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 국가주석 장쩌민은 2001년 3월24일 “미국이 대만문제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언제라도 대만을 해방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전 당시 미국의 제7함대가 대만해협에 진입하는 바람에 문제의 해결이 50년간 지연되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부시 대통령은 2001년 4월25일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침공할 경우 군사력 사용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강경하게 응수했다. 최근 중국은 미국의 대통령 선거전과 이라크전에 대한 국론분열 양상의 틈을 이용하여 또 다시 100마일 간격의 대만해협에서 대만 상륙작전을 가상한 기동훈련을 실시하며 대만은 물론 동아시아 지역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이 국력이 커질수록 다른 국가들에 대하여 점차 우호적보다는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국제 정치학자들의 인 견해이다. 본능적인 자기확장의 논리에 입각해 보아도 일단 경제 규모가 커지면 모든 국가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서 보다 강력한 군사력을 확보하려한다. 이 경제력과 군사력을 갖추고 나면 주변국가들에 대하여 고압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
좀더 중국을 위협적인 세력으로 보는 이유를 보면, 우선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체제는 극과 극의 대치 때문에 현재의 미봉책으로는 오래가지 못하고 종국에는 고립적인 국제환경을 조성하여 그 화근이 내부로 터질지 외부로 터질지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과 일본간의 경쟁의식은 치열한 군사력 대결로 치닫고 있어 과거 침략 전쟁에 휘말렸던 한국으로서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주변 국가들을 멸시하는 중화사상과 삼국지, 수호지, 손자병법 등의 고전에서 대대로 터득해온 권모술수는 세상을 투쟁 장으로 몰아갈 소지가 있다. 특히 대만이 분리 독립을 추진할 경우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막겠다는 강경한 의지는 주변국들에게 불안을 준다. 군사력 면에서 보면 중국은 이미 핵 보유국으로 중성자탄까지 가지고 있다.
특히 국가안보와 경제적 번영이 해양지배와 연계됨에 따라 중국해군의 중요성은 급속도로 증대하고 있다. 즉 중동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해상 수송로의 안정 보장과 석유의 매장량이 1,000억 톤으로 추산되는 남지나해상의 남사군도를 지배하기 위해, 그리고 대만해협과 한반도의 서해에서의 전략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해군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은 26만8,000명에 달하는 병력, 2척의 핵잠수함을 포함한 96척의 공격용 잠수함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까운 장래 2척의 항공모함도 보유하게 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해군의 작전 반경도 21세기 초반에는 지역해군을 건설하고 2050년까지는 원양해군으로 건설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그러나 대만의 국력에 비해 아직까지는 미약하며 더욱이 미국이 개입하는 상황에서는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자체 평가하고, 만일의 경우 급소부분을 골라서 결정적인 일격을 가하여 전체를 마비시킨다는 소위 ‘점혈’ 전쟁을 구상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1997년 100명 규모의 컴퓨터 바이러스 부대, 2000년 전자, 정보전의 ‘넷 포스’(Net Force)부대를 창설하고 적의 정보 시스템을 교란 및 마비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려고 노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현재 경제발전을 위해 거대한 미국시장이 절대적으로 긴요하며, 2008년 올림픽 북경 개최 등 미국과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사안들이 많다. 따라서 향후 20년 내에는 미국에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정치 군사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이와 같이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한국 정치권은 정쟁에만 매달리지 말고 유비무환 해야 한다.
박종식/예비역 육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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