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많이 찾아 가는 국립공원‘속살’보기
지구상 최대의 생물 세코야 나무들로 유명한 세코야 국립공원. 좀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자세하게 답사하면 수십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자이언트 포레스트에 있는 박물관.
‘도스트’지역에선 흑곰이 자주 발견되어 관광객을 놀라게 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인 ‘셔먼’(General Sherman Tree)을 포함한 거목들을 벌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189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세코야.
동쪽으로는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 대륙 최고봉인 마운트 위트니(Mt. Whitney)가 자리잡고 있고 남쪽으로는 드물게 잘 보존된 시에라 고산 지역인 미네럴 킹 계곡(Mineral King Valley)이 있다. 북쪽에는 킹스강(Kings River)을 위시한 45만에이커의 아름다운 빙산지형과 화강암절벽, 수많은 폭포, 장엄한 강으로 이루어진 킹스 캐년이 자리를 잡고 있다.
LA 한인들에게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국립공원으로, 거리가 다른 유명 국립공원에 비해 가깝기 때문에(LA에서 4시간 정도) 수많은 한인들이 이 곳을 방문한다. 세코야는 자동차로 도달할 수 있는 관광지 몇 군데만 대강 보고 돌아와도 그 아름다움에 놀라게 되는 곳이다. 하지만 좀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답사하면 수십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2~3시간의 간단한 하이킹으로 겉만으로는 볼 수 없는 신비한 모습을 방문객들에게 선사하는 세코야는 아름다운 계곡 메도우(meadow) 관광지 도스트(Dorst), 설악산 울산 바위와 유사한 모로 록(Moro Rock), 계곡물이 철철 흘러 넘치는 랏지폴(Lodgepole) 등 수많은 관광지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주말 세코야의 숨어있는 아름다움을 확인하고 후 돌아왔다.
3,000년 거송의 위용에 왠지 주눅이…
1마일 정도의 가벼운 하이킹 코스인 콩그레스 트레일.
세코야 여행 중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음식과 곰 조심이다. 철제로 만들어진 음식 보관함.
설악산 울산바위처럼 정상까지 가파른 계단을 타고 올라갈 수 있는 모로 바위.
캠핑 그라운드 파이어 피트는 바비큐 그릴 역할도 한다.
도스트 크릭 인근에 있는 절경의 메도우.
세코야 숨은 명소
캘리포니아의 등뼈 시에라네바다 산맥 남부에 자리잡은 세코야. 하늘을 찌르는 지구상 최대의 생물 세코야 나무들과 만년의 눈으로 둘러싸인 맑은 호수들….
여름이면 야생화로 뒤덮이는 메도우, 빙하에 의해 깊게 파인 계곡들의 무한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천하절경의 대공원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한인들은 세코야 방문기를 “별로”라는 단어로 곧잘 시작한다. 정보 부족, 시간 부족 등의 이유로 구석구석 돌아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간단한 예로 많은 한인들이 셔먼 트리는 구경하면서 이 곳 파킹장에서 시작되는 절경의 짧은 하이킹 코스인 ‘콩그레스 트레일’(Congress Trail)은 돌아보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 셔먼 트리보다 수천 그루의 자이언트 세코야 트리가 1시간 하이킹 코스내에 모여 있는 콩그레스 트레일이야 말로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1마일 정도의 짧은 트레일로 어린아이들도 1~2시간이면 돌 수 있다. 대형 세코야나무들이 트레일 곳곳에 자라고 있는데 이들을 사이를 걸으면서 자연의 웅대함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
이 곳에서 지구상에 살아있는 생물 중에서 가장 나이가 많다는 수령 3,000년 정도의 세코야 소나무를 바라보노라면 만물의 영장이라는 우리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가를 새삼 느끼게 한다.
트레일 중간에 삼나무들의 번식을 위해 공원관리인들이 일부러 불을 낸 곳을 지난다.
무게가 수만파운드에 이르는 세코야가 한 톨의 보리와 비슷한 작은 씨앗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할 따름이다.
