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록하고 찍읍시다’시리즈 ②
▶ 선거운동단체들 어려움…한인사회 자각해야
선거를 50여일 앞둔 현재 시카고 한인사회의 선거 준비는 갈 길이 멀기만 하다. 시카고 한인사회는 매번 선거 때마다 저조한 투표참여율로 정치와는 동떨어진 힘없는 커뮤니티로 인식되고 있는 형편이다. 다른 지역도 대동소이하다는 지적이나 특히 시카고는 LA나 뉴욕 등에 비해 한인들이 분산돼 있어 선거 참여 캠페인이 힘들다는 점이 이유중의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한인들이 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바쁜 이민생활, 선거 제도에 대한 상식 부족 등이 무관심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1세는 물론 일부 1.5세, 2세들도 선거에 참여하지 않는 모습으로 1세들의 무관심이 후세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어 더욱 심각하다. 데스플레인스의 1.5세 김모씨는 “선거에 참여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선거에 대해 공부도 해야할 것 같고 그냥 후보를 찍을 수 없다는 생각에 선뜻 투표를 하지 않는다”며 “이번 선거에도 유권자 등록을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에 더해 한인사회는 유권자 등록률, 투표율 등 선거와 관련한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통계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한인들이 얼마나 참여했는지, 앞으로 얼마나 더 참여해야하는지 등 그 실상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에는 시카고에서 처음으로 젊은 한인들을 중심으로 2004 선거참여위원회가 결성돼 7월부터 등록 캠페인을 펼쳐 현재 5백여명이 신규로 등록하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전체 유권자수와 비교할 때는 여전히 태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일리노이주내 2만5천여명에 달하는 한인 유권자의 30%도 안되는 숫자만이 등록을 한 현실에서는 종교계를 포함, 전체 한인커뮤니티 차원에서의 대대적인 유권자 등록 및 투표 독려 캠페인이 절실함에도 지금까지의 사례를 보면 일부 단체들만 선거 운동에 나서고 있다. 선거운동을 하는 단체들이 적을 뿐 아니라 이들 단체 조차도 자원봉사자, 후원 부족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거참여위의 경우 일부의 자원봉사자들이 주말을 이용해 한인들을 방문하는데 극히 제한적이며 운영자금도 개인 독지가들의 그리 많지 않은 후원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선거참여위의 이지연씨는“뜻있는 사람들끼리 모여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나 인원은 물론, 자금부족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하고“후원을 받기 위해 그동안 편지, 전화 등을 통해 여러 군데 도움을 호소했지만 반응은 기대에 못미쳤다”고 토로했다. 역시 선거참여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재구씨는“교회나 각 단체에서 자원봉사자 1~2명만 관련 교육을 받은 후 도와주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면 많은 한인들이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방법도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유권자 등록 운동을 펼쳤던 한인회도 같은 형편으로 김길영 한인회장은 “한인회의 인력, 재정능력 부족 등의 이유로 캠페인을 심도있게 펼치지 못하고 있다”며 “한인들이 정치에 대한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공화당이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한인들을 중심으로 뭉칠 기회가 있어야하는데 지금까지 정치 운동을 했던 한인들이 믿음을 주지 않았던 면이 있었던 것 같다”고 의견을 덧붙였다.
이들 단체들은 유권자 등록 마감(10월 5일)을 20여일 앞두고 마지막 노력을 하는 모습이다. 한인회의 경우 각 종교, 기관, 단체에 선거 참여 공문을 발송하고 한인회장과 사무총장이 전화와 개별적인 만남을 통해 선거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선거참여위도 지속적으로 한인들을 직접 방문하고 현재 각 그로서리와 비디오업소 등에 설치된 유권자 등록함을 통해 등록을 받을 계획이다. 지난 7월 26일 시작해 이제까지 5백여명의 신규 등록 성과를 올린 선거참여위는 그러나 남은 기간동안 당초 목표인 2004명 달성은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앞으로 5백여명 정도를 더 등록받아 1천명선은 넘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선거참여위측은 교계나 단체 등에서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참여해주고 자원봉사자도 좀더 모인다면 더 많은 한인들을 유권자 등록에 참여 시킬 수 있을 것 같다며 한인커뮤니티의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유권자 등록 문의: 선거참여위원회 773-506-9158, 한인회 773-878-1900, 한인사회 복지회 773-583-5501)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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