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상훈기자
`탱크’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신들린 퍼팅 솜씨를 뽐내며 힘차게 출발했다.
또 어니 엘스(남아공), 비제이 싱(피지), 필 미켈슨(미국)도 상위권에 자리를 잡은 반면 타이거 우즈(미국)는 100위권 밖으로 처지며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최경주는 13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휘슬링스트레이츠골프장(파72.7천514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2개로 막아 4언더파 68타를 때렸다.
7언더파 65타를 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가 단독선두에 나선 가운데 최경주는 3타 뒤진 공동8위에 올라 있다.
메이저대회 사상 가장 긴 코스에 거친 바람과 러프가 선수들을 괴롭힐 것이라던 전형적인 링크스 스타일의 휘슬스트레이츠골프장은 이날은 심술을 부리지 않았다.
방향만 자주 바뀔 뿐 바람은 비교적 잠잠했고 그린도 아주 부드러워 선수들이 핀을 직접 공략하면서 무려 39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최근 2개 대회에서 잇따라 컷오프되며 슬럼프 조짐을 보인 최경주도 발군의 퍼팅 실력을 뽐내며 첫날 시작부터 5개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페어웨이가 좁고 그린 앞 벙커가 위력적인 1번홀(파4)에서 2.5m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출발한 최경주는 2번홀(파5)에서도 무난하게 버디를 보탰다.
상승세를 탄 최경주는 이후 3개홀에서 만만찮은 거리의 퍼팅을 성공시키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181야드짜리 3번홀(파3)에서는 7m가 넘는 긴 내리막 퍼트를 컵에 떨궜고 4번홀(파4)에서도 3.6m짜리 퍼팅을 집어 넣었다.
4개 홀째 버디 경쟁을 벌이던 클라크가 파에 그친 5번홀(파5)에서도 최경주는 다시 6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키며 5홀 연속 버디를 달성했다.
8번홀과 9번홀(이상 파4) 드라이브샷이 오른쪽으로 벗어나면서 연속 보기를 범했지만 최경주는 전반보다 까다로운 인코스에서도 1타를 더 줄였다.
최경주는 컨디션도 좋고 바람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동반자들과 경쟁이 붙어 성적이 더 좋았던 것 같다며 후반에 배가 고파 몇차례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이 대회에서 연속 컷오프됐던 클라크는 1∼4번홀 연속 버디를 포함, 모두 9개의 버디를 솎아냈고 보기는 2개로 막아 리더보드 맨 윗줄에 우뚝섰다.
클라크는 연습 때와 달리 그린이 부드러워 핀을 직접 공략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대회 코스가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 같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또 클라크, 최경주와 한조로 경기한 저스틴 레너드(미국)도 버디 7개, 보기 1개로 6언더파 66타를 때리며 클라크에 1타 뒤진 공동2위에 올랐다.
이른바 `빅4’ 가운데서는 세계랭킹 1위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엘스의 성적이 가장 좋았다.
엘스는 버디 7개, 보기 1개로 첫날 6언더파 66타를 기록하며 레너드와 함께 공동2위 그룹에서 선두 탈환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올시즌 메이저대회 때마다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던 엘스는 8피트(2.4m) 밖에서 때린 몇개의 퍼팅이 적중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성적을 냈다고 말했다.
또 상금랭킹 선두를 달리고 있는 싱도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치며, 공동4위에 자리를 잡고 첫날부터 우승경쟁에 뛰어들었다.
1위 클라크와는 2타, 엘스와는 1타 차로 언제든 선두로 올라설 수 있는 위치.
올시즌 마스터스를 제패하며 `메이저 무관’이라는 불명예를 씻은 또 다른 우승후보 미켈슨도 3언더파 69타 공동17위로 라운드를 마쳤다.
반면 우즈는 버디 4개를 잡았지만 보기를 5개나 쏟아냈고 더블보기도 1개 범해, 3오버파 75타로 공동104위에 그쳐 `황제’ 체면을 구겼다.
9개 메이저대회를 우승없이 보내며 `메이저 슬럼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우즈는 당장 컷오프를 걱정하게 됐고 자칫 331주간 지켜온 세계랭킹 1위 자리도 내줄 위기에 몰렸다.
첫홀에서 버디를 뽑은 우즈는 그러나 이어진 11번홀(파4)에서 사진기 셔터 소리 에 티샷을 망친 뒤 러프와 러프를 오간 끝에 2타를 까먹었고 이후 퍼팅이 고장나 좀체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우즈는 출발은 좋았는데 이후 좀 문제가 있었다며 퍼팅만 제대로 됐다면 언더파 스코어를 낼 수도 있었을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일본PGA선수권 챔피언 자격으로 PGA챔피언십에 첫 출전한 허석호(30.이동수골프)는 버디와 보기 2개씩을 주고 받으며 이븐파 72타로 공동40위로 무난하게 출발했다.
한편 싱.우즈와 함께 `역대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풍운아’ 존 댈리(미국)는 `더블파’ 1개, 더블보기 3개, 보기 1개를 범하며 9오버파 81타로 꼴찌에 처졌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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