좀더 욕심을 내서 하이킹을 하면 콩그레스 트레일과 이어지는 크리스털 메도우까지 가본다. 콩그레스 트레이서에서 1.5마일 정도 하이킹을 하면 만나게되는 아름다운 ‘숲 속의 빈터’이다. 산책로 끝에 쓰러진 세코야 나무로 만든 조그만 오두막(Tharp Log)이 있다. 백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세코야에 들어온 타프가 만든 건물이다.
타프는 세코야의 자이언트 트리를 주류사회에 알리면서 이 곳을 국립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콩그레스 트레일 하이킹 전후에 시간을 잡아 세계에서 가장 큰 생명체인 셔먼 트리를 관광한다. 높이 279피트9인치에 둘레가 무려 102.5피트(31.3미터)인 셔먼 트리는 5만2,500여 큐빅 피트의 볼륨(volume)을 자랑한다.
세이코야 하이킹 중에서 모로 바위 등산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의 설악산 울산바위 같이 하늘로 향하는 1/4마일 계단으로 정상에 도달한다. 정상에서는 동쪽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연봉이 보이며 남쪽으론 계곡사이를 실오라기 같이 흘러 내려가는 카위아(Kaweah)강을 볼 수 있다.
특히 이 곳에서 만나는 석양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자이언트 포레스트에서 0.3마일 거리에 있다. 모로 바위 인근에는 쓰러진 나무에 터널을 뚫어 놓아 차가 지나가게 끔 된 터널나무(Auto Log)도 있다.
캠핑 그라운드
▲랏지폴(Lodge Pole)
세코야에 한국의 북한산처럼 계곡 물이 철철 넘치도록 흐르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바로 세코야의 유명 캠핑 그라운드인 랏지폴인데 이 곳만큼 빼어난 절경을 배경으로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한여름 관광지는 그 어디에서도 쉽게 찾기 힘들 것이다.
자이언트 포레스트에서 북쪽으로 약 3마일 지점에 나오는 이 곳은 세코야의 젓줄인 카위아(Kaweah)강이 흐르는 계곡으로 캠핑 사이트가 조성되어 있다. 아름드리 나무아래 얼음장같이 차가운 시에라 하이 마운틴의 맑은 물이 보기만 해도 시원스럽게 흘러내리는, 캠퍼들이 꿈에 그리는 ‘명당’에 텐트를 올리게 된다.
아이들이 반바지만 입고 ‘첨벙’ 물에 뛰어드는데 계곡의 화강암들이 수백만년 동안 흐르는 물에 깎여 자연 물미끄럼틀을 만들어낸다. 수박, 참외, 맥주를 담가두니 냉장고가 필요 없다. 랏지폴은 연중 개장한다. 가격은 1박에 20달러.
▲도스트(Dorst)
세코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캠핑장이다. 야생화로 치장한 그린 메도우가 수백년된 송림 사이로 그림 같이 만들어져 있다.
야생 동물이 많이 나오는 곳으로 사슴이 캠핑 그라운드를 자기 집처럼 한가롭게 나돌아다닌다. 곰이 자주 나오기 때문에 특히 음식에 주의해야 하는 곳으로 때때로 레인저가 공포를 발사하면서 곰의 접근을 막는다.
도스트에서 시작되는 하이킹코스만 10여개가 넘기 때문에 자녀들과 생태계를 배우면서 3~4박 캠핑을 하기 최고의 장소라고 할 수 있다. 모든 프로그램의 스케줄은 캠핑장 블러틴 보드(bulletin board)나 화장실 등에 설치되어 있는 게시판에 자세하게 나와 있다.
도스트의 고도는 6,700피트로 낮 최고 기온이 90도를 넘어도 밤에는 기온이 40도 내외로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두꺼운 침낭과 자켓을 준비해야 한다. 캠핑 사이트는 모두 244개가 있는데 여름 시즌에만 문을 연다. 5개월전부터 예약이 가능하다. 가격은 1박에 20달러.
