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인사등 거명 내용 담은 녹취록 공개 파문
옷 벗으면 인권위 4급 공무원 특채시켜 주겠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국방부 특별진상조사단측이 13일 서로 녹취록을 공개하며 폭로전을 이어갔다.
군 관계자는 의문사위 조사과장이 정부 실세를 거론하며 특조단 인길연 상사를 회유했다는 녹취록을 내놓았고 의문사위는 인 상사 집 자료실지조사 당시 부인이 차 한잔도 못 드려 죄송하다고 말할 정도로 협조적이었다는 내용의 녹취록을 제시하며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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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실세거론 회유 여부
특조단과 관련이 있는 군 장성이 이날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의문사위 박종덕 조사3과장은 2월26일과 4월초 2차례 인 상사를 만나 현 정부 실세와의 끈을 강조하며 조사에 협조하면 공무원 자리를 알선하겠다고 회유했다.
녹취록에는 박 과장이 2월26일 나도 대구 출신이오. 혹시 대통령의 오른팔이라는 OOO씨 얘기를 들어봤소. 그분이 내가 가장 친한 형님이자 대학 선배요. 걱정말고 옷 벗고 의문사위에 들어와 함께 허원근 일병 사건을 해결하면 내가 청와대로 들어갈 때 도움을 주겠소라고 말한 것으로 돼있다.
또 한 조사관은 청와대 모 수석에게 인 상사 얘기를 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적혀있다. 이에 대해 박 과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 상사를 설득하기 위해 OOO씨 얘기를 한 적은 있다고 시인하면서도 직책을 약속하거나 고위층에 인 상사와 관련된 말을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했다.
의문사위는 이 녹취록이 박 과장과 인 상사의 대화 녹음을 녹취한 것이 아니라 인 상사의 일방적인 진술을 녹취록 형식으로 날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입수 시 폭행 논란
의문사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총기발사가 있었던 2월26일 대구 인 상사 집에서 벌인 실지조사 당시의 녹취록을 모두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특조단 주장과는 달리 의문사위 조사관들은 인 상사 부인의 허락을 받고 집으로 들어갔다.
또 자료를 넘겨주는 과정에서 인 상사의 부인이 어떤 것을 드려야 되죠라며 적극 협조했고 조사관들이 조사를 마치고 집을 떠날 때 죄송합니다. 차도 한잔 못 드리고라고 인사한 것으로 돼있다. 하지만 인 상사는 조사관들이 2월 중순께 집에 찾아와 차를 마시고 간 적이 있다며 녹취록은 그날 상황과 2월26일 상황을 짜깁기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군 내부 인 상사 협박
의문사위는 인 상사가 군 내부의 감시를 받고 있었고 군 관계자로부터 직접 협박까지 당했다는 얘기를 조사관들에게 수 차례 털어놓았다고 군 내부 협박설을 새롭게 제기했다.
의문사위는 인 상사가 조사관들에게 말한 내용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갖고 있다며 그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해 인 상사 집에서 확보한 자료를 다시 돌려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도 인 상사는 의문사위와 접촉하고 있는 사실을 국방부나 특조단측에 보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편 조영길 국방장관은 이날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다음은 의문사위가 발표한 반박자료 [전문]
■<7월 13일자 연합뉴스의 의문사위, 실세 친분빙자 군인 회유 기사 등에 대한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입장>
오늘(7월 13일자)자 연합뉴스의 의문사위, 실세 친분빙자 군인 회유 제하의 기사와 의문사위, 현정부 실세 거론 녹취록 전문 제하의 기사는 사실이 아닙니다.
무엇보다 기사에 나온 내용은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이하 위원회) 박종덕 과장과 인○○ 상사와 대화를 녹음한 것을 녹취록으로 옮긴 것이 아니라 인○○ 상사의 일방적인 진술일 뿐입니다. 녹취록이라고 보도된 문건을 조금만 살펴보아도 금방 녹취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녹취록으로 포장하여 전문 운운하며 게재한 것은 악의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위원회는 오후 2시 30분경 연합뉴스에 이러한 기사의 잘못을 알리고 바로잡아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오후 4시 현재 아직도 연합특종이라는 이름으로 이 기사들이 게시되어 있습니다.
이에 우리 위원회는 연합뉴스에 이와 같은 악의적 보도에 대한 해결없이 우리 위원회를 취재·출입할 수 없음을 통보하였습니다.
이 기사들을 연합뉴스에서 제공받아 게재한 다른 언론사에도 신속히 잘못을 바로 잡아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4. 7. 13.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대외협력홍보팀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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