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여름방학 활동이 대학 진학을 위해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많은 대학들이 대학지원서에 여름방학 동안에 학생들이 한 활동을 전부 열거할 것을 요구한다. 이처럼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의 여름 활동에 관심이 높은 이유는 이를 통해서 지원자가 무엇에 관심이 있고, 열정이 있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방학 동안 무엇을 했는지를 보면 그 학생이 자유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며, 자기 시간을 얼마나 현명하고 생산적으로 이용하는지를 명확히 알 수 있다. 과외활동과 마찬가지로 여름 활동을 통해서도 그 학생의 창의력, 성숙도, 책임감, 적극성, 리더십, 그리고 헌신의 정도 등을 알 수 있다.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면서 필자는 ‘SAT 준비’를 여름활동으로 적은 지원자들을 많이 보았다. 놀랍게도 그들 중 많은 수가 한국 학생들이었다. 그렇지만 안타까운 것은 여름 내내 학원에서 SAT 시험 준비를 하는 입학사정관들의 눈에 별로 좋게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SAT 공부를 하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때문에 자신의 인성 개발이나 인생 경험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중고등 학생들에게 여름은 일상적인 학교생활을 벗어나 자신의 삶의 반경을 넓힐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시간이다. 학생들의 심신을 단련하고, 재능을 개발하며, 자신의 경험과 시각을 넓힐 수 있는 좋은 여름활동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전문 프로그램 및 캠프: 미국에만 중고등 학생들을 위한 전문 캠프 내지는 프로그램이 3,000개가 넘는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학생들의 다양한 관심사, 예를 들어 정치, 의학, 환경, 리더십 등을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토론, 스포츠, 연극, 춤, 미술, 음악 등 특별한 재능을 개발해주는 프로그램들도 많다. 고등학교 전과정을 통해 깊이 있게 추구할 수 있는 재능과 관심 분야를 개발하기에 가장 도움이 되는 여름 프로그램을 전략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그리하여 12학년에 이르러서는 한두 가지의 재능이나 관심분야를 오랜 기간, 깊이 있는 활동을 해왔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여름학기(Summer School): 요즈음 가장 인기 있는 활동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름학기이다. 여름동안 학과목을 수강하는 것은, 특히 수학이나 과학 과목은 이를 통해 또래 학생들보다 앞서 갈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지역 공립학교 여름학기도 좋지만 기왕이면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들이 중고등 학생들을 위해 개설하는 여름학기 프로그램을 이용해 보도록 권한다. 브라운, 듀크, 하버드, 옥스포드, 스탠포드 등은 중고등 학생들을 위한 수업을 개설할 뿐만 아니라, 숙식과 더불어 어린 학생들의 눈을 트이게 만드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더구나 여러 프로그램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한다.
여행: 학생들로부터는 여행의 가치가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필자가 보기에 여행은 인생의 가장 훌륭한 스승 가운데 하나이다. 필자가 읽어본 수없이 많은 대입 에세이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들 중에는 학생들이 다른 문화, 다른 나라에서 경험한 자신의 삶을 바꾼 일들에 관한 글들이 많았다. 많은 여행을 통해 얻게 된 생각의 깊이와 여유, 그리고 폭넓은 시각 등은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기 마련이다.
연구 및 인턴직: 대학 연구실에서 학문적인 연구에 참여할 기회를 갖거나, 유명한 기관에서 인턴생활을 하는 것도 여름동안 개인의 성장을 위한 좋은 수단이다. 대학 교수들 중에는 8, 9학년과 같이 어린 학생들도 가르치면서 함께 연구할 기회를 기꺼이 주고자 하는 사람이 많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인내와 더불어 창의력과 적극성이 필요하다.
대학지원에 필요한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여름활동에도 어떤 정답이 있어서 모든 학생들이 “반드시” 해야 하는 그런 활동이란 없다. 모든 학생들은 다 나름대로 개성이 있으며, 바로 그 개성을 살려서 개발해야 한다. 성공적인 여름활동이란 활동의 종류와는 상관이 없으며, 개인의 지적, 정신적 성장의 계기를 마련해 주는 그런 활동을 말한다.

앤젤라 엄<보스턴 아카데믹 컨설팅그룹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