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인들은 요리사로 일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납치해 목을 벴다. 수단의 다푸르 지역. 매일같이 강간에, 인종청소의 학살극이 자행되고 있다. 회교도에 의해서다.
이라크에서 프랑스 기자들이 납치됐다. 이스라엘에서는 또 다시 자살폭탄이 터지기 시작했다. 모두 회교도의 소행이다. 두 대의 러시아 민간 항공기가 추락했다. 인명 피해만 수백이다. 그리고 베슬란에서는 수백 명 어린이가 무참히 학살됐다. 모두가 ‘알라의 이름’으로다.
수개월 전부터 모의해온 인질극이다. 대상은 저항력이 전혀 없는 어린이들이다. 각종 화기에, 폭발물로 무장한 그들이 학교를 덮쳤다. 그리고 공포에 떠는 어린이들을 하나, 둘 끌어내 사살했다. 그러던 어느 날 결국은 한꺼번에 수백 명 어린이를 학살한 것이다.
같은 무렵 뉴욕타임스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대통령 선거의 주제는 전쟁이다. “U.SA. U.S.A. U.S.A.” 열띤 연호 속에 막을 내린 공화당 전당대회. 그리고 곧이어 들려온 존 케리의 외침과 관련해서다.
케리의 외침이란 게 그렇다. 부시보다 경제를 더 잘 이끌 수 있다는 주장이 아니다. 자신이 더 유능한 전시 지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9.11사태가 발생한지 3년. 그 동안 미국은 줄곧 전쟁에 돌입해왔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또 이라크에서. 그런데 새삼 전쟁이 대선의 주제라니. 도대체 무슨 말인가. 그 답은 ‘무슨 전쟁인가’란 질문에서부터 유추될 것 같다.
공식 명칭은 테러전쟁이다. 그러나 어불성설이다. 테러는 수단이고, 무기다. 극단주의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무기이고 전술이다. 그러므로 테러전쟁이란 말은 그 자체로 모순이다.
무슨 전쟁인가 그러면. 4차 세계대전이다. 일부 네오콘의 주장이다. 미국은 과거 전체주의 세력과 싸운 두 차례 세계 전쟁, 2차대전과 냉전을 방불케 하는 세기적 전쟁을 맞이했다는 거다.
그 전쟁의 성격이 그런데 모호하기 짝이 없다. 종래의 개념으로는 설명이 안 되는 부문이 많아서다. 적은 주권국가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니 전선이 따로 없다. 정체도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적은 과거 나치 히틀러, 공산주의 소련 체제보다 더 사악하다. 게다가 비이성적이다.
민간 항공기를 탈취해 무기로 사용해 미국의 심장부를 때린다. 나치 독일도, 공산주의 소련도 일찍이 생각하지 못한 전술이다. 어찌됐든 미국을 상징하는 건 모두가 말살대상일 뿐이다.
그 배후는 뭘까. 회교 극렬주의다. 다른 말로 하면 종교적 전체주의 세력이다. “너희는 삶을 사랑하지만 우리는 죽음을 사랑한다.” 죽음을 찬미하는 컬트집단인 그들이 거침없이 내뱉는 말이다.
이 죽음의 컬트집단은 계속해 인간폭탄을 양산하고 있다. 그리고 이라크로, 팔레스타인으로, 또 러시아로 보낸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미국에도. 그리고는 무고한 인명을 대상으로 무차별 테러를 감행한다.
대선의 주제는 전쟁이다. 무슨 말인가. 이 회교 극렬주의 세력과의 거대한 싸움이 미국이 맞은 전쟁이다. 이런 네오콘의 주장에 미 정치권 전체가 동의했다는 의미다. 죽음의 컬트집단과의 세기적인 전쟁 말이다.
죽음은 이 컬트집단의 동의어다. 뿐만이 아니다. 북한의 동의어이기도 하다. 누구였던가. 북한을 죽음의 동의어로 파악한 게. 굶어 죽었다. 맞아 죽었다. 수백만이 죽었다. 북한의 땅이 죽음의 땅으로 비쳐지면서 나온 말이다.
이 북한에서 또 죽음의 뉴스가 전해졌다. 고영희의 사망이다. 고영희가 누구인가. 기쁨조 출신의 김정일의 부인이다. 사망한지 오랜 모양이다. 그러나 그 죽음이 공식 확인된 건 최근이다. 그 동안 극비에 부쳤기 때문이다.
무엇을 말하나. 그 체제의 폐쇄성이다. 아무리 감싸고 돌아도 죽음의 냄새는 결국 번지게 마련이다. 고영희의 투병-사망-공식확인은 이런 현상의 일단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웬 느닷없는 고영희 이야기인가. 그 땅의 체제에서 뭔가 죽음의 냄새가 피어오르는 것 같아서다. 북한의 최고권력, 그 깊숙한 내부에 뭔가 그림자가 드리운 것 같다. 3대째로 이어지는 권력승계에 불안요소가 보인다는 말이다.
항상 죽음이 연상되는 이 폐쇄된 체제. 이 체제는 죽음을 예찬하는데 있어서는 회교 극렬주의 체제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수령절대주의 체제 유지를 위해 수백만을 죽음으로 몰아 넣었으니까.
이런 체제가 과연 동반자가 될 수 있을까. 대통령이 앞장서서 보안법 전면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이런 한국의 상황과 관련해 던지는 질문이다. 될 법한 이야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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