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상담
공부만 잘하기보다는 건강한 인간관계 중요
지난 주 사회면에 대서 특필된 ‘학업 스트레스가 낳은 비극’에 관해서 한 신문사 기자가 전화를 했다. LA 고교에서 그런 상담 케이스가 과거에 있었는지, 그리고 정말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 건지, 왜 학생들에게 이런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 지에 관해서 물어 왔다.
사실, 한인 학생들의 우수성은 어느 정도 인정은 하지만 미국 주류사회의 치열한 경쟁의 정도가 어떤 것인지, 어느 정도인지, 그리고 그것을 감당할 만한 실력과 두둑한 배짱을 가진 한인 학생들이 얼마만큼 자신 있게 학교 상황에 대처하고 있는 지에 대한 문제는 수없이 거론되어 왔었다.
명문대생의 뒤에는 그림자처럼 막강한 부모님들이 계시고 그들의 빈틈없는 계획과 치밀한 계산은 자녀들이 스스로를 지탱할 수 없도록 몰아가고 한치의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경쟁사회에서 자녀들이 받는 학업 스트레스는 정서적으로 홀로 내던져진 상황에서 혼자 감당하기에는 그 벽이 너무 높은 건 아니었는지 생각해 본다.
막상 이런 문제를 접하고 나면 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과연 점수 위주의 교육이 타당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쌓이게 된다. 그리고 이때쯤이면 슬그머니 인성 교육에 대한 관심이 나올 법한 적절한 시기이기도 하다. 학생들의 가치관이나 태도, 성격은 그들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경우 그것을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험점수와는 무관한 그들의 태도나 행동, 즉 인간 관계 또는 긍정적인 사고 방식이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전 나는 4년 전 졸업한 제자가 운영하는 회사 옆을 지나다가 생각이 나서 얼굴이나 한번 보려고 들어갔는데 어찌나 반가워하던지 오히려 내가 고마웠을 정도였다. 그는 다른 몇몇 동기들에게 연락을 하더니 순식간에 몇 명이 모여 즐거운 저녁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그 학생은 고교 재학 당시 성적은 그리 뛰어나진 않았지만 늘 친구들이 주위에 있었고 선생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은 학생이었다. 매일 내 사무실을 자기 집 드나들듯 하며 곰살궂은 행동으로 잔정이 들은 학생이기도 했다.
그는 아침에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한 과목을 수강하고 한 과목은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조그만 비즈니스를 제법 탄탄하게 운영하며 착실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여자 친구도 불러서 나에게 소개시키며 그들의 수줍은 사랑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뛰어난 수재는 아니었지만 그가 손님을 대하는 태도는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히 친절했으며 예의바른 그의 행동은 그의 비즈니스가 곧 성공할 거라는 확신을 나는 그의 사무실에 잠시 있는 동안이었지만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래도 어느 정도 비즈니스가 자리를 잡게 되면 학문적인 뒷받침이 꼭 필요하니 학업은 중단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한인 학생들이 미국 주류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당당하게 그들과 맞서 경쟁할 수 있는 것은 학업 성적이나 과외활동, 형식적인 커뮤니티 활동이 아닌 원만한 인간 관계이다.
물론 주류사회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학문적인 배경이 있어야 하고 한가지 잘하는 운동이나 악기 하나쯤은 다룰 수 있는 것이 경쟁사회에서 생존할 수 있는 한 방편이 되기도 하겠지만 결국 90%의 사람이 인간관계로 인해 인생에 실패를 한다는 통계를 보면 인간관계가 우리에게 주는 무게는 그리 가볍지만은 않다.
자녀들이 친구들과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지 점검해 보자. 21세기 경쟁력 있는 자녀로 키우기 위해서는 그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도록 도와주고, 남과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익히도록 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할 수 있는 자녀로 키울 수 있도록 우리가 좀더 관심을 가져주자.
공부만 잘하는 자녀로 키우기보다는 공부도 잘하는 자녀로 키우도록 욕심을 내보자. 이번 여름 방학은 뒤쳐진 공부가 없나 살펴보고 자녀들에게 맑은 공기를 마시게 하며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런 자연의 흐름에 순응할 수 있는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자신감이 있는 자녀로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해 보자.
지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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