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와 먹으면‘찰떡 궁합’
독특하고 강한 향 입맛 돋워
칼슘 함유량 시금치의 5배
1일 30그램 철분 섭취‘끝’
변비·노화방지, 위장강화도
더운 여름 입맛이 없을 때, 쌈밥처럼 입맛을 돋우는 음식이 있을까 싶다. 상추, 깻잎, 치커리, 호박잎, 양배추 등 구할 수 있는 각종 야채와 감칠맛 나는 쌈장만 있으면 별 다른 반찬 없이도 밥 한 공기를 뚝딱 해치울 수 있다.
이 중 깻잎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재료이다. 쌈밥을 먹을 때뿐만 아니라, 육류나 회를 먹을 때 꼭 함께 먹고, 감자탕, 흑염소탕 등의 요리에도 들어가고, 회덮밥에도 썰어서 넣고, 장아찌로 만들어 먹기도 하고, 튀겨서 먹기도 하는 등 한인들의 식단에 있어서 그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깻잎은 들깨의 잎이다. 보통 우리가 많이 먹는 참깨의 잎은 식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매우 드물고, 모양이 둥글둥글하면서 독특한 향이 입맛을 돋우는 들깨의 잎이 바로 우리가 먹는 깻잎인 것이다.
강한 향을 지니고 있으며 쌉싸름한 맛이 일품인 깻잎은 영양적인 면에서도 다른 야채보다 우수하다. 칼슘이 많기로 유명한 시금치와 비교해 보았을 때 깻잎에는 시금치의 다섯배나 되는 칼슘이 함유되어 있고, 철분도 시금치보다 많이 들어있으며, 비타민 A와 C 또한 매우 풍부하게 들어있다. 깻잎에는 시금치의 2배에 달하는 철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쇠간과 맞먹는 양이다. 따라서 깻잎 30그램만 섭취하면 하루에 필요한 철분의 양이 공급된다.
이렇듯 비타민, 인, 철분, 칼슘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는 깻잎은 노화방지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지방과 단백질은 거의 들어있지 않으므로 이러한 단점을 보완해 줄 육류와 함게 먹는 것이 최고의 궁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참고로 쇠고기(살코기)와 깻잎의 성분을 비교해 보자면, 들깻잎에는 섬유질, 회분, 칼슘, 철분, 인, 비타민A, B1, C 등이 골고루 함유되어 있으며, 깻잎 1인분에는 칼슘이 211mg, 비타민A가 3,600 IU, 비타민C가 12mg 함유되어 있는데 반해서 쇠고기 1인분에는 단백질 20.1그램, 지방 11.3그램, 그리고 비타민A가 5 IU, 비타민C는 전혀 없다.
깻잎에 들어있는 엽록소는 식욕부진, 설사, 변비 같은 위장 장해에 효과가 큰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또 암의 예방과도 관련이 있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고기를 까맣게 태웠을 때 생기는 타르질에 발암성 물질이 생성되는데, 엽록소와 비타민C가 풍부한 깻잎을 곁들여서 먹을 경우 암의 타르질의 독성을 해독함으로써 암의 발생을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엽록소와 비타민C는 혈액을 깨끗하게 하고 조혈을 돕는 작용도 하며, 비타민C는 사람의 면역 능력을 높여준다. 그러므로 비타민C의 소비량이 큰 흡연자나 스트레스가 과다한 직장인들은 평소 깻잎 먹기를 생활화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또한 깻잎에는 양질의 섬유소가 함유되어 있으므로 고기를 많이 먹었을 때 생기기 쉬운 변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 축적을 방지하는 효과도 있다.
‘본초강목’에서는 깻잎의 효능에 대해 ‘냄새나는 것을 없애며, 기가 치미는 것과 기침을 치료하며, 벌레한테 물린 데 짓찧어 붙이고, 위장을 튼튼히 해주고, 이뇨 작용과 약간의 발한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깻잎 속의 비타민K는 혈액 응고 작용을 하기 때문에 깻잎을 찧어서 상처에 붙이는 민간 요법이 사용되기도 했다. 실제로 깻잎의 특유한 향을 내는 정유 성분은 방부제 역할을 하여 생선회와 함께 먹으면 식중독 예방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다.
깻잎은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칼륨, 칼슘, 철 등의 무기질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인데, 특히 칼륨은 나트륨의 배설을 촉진시켜 음식을 짜게 먹는 경우에 체내의 염분을 조절하는 데 유용하다. 영양소의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깻잎은 날것으로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깻잎에는 페릴키톤(Perill Keton) 성분이 들어 있어서 향기가 독특하고 강하다. 이렇게 독특한 향 때문에 요리시 자주 사용되고 있는데, 그 때 그 때 필요한 양만 사고 싶어도 한 다발 단위로 판매하기 때문에 늘 남게 되고, 남은 깻잎은 얼마 안 가서 마르고 상해서 못 쓰게 된다.
요리하다 조금 남은 깻잎을 끝까지 싱싱하게 먹으려면, 잼이나 피클을 담았던 뚜껑 달린 병 바닥에 약간의 물을 넣고, 그 안에 고무줄로 줄기를 묶은 깻잎을 넣어두면 된다. 뚜껑을 닫고 냉장고에 넣어 둔 후 매일 물을 갈아주면 2주일 이상 보존이 가능하다.
<최선명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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