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과 한인 업계 영향
러시아 ‘유코스 사태’ 악화로 공급 차질
당분간 배럴당 40달러대 중반 유지할듯
항공사 직격탄… 추가비용 발생 큰 부담
벤젠값 급등에 원사가격 상승 연쇄파장
러시아 유코스 사태의 재악화로 5일 원유 선물가격이 또다시 사상 최고기록을 경신하자 유가가 어디까지 오르고, 장기화 국면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유가 폭등이 지난 한해 세계 경제를 0.5%포인트 하락시키는 등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다운타운의 원사·원단·의류 업계와 항공 및 화학업계도 파장이 미치고 있다. 배럴당 50달러를 항해 가는 유가 급등의 배경과 전망, 한인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본다.
▲배경
유가 급등의 직접적 원인은 러시아 석유업체 유코스를 둘러싼 러시아 정부와 재벌간의 파워게임이다. 러시아 법무부가 석유업체 유코스의 계좌동결 해제조치를 철회하겠다고 밝힌 것이 도화선이 됐으며, 비축유를 풀지 않는 미국의 정책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유코스는 하루 17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 러시아 석유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석유재벌이다.
이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50만 배럴을 추가증산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원유가격 잡기에 나서고 있으나, OPEC 산유국들이 이미 생산가능 시설의 90%를 가동하고 있어 실질적인 생산증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망
유코스 사태 해결 등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고공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유코스의 원유생산 중단 가능성과 OPEC의 추가생산 한계, 가격 상승을 노린 국제 투기꾼들의 가수요 촉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앞으로 국제유가가 40달러대 중반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계 증권업체 바클레이스 캐피털의 케빈 노리슈 상품분석가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으며 앨라론 트레이딩의 필 플린 수석 분석가는 “러시아가 실제로 유코스의 자산을 동결, 생산활동에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면 실질적인 공급차질이 초래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반면 유가의 하락 가능성을 거론하는 분석가도 없지는 않다. 선물 중개 사이트 마이퓨처스 닷컴의 마이클 캐버노 분석가는 “현재의 석유시장은 심리적 불안이 지배하는 급변동 장세이므로 변수에 따라 연말 유가가 배럴당 50달러가 될 수도, 배럴당 35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건 스탠리는 미국이 전략 비축유를 풀지 않을 경우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등 30달러 시대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 지배적이다.
▲한인업계 영향
회복기미를 보이는 세계 경제에 악재가 틀림없는 고유가 영향에 따라 남가주 한인업계도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직격탄을 맞는 항공사의 경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하면 대한항공은 2,500만 달러, 아시아나는 1,300만 달러의 추가비용부담이 발생하게 돼 비상경영을 선언한 상황이다.
대한항공 미주지역본부 여객마케팅 담당 김석완 부장은 “3개월간의 비축유를 보유하고 있으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 본사 차원에서 원가 절감과 수입증대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러나 미주 노선은 감편 및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다운타운 의류업계도 벤젠가 급등으로 나일론 원사 가격이 크게 상승, 원사·원단은 물론 도매업계까지 연쇄파장을 맞고 있다.
원사 수출입업체 ‘코튼 월드’의 김영기 사장은 “7∼12월은 나일론 가격이 내려가는 시즌임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오히려 30% 인상됐고 계속 오르는 추세”라며 “주문에서 배달까지 걸리는 시간이 유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 보장기간을 2주로 줄이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설명했다.
‘효성 아메리카’의 이병규 부장은 “나일론의 초기원료인 벤젠 가격이 지난해 말보다 3배 이상 급등, 생산량이 급감했다”며 “이에 비해 도매가격은 오르지 않아 원단 제조·원사 업체들에 피해가 크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soohkim@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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