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에서 민주당 전당대회가 막을 올리면서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하지만 대선 및 각종 선거를 앞두고 있는 지금, 미 전역에 걸쳐 저조한 투표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캘리포니아는 그 추세가 더 심해서 2002년 11월에 있었던 선거만 보아도 투표율이 유권자중 3분의1에도 못 미쳤고, 전국적으로 이슈가 되었던 주지사 소환선거에서도 43%만이 투표에 나섰다.
광고회사에서 신규 광고주 영입을 위해 뛰어다니다 보면, 일반 기업 외에 정부 기관에서 발주하는 광고 또는 홍보(PR) 프로젝트를 자주 접하게 된다. 최근 캘리포니아 총무처 장관인 케빈 셸리는 유권자 등록을 늘리고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캠페인으로 약 1,000만달러 예산 규모의 홍보 및 광고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HAVA(Help America Vote Act)라고 명명된 이 프로젝트는 2002년 10월 연방의회를 통과하고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연방법으로,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와 참여를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캘리포니아는 어느 주보다 다양한 민족이 어울려 있는 만큼 주 총무처는 각 커뮤니티 비영리 단체들에게 특별 예산을 할당해 커뮤니티별로도 유권자 등록을 활성화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LA 카운티에서는 투표용지를 비롯한 인쇄물을 한국어 등 7개 국어로 준비해 놓고 있으며, 부재자 투표신청도 가주 내 유권자면 누구나 할 수 있도록 바꾸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가 운영하는 www. myvotecounts.org 사이트를 방문하면 한국어 안내 전화번호도 찾을 수 있다.
HAVA 프로젝트는 모든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특히 아시안을 비롯한 소수민족 유권자들을 여러 언어로 교육시키고 정보를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7월 기준, 미 전체 아시아계 유권자수는 3년 전에 비해 약 100만명 늘어난 900만명을 웃돌고 있으나, 2000년 대통령선거 당시 아시안 투표율은 2%에 지나지 않았다. 아태법률센터가 조사한 바로는 유권자 등록을 마친 아시아계는 84%의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있지만 유권자 등록률은 히스패닉이나 흑인을 비롯한 다른 소수계에 비해 가장 낮다.
따라서 유권자 등록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아직까지 미정부 또는 민주당이나 공화당이 아시아계 유권자들의 표를 얻기 위해 투자한 예를 찾기 힘들다. 그 이유는 라틴계 대다수가 민주당 지지세력으로 인식되어 온 반면 아시아계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도 분포가 반반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 데다 여러 언어로 캠페인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일을 감당할 인적 물적 자원 부족이 정부나 정당의 관심을 모으는데 방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시안 아메리칸 그룹 중에서도 한인 투표율을 살펴보면 34%로 가장 저조하다. 그리고 한국어 도움이 필요하다고 조사된 인구도 86%로 베트남, 중국, 필리핀 등 타 아시아계에 비해 제일 높다. 한인 1세들은 한국 정치에는 깊은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정작 우리 이민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정치에는 언어장벽, 정보 부족을 이유로 멀리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올 11월 대선에서 부시와 케리 중 누가 승리해야 한인사회에 더 유익할 지 생각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는 지 모르겠다. 일부 1.5세나 2세들이 미 정치에 관심을 두고 관련 단체에 가입하고 유권자 등록 등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지만 정치인들의 관심을 우리 한인사회로 끌어오기에는 역부족인 듯 싶다.
보다 많은 한인이 선거에 참여하도록 유도해야 할 뿐 아니라 더 많은 한인들이 정계에 진출하여 한인 커뮤니티를 후원하거나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도록 해야할 것이다. 한인 후보가 부족하다면 생각과 문화가 비슷한 중국이나 일본계 등은 아시아계를 지원하는 일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우선은 11월 대선에 앞서 10월18일 마감되는 유권자 등록에 많은 한인들이 참여하도록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행사하는 한 표 한 표가 우리의 미래를 바꾸고 한인사회의 위상을 높이는 가장 강력한 도구임을 인식하여야 할 것으로 믿는다.
강소아
텐 커뮤니케이션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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