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영재교육은 다양, 맞는 프로그램 골라야
영재교육 실천에 대하여 제가 가지고 있는 뚜렷한 신념은 단 하나의 테스트나 단 하나의 잣대로 학생들의 실력을 평가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이 공부한 샘플, 교과성적, 테스트 결과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한 다차원적 평가로 영재학생을 판별해야 한다는 교육철학을 굳게 믿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 교육부 지침서(state guidelines)는, 영재학생들에게 핵심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한 차별화된 수업을 하루 종일 제공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핵심 커리큘럼을 영재학생들의 흥미(interests), 필요(needs), 능력(abilities)에 따라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전략을 가지고 수정하고 차별화하라고 제안합니다.
1. 자기 학년보다 더 높은 과정의 공부(acceleration/pacing)
2. 깊이 있게 공부하기(depth)
3. 여러 학과목에 통합시키기(complexity)
4.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조하기(novelty)
예를 들어, 학생들이 곤충에 대하여 배우고 있으면 과학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과 연관시켜 곤충의 역사, 곤충을 다룬 문학 등, 다른 학과목과 통합시켜 공부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위의 3번에 있는 complexity에 해당합니다. 즉 곤충을 배우면서 과학자로서만이 아니라 역사가(historian), 인류학자(anthropologist), 예술가(artist), 수학자(mathematician), 생물학자(biologist) 등의 여러 다른 견해(multiple perspectives)를 함께 살펴보는 것입니다. 4번의 novelty는 예를 들어 이 세상에서 지금까지 생존하지 않았던 곤충을 창조해 내어 ‘이 곤충이 현재의 환경 속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그 이유는?’이라고 공부해 보는 것입니다. 노벨상 받을만한 여태까지 없었던 기발한 아이디어를 비전통적 발상으로 생각해 보는 것입니다. 이는 아이디어(big ideas), 개념(concepts), 주제(themes)를 가지고, 더 깊고 높은 사고력, 즉 벤자민 블룸이 말하는 6개의 사고력 레벨 중 가장 높은 레벨인 분석(analysis), 합성(synthesis), 평가(evaluation)를 사용하는 공부입니다.
한국에서는 영재교육을 주로 과학이나 수학 부문에만 강조하는 경향이 있지만, 미국에서는 과학, 수학뿐만 아니라 문학, 독서지도, 역사 등 인문계(humanities)에도 확산해 나가고 있습니다. 제가 수차례 소개해 드린 Great Books Foundation(고등학생), Junior Great Books Foundation(초, 중학생)에서 말하는 토론식 독서지도(Shared Inquiry Discussion)를 통해 책 내용에서 증거를 찾아내어 자신의 의견을 뒷받침하는 방식이 이에 해당합니다. 영재교육을 실시하는 모든 학교는 로컬 스쿨 3년 계획안(local school three-year proposal)을 제출해야 합니다. 영재교육의 목표, 평가방법, 교과과정, 수업방식, 높은 사고력을 개발하는 수업, 또 영재교육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겠다는 것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합니다.
영재교육 실시 방법에는 다양성이 있습니다. 정규학교 자체의 영재교육, 그 중에도 한 클래스의 모든 학생들이 영재학생인 경우(self-contained), 또는 50∼75%가 영재학생인 경우(cluster)가 있고, 완전히 따로 매그닛 기프티드 스쿨에 있는 영재교육, 또 대학과 협동해서 실시하는 영재교육 등 다양합니다. 흔히 학부모님들로부터 정규학교 자체 내에서 하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좋으냐, 따로 매그닛 기프티드 스쿨의 영재교육이 좋으냐 라는 질문을 받는데, 그 영재 클래스를 가르치는 교사의 훈련도과 경험, 그리고 그 학교 교장의 영재교육에 대한 철학 및 지원에 따라 다릅니다. 옆집 아줌마의 말을 듣고 무조건 따라가지 말고, 반드시 영재교육 수업을 참관해 보시고 연구를 한 뒤에 중요한 결정을 내리셔야 할 것입니다. 교육행정 전문 저널인 Educational Leadership에서도 Raising Expectations for the Gifted라는 제목 하에 위에서 말씀드린 차별화 전략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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