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가이드
사괘와 나무 목자를 커다란 목판에 새겨 넣은 이 퀴진의 인테리어.
이 퀴진의 공동 주인들. 왼쪽에 선 이가 주방장 로델리오.
김치를 곁들인 깨소금 맛 스테이크.
아주 독특한 후식, 아보카도 무스.
허니 스파이스 새우 뎀뿌라.
신선한 참치로 무친 참치 타르타르.
살짝 익힌 연어 다이나마이트.
8시간 로스트 한 마우이 양파.
퓨전 아시안 요리 “새롭네”
신선한 재료·음식의 독특한 향 유지가 맛 생명
지난 달 오픈…우주오행 살린 인테리어도 눈길
띵똥 거리며 찬찬히 악보를 그리던 안토니오 살리에리는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깔끔한 초고 악보를 훔쳐보며 얼마나 좌절감을 맛보았을까. 평범한 이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갈 수 없는 그들 만의 영역, 천재는 따로 있다.
지난 달 19일에 새로 문을 연 이 퀴진(Yi Cuisine)의 음식들을 맛보는 순간 직업 요리사도 아니면서 살리에리의 비애를 경험했다. 코이(Koi) 레스토랑에서 지난 3년간 주방장으로 있던 로델리오 아글리보트(Rodelio Aglibot). 그는 요리에 있어서는 모차르트에 비교될 수 있는 천재적 감각을 가졌다.
로델리오가 태어난 곳은 필리핀, 자라난 곳은 하와이 섬. 둘 다 복잡한 문화와 역사가 만나면서 자연스레 퓨전 푸드가 탄생된 곳. 사람 초대해 잔치 벌이기 좋아하는 부모를 둔덕에 그는 어릴 때부터 자연스레, 그리고 자주 음식을 대하는 환경에서 자라났다. 부모님의 잔치 준비를 위해 야채도 다듬고 설거지도 하며 이 꼬마 요리사의 꿈은 무럭무럭 커갔다. 그리고 최고급 아시안 레스토랑을 열겠다는 그의 꿈은 LA의 하늘 밑에서 이루어졌다.
이 퀴진. 레스토랑 이름이 독특하다. 한국인 가운데 이씨 성을 가진 친한 친구가 있어 그 이름을 딴 건 분명 아닐 테고. 주역에 이르기를 균형 잡힌 우주 에너지의 최고 상태를 ‘이’라 한단다. 木(나무), 火(불), 土(땅), 金(철), 水(물) 등 우주를 구성하는 오행은 이 퀴진의 기본 철학이다. 이 퀴진은 인테리어도 조리 방식도 모두 아름다움과 조화, 균형을 표방한다.
마이클 리 건축회사에 조경회사까지 합세해 꾸민 실내는 자연스럽고 편안하며 따뜻한 분위기를 꾸며준다. 메인 다이닝룸의 벽에 걸린 대형 나무판자에는 우리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건곤감이 사괘에 나무 목자가 액센트로 걸려있다. 물은 본래 풍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입구에 설치된 워터 스탠드는 원기를 치유하는 좋은 에너지를 흘려 보낸다.
프랑스의 테크닉이 적용된 현대적이면서도 클래식한 아시아 요리들은 와인과도 잘 어울린다. 아히 튜나 포케(Ahi Tuna Poke)는 사시미를 떠도 좋을 만큼 신선한 튜나를 사용하고 참기름을 비롯한 동양적 양념으로 고소하게 무쳐냈다. 캔디 호두를 곁들인 허니 스파이스 새우 템뿌라(Honey and Spiced Tempura Rock Shrimp)는 그가 변주한 케이전 팝콘 새우.
김치를 곁들인 깨소금 철판구이 스테이크(Sesame Rubbed Flat Iron Steak with House Kimchee)를 대하며 감동하지 않을 한국인은 없을 것이다. 어찌 그가 우리도 마켓에서 사먹는 김치를 직접 담글 수 있을까. 웍에 살짝 데친 코베 비프(Wok seared American Kobe Beef Cubes)는 함께 넣어 볶은 꽈리 고추의 맛과 질감이 친숙하다. 웍에서 요리한 가재(Wok Lobster) 등 50여 가지의 메뉴는 매번 와서 다른 것을 시켜먹어도 후회하지 않을 만큼 맛깔스럽다.
로델리오의 요리 철학은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며 음식의 독특한 향기를 유지한다는 것. 눈에 보기 좋은 프리젠테이션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혀에 와 닿는 음식의 맛이라 믿는다. Entertainment Tonight, The Style Network에 출연하기도 했던 로델리오는 요즘 팍스 네트웍 쇼,
‘Live Like a Star’의 호스트로 고정 출연 중이다.
Tips
▲종류: 클래식 프랑스 테크닉을 더한 팬 아시아 요리 ▲오픈 시간: 월-목요일은 오후 6시-10시30분. 금, 토요일은 오후6시-11시30분. 일요일은 오후 6-10시 ▲가격: 3-48달러. 평균 10-22달러 ▲와인: 다수의 부티크 캘리포니아 와인, 유럽과 아시아의 와인 ▲주차: 발레 파킹 4.50달러 ▲주소: 7910 W. 3rd St. LA, CA 90048. 한인타운에서 3가를 타고 서쪽으로 가다가 Fairfax를 지나자마자 왼쪽에 있다. ▲전화: (323)658-8028
<박지윤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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