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경기 향방을 이자율로 쥐고 흔드는 FRB로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한 것이라 큰 충격은 예상되지 않지만 ‘바닥을 기는 이자율 시대’는 서서히 사라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FRB가 단행한 4년만의 이자율 인상은 곧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해 경제 시스템 전반에 잔물결이 일고 있다. FRB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며 ‘그린스펀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 짚어본다.
채권: 신규채권 인기 장기보다 단기 선호
모기지: 변동 이자율 주택 소유주 충격 예상
크레딧카드: 2개월내 0.19%포인트 상승가능
주식: 1년간 대부분 두자리 숫자로 올라
부문별 영향 분석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저금리 정책으로 지난 몇 년간 모기지 금리는 40년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주택 값은 고공행진을 했으며 소비자들은 에퀴티를 뽑아서 스몰 비즈니스를 매입하고 투자 부동산도 매입했으며 크레딧 카드를 사용하는 데도 별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소비가 늘어나면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져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자 FRB는 여러 차례 금리인상을 시도했지만 한때 된서리를 맞았던 주식시장이 이때마다 민감하게 반응했고 요지부동으로 줄어들지 않았던 실업률이 금리인상의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이 다시 풀리기 시작했고 실업률도 차츰 줄어들기 시작하자 FRB는 이제는 금리를 올려도 경제가 충분히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 4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게 된 것이다. 올해 말까지 4번 정도 더 금리 심의회의 모임이 있을 예정인데 이번 금리인상 파급 효과가 향후 금리의 향방을 결정할 공산이 크다.
이자율 인상이 금융시장 및 생활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항목별로 살펴보기로 하자.
■ 자동차 융자
뱅크레이드 닷컴에 따르면 4년만기 자동차 융자 이자율의 경우 이미 0.20%포인트가 상승, 7.43%까지 올랐다. 이처럼 은행에서 자동차 융자를 받으려면 고이자 시대에는 비용이 더 든다. 그러나 디트로이트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0파이낸싱’이라는 파격적인 구호를 여전히 내걸고 있어 어떤 차종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소비자 지출이 달라질 수 있다.
■채권
연방 재무부 채권은 최근 24년만에 최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자율이 오르면 투자가들이 신규 채권쪽으로 몰리기 때문에 기존 채권들은 값이 떨어진다. 장기채권보다는 단기 뮤니시펄 본드쪽이 뜨는 추세다.
■현금
이자율이 계속 오르면 현금 보유자는 유리하다. 현금을 은행에 넣어놓기만 해도 고이자가 붙으므로. 단 지금은 장기 정기예금(CD)에 넣지 말고 단기예금으로 넣었다가 이자율이 오르면 다시 이자율을 상향 조정, 고이자를 즐겨야 한다.
■크레딧 카드
크레딧 카드 회사들은 이자율이 계속 내릴 때는 카드 이자율 내리는 것을 질질 끌며 주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반대로 이자율이 오르자 발빠르게 카드 이자율을 올리고 있다. 아마 향후 2달 내에 카드 이자율이 평균 0.19%포인트 오를 것이며 이자율이 더 오르면 9개월 후에는 1%포인트까지 올릴지도 모른다. 변동 이자율 카드가 먼저 타격을 받을 것이다.
■홈에퀴티 크레딧 라인
우대금리와 직접 연관이 있는 라인 오브 크레딧 이자율은 즉각 오른다. 향후 1달간에 걸쳐 모든 은행들이 우대금리를 상향조정할 움직이지만 고객 유치를 위해 최근 오히려 우대금리를 낮춘 은행도 등장하고 있다. 이자율이 오름세라고 해도 3년 안에 갚을 수 있는 빚이라면 아직도 홈에퀴티 라인은 매력적인 돈줄이다. 크레딧만 좋다면 아직도 4% 미만으로 홈에퀴티 라인을 통해 돈을 빌릴 수 있다. 만약 3년 넘게 돈을 빌려야 한다면 변동이자율인 에퀴티 라인보다는 고정이자율로 홈에퀴티 융자를 얻는 것이 유리하다. 이자율이 더 오르기 전 액션을 취해 놓는 것이 현명할지도 모른다.
■모기지
모기지 이자율은 올해 최저일 때보다 이미 1%포인트 올라있다. FRB의 단기금리 인상조치 후에 연속 2주 하락하기는 했지만. 이미 많은 주택 소유주들이 저금리 시대의 장점을 이용, 모기지 이자율을 고정시켜 놓았으므로 별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주택 값이 천정부지로 높았던 지역에서는 프라임 모기지의 40% 정도가 변동이자율을 가지고 있어 어느 정도 충격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중에서도 하이브리드 변동모기지 이자율을 가지고 있는 주택소유주는 별 영향이 없다. 하이브리드 변동이자는 처음 3∼10년은 이자율이 고정되다가 그 이후 변동이자율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1년에 한번 이상씩 시세에 따라 이자율이 변하는 변동모기지 이자율을 가지고 있는 주택 소유주들은 지출이 좀 늘어날 준비를 해야 한다.
■주식
이자율이 오르면 대부분 주식시장은 1년간은 강세를 유지한다. 그러나 이자율이 급격히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오르면 주식시장도 상처를 받게 된다. 그동안 고정 수입을 가져다 줬던 부동산 투자 트러스트(REIT)와 주택건설 주식은 떨어질 전망이지만 경기 고양으로 석유나 천연개스 등 천연자원 주식은 오름세를 탈것이고 제약, 의료 등은 평상 수준을 유지하거나 종목에 따라 상종가를 칠 것이다.
금리인상의 역사적 반응
◆주식: 과거 금리인상 10번 중 6번은 금리가 오른 후 12달간은 주식이 두 자리 숫자로 올랐다.
◆채권: 본드시장 호황은 끝났다. 특히 장기채권 시장은 회오리가 몰아친 격이다.
◆잠자던 현금은 미소짓기 시작한다.
정기예금에서부터 머니마켓에 이르기까지 은행 창구에서 잠자고 있던 현금들은 이제 잠자면서도 이자가 붙으니 소유주들은 희색이 만연할 수밖에.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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