 공간에서 수천명의 해병들이 민첩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는 자체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조종실과 관제탑을 돌아보는 것. 미드웨이에서 활약했던 해군 조종사 존 버크홀더 소령 등 은퇴한 장교들이 직접 가이드로 나와 비행기 이착륙과 항공모함의 항로 등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준다. 단 200야드 길이에 활주로에서 1분에 한 대씩 전투기가 이착륙했다는 사실에 또 한번 놀라게 된다.
항공모함 이착륙 시뮬레이션 조종석이 미드웨이 박물관에 설치되어 있다.
A-7, F-4, F-14 등 미드웨이에 주둔했던 비행기들 역시 관측할 수 있으며 직접 자신의 비행 솜씨를 알아볼 수 있는 시뮬레이션 기계도 있다.
모든 방문객들은 녹음을 통해 선내 모든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핸드폰을 박물관 입장과 함께 전달받는다. 어린이들을 위한 단체 투어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
미드웨이 박물관은 매일 오전 10~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입장료는 성인 13달러, 노인(62세 이상) 10달러, 군인 7달러, 어린이(6~17세) 7달러, 5세미만 무료.
주소 Navy Pier, 910 N. Harbor Dr. San Diego, 문의 (619)544-9600, www.midway.org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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