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간에는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파문으로 정치권이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때문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제기한 국가정체성 논란이 물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신행정수도 이전 강행으로 또다시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정가에서는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여성연예인과 실세의원들 사이의 추문은 늘 회자되는 화젯거리 중 하나입니다. 이번 17대 국회에서도 꽤 신빙성 있는 소문이 의원회관에서 나돌고 있는데요. 지난 4·15총선 직전 40대 전현직 의원들과 한 여성톱스타가 벌인 ‘질펀한’ 술판 얘기가 그것입니다.
수도권의 한 룸살롱에서 A전의원과 B·C의원 등이 술을 마시다 새벽 2시께,가수 출신 탤런트 D양을 불러내 난잡한 술판을 벌였다는군요. D양을 전화로 불러낸 A의원은 그녀를 자신의 ‘애인’이라고 소개했고 술판이 무르익자 절친한 사이인 C의원에게 넘겼답니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취기가 오른 D양이 전라에 가까운 모습으로 춤을 춰 화제가 됐다는데요. 이 같은 사실은 합석했다 먼저 자리를 뜬 같은당 소속 E의원의 입을 통해 조금씩 실체가 드러나고 있답니다. 무엇보다 이 자리에 합석한 의원들은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스타급 의원들이라 더욱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유학길에 오른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의 행보를 놓고 호사가들이 설왕설래하고 있습니다. 출국 전날까지도 민주당으로부터 상임고문 자리를 제의받을 만큼 막후접촉이 이뤄졌다는데요.
이는 총선 이후에도 차기 여성 대권주자로 꼽힐 만큼 꾸준한 인기를 누린 탓입니다. “당분간 정치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추전의원은 여론의 관심을 의식한 듯 출국일정을 13일이나 앞당겨 주위의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특히 두 자녀를 모두 데리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총선 전부터 불거진 ‘가정불화설’이 사실이 아니냐는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답니다.
▲취재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난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관의 식단이 다소 충격적입니다. 현지를 다녀온 의원들은 모두 식이요법 수준의 식사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답니다.
조사단 소속 의원들에 따르면 쌀밥에 딸려나오는 반찬이 4가지에 불과했는데 이마저도 고추장과 마늘 양파 깻잎뿐이었답니다. 고기구경을 못한 것은 물론 양껏 먹을 수도 없었다고요. 그러나 이 같은 식이요법은 금세 효과를 발휘했募?후문입니다. 귀국 직후 한 의원은 “오히려 얼굴이 말끔해졌다”는 동료의원들의 덕담을 들어야 했답니다.
▲열린우리당 당직자들 사이에 나돈다는 ‘충성 등급 문서’가 화제입니다. 일부 당직자들이 지난 탄핵사태와 총선을 겪으며 의원 보좌관들의 충성도를 A·B·C 등 등급별로 매겨놓았다고 하는데요. 물론 문서가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아 소문만 무성한 상태입니다. 다만 다른 당 보좌관들 사이에서 문서사본을 열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의혹은 더욱 커지고 있답니다.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이번주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습니다. 당초 당 국제위원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유명무실한’ 당직을 맡았다는 의아함이 당내 분위기였는데요,고 김선일 청문회나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등 굵직한 국제문제가 연이어 터지면서 박의원은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은 정치인 중 한 사람으로 떠올랐습니다. 덕분에 박의원실 사람들은 최근 밤 12시 전에 집에 들어갈 날이 없이 바빴다고 하네요.
▲최근 ‘쓴소리’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이부영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원의 ‘집 다르고 밖 다른’ 성격이 화제입니다. 기자들에게도 “좀 정치감각적으로만 사물을 보려 하지 말라”는 등 호통을 내리치기 일쑤인 이위원은 사실 알고보면 가정적인 남자라고 소문이 자자한데요,그와 관련한 농담도 일품이에요.
통추 출신의 한 열린우리당 인사는 “노무현 제정구 이부영 등 통추 출신 세 사람이 여행을 가면 밤에 뭘 할까에 관한 농담이 있다”며 소개했는데요,‘노대통령은 내내 술을 마시며 ‘즐기고’,제전의원은 밤새 정책토론을,그리고 이위원은 종일 사모님에게 안부전화를 한다’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이위원이 가정적이라는데 이위원은 바깥에서는 강직하고 안에서는 부드러운 ‘외강내유형’ 정치인인가 봅니다.
▲‘몽골기병’도 좋지만 정도껏이라는 우스개가 나왔습니다. 최근 일본을 방문한 천정배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의 ‘강행군’이 입소문을 탄 것인데,신기남 당 의장은 “동행한 강창일 의원을 만났는데 강의원이 ‘다음에는 절대로 천대표는 따라가지 않겠다’고 하더라”며 “천대표가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는 통에 혼이 났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옆에 앉아 있던 천대표는 머쓱한 표정을 지었고 신의장은 “동행한 어떤 이는 쓰러지기까지 했다는데 천대표,아무리 몽골기병이라도 정도 문제 아니냐”고 돌려 치켜세웠죠. ‘몽골기병’은 당초 열린우리당 의장이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주창한’ 것으로 천대표가 뒤따르고 신의장이 치켜세우니 그래서 ‘천·신·정’인 모양입니다.
▲휴대전화 컬러링을 들으면 그 사람의 성격이나 기분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는데요. 국회의원들도 저마다 개성 있는 컬러링으로 색깔을 드러냅니다. 김태년 열린우리당 의원은 컬러링 음악이 좋다고 하자 “전인권 노래입니다”며 초선의원다운 씩씩한 목소리였습니다.
노래제목은 ‘돌고돌고돌고’였는데요 정작 본인은 “‘행진’ 아닙니까? ‘질주’인가? 잘 모르겠네요”라고 멋쩍게 웃었죠. 올해로 만 55세인 박상돈 의원(열린우리당)의 컬러링은 의외로 최신곡인 팀(TIM)의 ‘고마웠다고’입니다. 박의원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다”면서도 “제목이 ‘사랑했다고’인가?”라고 말했습니다. 박의원의 마음은 아직도 서태지인가 봅니다.
▲클래식을 좋아하는 국회의원들이 꽤 많습니다. 특히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은 열렬한 클래식광임을 밝혔습니다. 맹의원은 “학창 시절 한창 음악을 들을 때는 400∼500장씩 레코드판을 갖고 있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베토벤의 피아노 3중주 ‘대공’을 가장 좋아한다”는 맹의원은 그러나 “컬러링도 이 곡으로 하려 했으나 서비스 목록에 없다”며 아쉬워했죠.
맹의원의 컬러링은 칸타타풍의 피아노곡입니다. 맹의원은 “(컬러링 음악도) 그래도 정말 좋은 곡이다. 대공 3중주 다음으로 좋아하는 음악”이라면서 만족감을 표시했습니다. 음악으로 병을 치료한다는 얘기도 있지만 맹의원의 부드러운 이미지는 아마도 클래식에서 오는 게 아닌가 합니다.
/◇참석자 ▲전경우 팀장 ▲장순욱 기자 ▲오상도 기자 ▲홍재원 기자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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