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가전제품 스테인리스 스틸 뜬다
현대적이고 디지털 시대 잘 어울려 인기
가격 치솟자 질 낮은 탄소철강·알루미늄 속속 출시 대리만족
요즘 스토브, 냉장고, 디시워셔 등 굵직한 가전제품의 화두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가전제품은 원래 상업용으로 많이 이용되다가 몇년 전부터 개인주택 부엌 가전제품 업그레이드의 트레이드마크가 될 정도로 하이엔드 부엌들은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가전용품을 넣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 가격이 원래 비싸기는 하지만 문제는 이 제품들이 요즘 계속 가격이 뛰고 있어 부엌 리모델링 비용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중국이 급격히 산업화, 현대화되면서 전세계의 철강을 다 끌어다 쓰기 때문에 철강의 수요가 공급에 비해 엄청나게 폭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 스틸 가전제품의 현주소와 대체제품을 알아본다.
냉장고, 스토브, 디시워셔 등을 스테인리스 스틸로 바꿔 부엌 리모델링을 멋지게 해놓은 집을 보면 현대적이고 도회적이며 디지털 시대에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든다.
차가운 금속색상은 타인의 접근을 금지하는 듯한 긴장감과 배타감을 안겨 주지만 동시에 단추만 누르면 모든 것이 다 될 것같은 우주과학 시대의 진입로에 들어온 듯한 산뜻한 감을 주기도 한다. 주부들이 값이 비싸도 굳이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을 ‘노래’ 부르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차가운 듯하면서도 차분하게 갈아 앉은 은회색 금속 색상이 어떤 색상의 벽과 바닥과 캐비닛과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진짜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은 자석이 붙지 않는다.
아이들 어렸을 때 찍었던 사진, 그들이 그렸던 그림 등을 냉장고 문에 붙여두려면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은 꿈도 꾸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아이들 손자국, 얼룩 등이 쉽게 나타나므로 부지런히 닦아야 귀티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이쯤 되면 부지런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는 주부들이 가질 수 있는 고급 제품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문제는 가격 앙등이다. 지난 봄 가격을 염두에 두고 올 가을 샤핑에 나서면 실망하고 돌아오게 되어 있다.
■ 가격 상승 정도
냉장고, 스토브 및 다른 스테인리스 스틸 가전제품의 도매가가 지난해에만도 60%가 올랐다. 그런데도 최근 대형 스테인리스 스틸 가전제품 제조업체에서 가격을 또 3∼6% 인상했다. 이 여파로 고급 부엌 리모델링 평균비용 10만달러가 최근 다시 5% 정도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8인치 사이드 바이 사이드 냉장고를 팔고 있는 바이킹 레인지사도 지난해에는 6,200달러에 팔던 것을 올해는 6% 인상된 6,600달러에 팔고 있으며 대코사에서도 지난해에는 스토어에서 7,905달러에 팔던 냉장고를 오는 10월부터는 7%나 인상된 8,488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 지난 몇 년간 냉장고 값을 올리지 않았던 섭-지로 프리저사에서도 생산원가 앙등에 못 이겨 내년부터는 3∼5%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향후 전망
이처럼 탄소철강과 알루미늄, 페인트 입힌 플래스틱 등이 출현함으로써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은 점차 일반화되고 있다. 미 가전제품 시장의 40%를 석권하고 있는 시어즈 같은 곳에서 소비자의 기대를 무시할 수 없다. 아마 이번 연말에는 500달러 미만의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이 쏟아져 나올지도 모른다. 질은 다소 떨어지고 덜 정교해도 대중적이라 보다 많은 소비자들이 이들 제품을 소유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고 나면 유행은 또 바뀔 준비를 하게 된다.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에 싫증이 난 소비자들은 흔하지 않고 처음에는 누구나 가질 수 없는 독특한 것을 원할 것인데 그것은 앤틱 맛이 나는 구리와 청동 등 질감 섞인 금속이 될 전망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소비자란 처음에는 남이 가진 것 자기도 가지고 싶어하다가 마침내 그것을 소유한 후에는 남이 갖지 못한 새로운 것에 더 관심을 쏟는 존재들이므로.
■ 대체 방안
그렇다면 스테인리스 스틸 가전제품을 가지고 싶은데 자꾸 치솟는 가격 때문에 엄두를 못내는 소비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이런 소비자를 위해 업계에서는 질이 좀 낮은 탄소철강(carbon steel)이나 알루미늄으로 만든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은 철에 크롬과 니켈을 섞어 고급화한 것이라 톤당 2,000달러씩 하지만 탄소철강 도매가격은 톤당 700달러로 저렴하다.
업계에서는 탄소철강으로 만든 냉장고에 라미네이트와 코팅으로 끝처리를 해 언뜻 보면 육안으로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예를 들면 월풀사에서 나온 30인치 스테인리스 스틸 개스 레인지가 3,550달러라면 GE사에서 제조한 30인치 알루미늄 개스 레인지는 1,199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 가전제품 제조업체인 LG에서도 타이태늄처럼 보이는 냉장고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도 외관은 스테인리스 스틸과 비슷하지만 사실은 탄소철강을 사용한 후 끝처리를 근사하게 한 것이다. 이처럼 스테인리스 스틸처럼 보이도록 끝처리를 한 제품은 흰색, 베이지, 검정색 냉장고보다 소매가격이 100∼200달러가 더 높다.
이외에 메이텍, 월풀 등의 대중적인 가전제품 제조업체에서는 앞면만 스테인리스 스틸을 사용하고 옆과 손잡이 등은 페인트 입힌 철강으로 대체하기도 하고 어떤 제품은 플래스틱을 사용한 다음 스테인리스 색상으로 칠한 것들도 있다.
한편 스테인리스 스틸 제품 가격이 이처럼 치솟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모델링 붐을 타고 올해도 이 분야 제품 판매고가 2001년에 비해 30%가 늘었다.
■ 등급 비교
육안으로는 구별할 수 없으니 플래스틱에 스테인리스 스틸 컬러를 입혀놓은 제품을 진짜 스테인리스 스틸 가격을 주고 사는 소비자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크롬과 니켈이 많이 들어간 좋은 스테인리스 스틸일수록 얇고 가볍고 견고해 얼룩과 스크래치가 쉽게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특수 처리를 하지 않은 이상 자석이 붙지 않는다(요즘에는 특수 처리를 해서 스테인리스 스틸에도 자석이 붙는 것이 나와 있기는 하지만).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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