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신학교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나이가 지긋한 미국 교수님이 칠판에다가 자그마한 집을 그렸다. 집을 그렸지만 마치 아이가 그리는 그림처럼 지붕에다가 네모난 집, 그리고 창문을 그린 아주 단순하게 그린 집 그림이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물어 보았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학생들은 집이라고 했다. 그 교수는 다시 그 집 위에다가 십자가를 그렸다. 그리고 물었다. “이것이 무엇입니까?” 학생들은 “교회입니다”라고 했다. 그 대답을 들은 교수님은 그 교회 위에다가 “GOD”(하나님)이라는 단어를 크게 썼다. 잠시 후 그 교수님은 교회 위에 있는 십자가를 지우개로 지워 버렸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이게 무엇입니까?” 잠시 머뭇거리는 중에 지혜로운 학생이 손을 들고 대답을 했다. “개 집 같습니다.” 그 교수님은 만족스러운 듯이 말을 이어갔다. “맞습니다. 교회가 십자가를 지워버리거나 십자가에 대한 복음이 없으면 개집이 됩니다.” 그러면서 ‘God’ 이라는 글자 옆에 ‘DOG(개)’라는 글자를 썼다. “보십시오. 하나님이라는 이 글자 GOD(하나님)가 순서가 뒤바뀌면 DOG(개)이 됩니다. 개집도 하나님을 제일로 모시게 되면 하나님의 집이 되지만 하나님의 집이라고 하면서 십자가가 없고 하나님을 무시하면 이렇게 개집이 됩니다.”
세상 어떤 곳에서든지 순서와 질서가 있는 것이다. 사람과의 관계는 장유유서 (長幼有序)가 있는 것이고, 공장에서 만드는 상품들에게도 신규제품과 재고제품이 있다. 먼저 할 것이 있고, 나중에 할 것이 있는 법이다. 조립을 하게 되어있는 물건을 사게 되면 어떤 순서로 조립을 해야 하는지 그 순서를 잘 보아야 한다. 만일 그 설명서를 보지 않고 마음대로 했다가는 다시 뜯어내고 시작을 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괜히 시간과 노력만 낭비하게 된다.
현대인들은 대부분 성공이라는 단어에 유혹을 당한다. 그 성공이라는 말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기도 전에 돈과 명예와 권력에 가까이 가게 되면 성공이라는 말로 포장을 당하게 된다. 그것이 성공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성공이 아니라고 구태여 반박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것이 사실 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성공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이루었는가를 보면 진정한 성공의 평가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먼저 있어야 할 것은 가격(PRICE)에 움직이는 사람보다는 가치(VALUE)에 움직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가게에서 물건을 살 때 무조건 싼 것이 좋다고 물건을 산다고 다 좋은 물건을 사는 것은 아니다. 우리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처럼 가격에 의존해서 물건을 사면 나중에 그 물건의 가치에 대해서 혼란을 갖게 된다. 물건을 살 때 그 물건이 얼마냐 하는 것을 물어보는 습관보다는 얼마나 그 물건이 가치가 있느냐를 물어보아야 한다.
제정 러시아 때 러시아는 알래스카에 대한 가치를 잘 몰랐다. 그래서 1867년에 미국에 당시로는 엄청난 가격인 720만 불에 팔아 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지금 알래스카는 금과 석유가 저장되어 있는 땅이 되어 당시의 720만 불보다 훨씬 더 가치가 있는 땅이 되고 말았다.
성경에서 한 율법을 연구하는 사람이 예수님께 가장 큰 계명이 무엇이냐고 묻자 예수님은 이렇게 대답을 하셨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태복음 22:37-40)
세상에 아름다운 가치들이 많이 있다. 사랑과 평화, 의와 진리, 자유과 평등 이 그런 것들이다. 이런 것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신앙과 신념이 있어야 한다. 자유를 위해서 몸을 드린 사람들, 평화를 위해서 전쟁터에 나간 사람들, 가난한 자를 돕기 위해 재산을 헌납한 사람들, 바로 그들이 있었기에 이 세상이 버텨나가고 있는 것이다. 소중한 가치를 마음속에 갖고 있는 사람은 가격에 의존하지 않는다. 가격에 치우치면 더 지금보다 더 많은 것들을 잃어버리게 되거나 더 많은 것들을 얻을 기회를 놓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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