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의원 동포간담회서 지적, 다양한 의견 개진
시카고 한인사회 40여년 역사상 최초로 현역에서 활동하는 한국 정치인이 동포사회의 여론과 의견을 수렴, 입법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돼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재외동포법 및 동포들의 참정권, 병역법 문제 등에 대해 동포들의 여론을 경청하고자 미주를 방문중인 홍준표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3일 노스브룩 소재 서울 가든에서 열린 시카고 한인들과의 간담회에서 관련 사안에 대해 행사 참석자들과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이날 약 30여명의 커뮤니티내 기관 단체장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홍준표 의원은 “재외 동포들의 참정권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반대하시는 분들의 주요 의견은 동포사회가 선거열기로 인해 분열될 우려가 있지 않느냐 하는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며 “그러나 선거가 열리면 분열되는 것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고 결국선출 된 쪽에 힘을 실어 준다고 봤을 때 이는 민주주의로 가는 한 과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현재 동포들을 대상으로 한 병역법은 애매 모호한 점이 많이 있다”며 “이들에 대한 징집 대상을 선정하는 심사 기준 자체에 문제가 있지 않은지 다시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재외 동포들의 한국내 경제 활동과 관한 제약에 대해서는 “해외 동포들도 한국에서 한국내 국민들과 똑같은 조건과 환경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돼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홍 의원은 이밖에 “앞으로 동포들과 관련한 모든 불합리 한 점이 개선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사실 한국 정부가 해외 동포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는 시점에서 동포분들에게 애국심을 당부하는 것은 참으로 염치 불구한 일”이라며 “그러나 동포들이 한 가정에서 두번째 혹은 세 번째 자동차를 구입할 경우 국산차 한대만 사 주신다면 한국의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만큼 부디 조국에 대한 애국심을 발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인 인사들과 홍 의원 사이에는 관련 사안은 물론 한국의 정치, 한미 관계, 남북 문제 등 다양한 사안에 대해 심도 있는 질의 응답이 오고 갔다. 다음은 이날 개진됐던 질문과 답변을 요약 정리한 것이다.
▲곽길동 전 한인회 이사장: 수십년간 한국 정치인들이 오고갔지만 그들은 동포들의 아부성 발언만 듣고 갔기 때문에 동포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우리는 조국에 대한 애국심이 강한 사람들이다. 그러나 한국을 보면 정치인들은 그저 정권 쟁취를 위한 싸움만 계속할 뿐 국가가 발전하는데는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때로는 싸움이 너무 유치해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홍의원: 솔직히 나도 유치한 것 인정한다. 나도 때로 노 대통령이 발언하는 것을 보면 참 유치하다는 생각을 한다.(웃음) 그러나 물론 한국 정치인들이 단순히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싸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하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
▲김성규 한인상우협 사무총장: 동포들의 역사를 한국에서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우리들의 위치와 지위가 달라진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발행되는 역사 교과서를 보면 해외 동포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한 마디의 언급도 없다.
-홍의원: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앞으로 해외 동포들의 역사가 교과서에도 실릴 수 있도록 교육위원회 등에 연락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도록 노력하겠다.
▲남경숙 미중서부 한국학교 협의회 회장: 해외 동포들에게 애국을 당부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국에서 우리들에게 애국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 같다. 실제로 19세나 20세 정도의 한인 1.5, 2세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 현재의 병역법 때문에 걸림돌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문제 때문에 한번은 총영사관에 전화를 걸었었는데, 누구라고 밝히진 않겠지만 그 영사분이 “우리도 뭐라고 답할 수 없다. 어쨌든 19세에서 33세 사이의 남자들은 한국에 보내지 않는 것이 좋다” 만 말하더라.
-홍의원: 총영사관 측에서 그렇게 대답했다니 뭐라고 할 말이 없다.(웃음) 한국에 돌아가면 총영사관을 통해 분명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 (행사에 참석한 도영욱 부총영사를 바라보며) “부총영사님, 이 문제 반드시 보고해 주십시요. 총영사관에서 이런 대답을 했다는 것은 국정 감사 때 반기문 장관한테도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사안입니다.”
▲김원삼 목사: 현재 재외 동포 관련법은 재외동포 출입국법, 재단법 등 분산 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재외 동포와 관련한 이 같은 법률을 하나로 총괄시킬 수 있는 재외동포기본법 같은 것을 제정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국회내 재외 동포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겠는가?
-홍의원: 재외 동포 기본법이 제정돼야 한다는 것에 동의한다. 그리고 특별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도 참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노력하겠다.
▲김창범 한발협 회장: 재외 동포들의 참정권을 인정하면 동포사회내 분열이 심화될 것이다. 동포들은 미국 사회에 동화돼야 할 필요가 있는데 만일 참정권이 인정된다면 동포들의 가정, 집에는 한국 여, 야당을 지지하는 플래카드로만 즐비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홍의원: 다시 한번 말하지만 선거가 있으면 어느 사회나 분열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아까 말한 바와 마찬가지로 결국 선택된 사람을 중심으로 힘이 결집된다는 점에서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박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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