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스크린·웅장한 사운드… 판매량 반년만에 2배로
경기장 더 많이 볼수 있어
스포츠 중계 시청시 유리
TV·케이블회사 공동판촉
화면과 화질이 크고 선명할 뿐만 아니라 음질까지 좋은 HDTV(High-Definition Television)가 마침내 뜨기 시작하고 있다. 가격도 떨어지고 있고, HBO 같은 네트웍들이 고화질 프로그래밍을 몇백 시간씩, 그것도 중요한 스포츠 행사 중계를 추가하고 있는 것.
HDTV는 스포츠 프로그램에 특히 유리하다. 일반 TV 화면보다 가로 비율이 큰 HDTV의 화면 비례상 야구장의 1루와 3루가 같이 보이며, 공이 타자의 방망이에 맞을 때 나는 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린다.
이처럼 화질과 음질이 좋은 것이 사실이지만 일단 TV 세트 값이 비싼데다 케이블 요금까지 추가로 내야하니 소비자로서는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 케이블 회사, 방송회사 및 TV 제조회사들은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HDTV가 그만한 돈을 들일 가치가 있음을 설득하느라 고전해 왔는데 최근 칵스 커뮤니케이션스와 소니가 샌디에고 파드레스와 제휴하여 HDTV 판촉 작전에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몇년간 케이블 회사들은 TV 제조사와 공동 마케팅을 펼쳐왔고, ‘컴캐스트’ ‘케이블비전’을 비롯한 몇개 회사들도 스포츠 프로그램을 늘려 왔다. ‘컴캐스트’의 경우 필라델피아 지역 시청자들을 위해 자사 소유인 ‘세븐티식서스’및 ‘플라이어스’의 게임을 포함, 150개쯤 되는 스포츠 행사를 고화질로 방송하고 있다.
뉴욕 지역의 ‘닉스’ ‘레인저스’ ‘메츠’및 ‘데블스’의 홈게임등 250개 게임을 고화질로 방송하는 MSG 네트웍도 ‘패나소닉’과 제휴하여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 80대의 HDTV를 설치시켰다.
그러나 이번 샌디에고의 삼각거래는 모델 케이스가 될만하다. 즉 소니 고화질 TV세트를 사는 사람은 샌디에고의 주 케이블 제공회사인 칵스의 고화질 프로그램을 12개월간 무료로 제공받으므로 72달러를 절약한다. 한편 파드레스 측은 250대의 소니 HDTV 세트를 구입해 경기장인 ‘펫코팍’ 곳곳에 설치해 팬들에게 HDTV의 맛을 보여준다. 칵스 역시 소니 TV 세트 수십대를 구입해 파드레스 게임 때 경품 추첨으로 나눠주는 한편 경기장 인근 식당들에도 설치했다. 대신 소니는 파드레스 게임을 고화질로 중계하는 칵스 채널에 광고를 낸다.
전국의 케이블 및 연예업계가 이 3자 거래를 단단히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고화질 방송을 위해 400만달러를 들여 중계방송 트럭을 업그레이드한 칵스의 파드레스 게임 시청률은 올라가고 있다. 파드레스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는 이 트럭 덕분인지 월 6달러인 칵스의 HDTV 서비스 가입자는 올 야구 시즌이 시작한 지난 4월이래 3배가 늘었다.
케이블 회사들은 1996년이래 고화질 프로그램 및 기타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할 네트웍을 구축하느라 투자한 850억달러의 회수를 위해 신규 가입자를 적극 모집하고 있다. 이 시장에는 위성 TV가 먼저 발을 들여놓았지만 케이블이 발빠르게 따라 잡아 지난 반년 사이에 HD 서비스를 계약한 케이블 고객은 전국적으로 두배가 증가한 170만명에 달한다. 업계는 2005년 말이면 1,000만명이 케이블이나 위성을 통해 고화질 서비스를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케이블 회사 입장에서 사람들을 고화질 서비스에 맛들이게 하는 것은 디지털 케이블 고객들이 지불하는 월 2~6달러의 추가 수입뿐만 아니라 위성 서비스에 고객을 빼앗길 염려 또한 없애주므로 매우 중요하다. 케이블 회사들은 ABC나 NBC 같은 전국 네트웍뿐만 아니라 로컬 프로그램, 특히 위성 회사가 중계하지 않는 스포츠 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고객 확보 경쟁에서 위성 회사들을 따돌리고 있다. 칵스가 파드레스 게임을 고화질로 중계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파드레스측은 고화질 경기 중계 덕분에 새 구장이 더 잘 소개되어 입장객 숫자도 늘고 있다고 말한다. 출라비스타에 사는 리디아 오초아와 남편 서지오는 얼마전 펫코팍으로 구경갔다가 HDTV로 집에서 보는 것이 실제 관람보다 못하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지만 파드레스측은 입장객수 감소를 걱정하지 않는다.
HDTV 덕에 손님들이 파드레스 게임을 더 많이 볼 수록 팀의 브랜드 가치는 올라갈 것이기 때문이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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