▲풋힐 지역(Foothills Area)
공원 입구에 모여 있는 폿위샤(Potwisha), 벅아이 플랫(Buckeye Flat), 사우스 포크(South Fork) 등 3개의 캠핑장이다. 모두 100여개의 사이트가 있는데 경치나 시설은 다소 떨어지지만 가을에 방문할 경우 산 위에 있는 캠핑장에 비해 날씨가 매우 포근하다. 가격은 하루밤 14달러. 모든 세코야 캠핑장에 대한 예약 및 문의는 다음과 같다. (800)365-2267, (559)565-3774
http://reservations.nps.go
◆방문객 센터
세코야에서 가장 큰 방문객센터와 빌리지는 랏지폴에 있다. 대형 마켓은 물론 샤워, 세탁, 레스토랑 시설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방문객센터에서는 매시간 국립공원의 역사와 주요 관광코스들을 소개하는 무료 영화가 상영되고 인근 지역의 지질, 생태계 등을 알려주는 네이처센터도 있다. 여름 시즌내내 레인저가 동행하는 특별 하이킹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매일 저녁 8시30분 캠프송을 부르면서 세코야를 공부하는 레인저 프로그램이 랏지폴에 있는 앰피디어터에서 열린다.
http://www.nps.gov/seki/mainvc.htm
◆가는 길
LA에서 5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상하다가 99번 프리웨이를 타고 계속 북상한다. 베이커스필드를 지나서 나오는 비살리아(Visalia)에서 이어지는 198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으로 향하면 세코야 국립공원에 진입한다. 198번 도로는 킹스 캐년 국립공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편도 240마일 정도. 99번에서 북상하면서 나오는 65번 하이웨이를 타고 198번 하이웨이로 들어서는 방법도 괜찮다. 쪽 뻗어 내린 99번보다 다소 커브진 길을 운전하는데 캘리포니아 농지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여행자들의 시선을 즐겁게 해 준다.
자이언트 포레스트 살리기
옐로스톤에 이어 미국에서 2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선정된 세코야는 현재 수많은 방문객으로 훼손된 자연을 다시 옛 모습으로 돌려놓기 위해 ‘자이언트 포레스트’(Giant Forest)에 몰려있던 대부분의 숙박시설과 레스토랑 그리고 상점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놓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세코야는 유명세에 걸맞게 여름 성수기 주말에는 하루에 10만명 이상의 방문객을 맞을 때도 있다. 이같이 방문객 수가 급증하면서 공원 당국 노력과 방문객들이 세심한 주의에도 불구하고 자연 훼손이 막심해지자 공원 측은 지난 90년대 말부터 세코야 최대의 관광지의 자인언트 포레스트내 모든 숙박과 부대시설을 세코야 나무가 없는 지역으로 옮기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때 자이언트 포레스트에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숲 속에 옹기종기 오두막집이 모여있는데 이 곳에서 보내는 한밤이 그렇게 낭만적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오두막집의 수가 200개를 넘어서면서 생태계 훼손이 문제되기 시작했다.
세코야 나무는 그 큰 덩치에 비해 뿌리는 매우 작고 땅에 깊이 들어서지도 않는다.
세코야는 늙어서 죽는 법이 없고 번개에 맞아 화재로 타거나 나무가 서있는 지대에 변화가 생겨 쓰러지면서 그 명을 다하게 된다. 늘어나는 인공시설들이 세코야가 서식하는 지대를 변화시켰던 것이다.
숙박시설 중심 지역에서 하이킹 지역의 탈바꿈했다. 숙박시설이 없어지면서 곰이 자주 출현하는데 곰들은 사진을 찍어대면서 요란을 떠는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유유히 느린 걸음으로 숲 속을 누빈다.
자이언트 포레스트에 있던 모든 부대시설은 이 곳에서 북쪽에서 6마일 지점에 있는 워크사치(Wuksachi) 빌리지로 옮겨지고 있다.
현재 자이언트 포레스트에 남아 있는 시설은 박물관과 안내소 등이 고작이고 나머지 기프트 샵, 레스토랑, 마켓, 델리, 겨울 크로스컨트리 스키점 등은 모두 워크사치 빌리지로 이사를 했다. 빌리지에는 대형 호텔도 들어섰다.
캠핑장도 사라지면서 자이언트 포레스트는 하이킹만 할 수 있는 ‘데이 유스’(Day Use) 지역으로 변모했으며 주차도 박물관 앞 작은 스페이스나 북쪽 4마일 지점 월버턴(Wolverton)에 하고 셔틀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한때 캐빈들이 장악했던 숲 속에는 길이 2마일의 쉽고 새로운 하이킹 트레일이 만들어져 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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