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
‘버디퀸’ 박지은(25.나이키골프)을 비롯한 한국선수들이 세계여자골프 최고 권위의 US여자오픈(총상금 310만달러) 첫날 상위권에 포진, 메이저 왕관을 향해 순조로운 첫 걸음을 내디뎠다.
대회 출전자 156명의 15%를 차지한 24명에 이르는 한국 선수 가운데 생애 두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노리는 박지은과 ‘천재소녀’ 위성미(15.미국명 미셸 위), 그리고 새댁 한희원(26.휠라코리아)과 김영(24.신세계) 등 4명은 2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사우스하들리의 오처즈골프장(파71. 6천473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이븐파 71타로 상위권에 대거 이름을 올렸다.
비록 경기를 마치지 못했지만 박세리(27.CJ)도 13번홀까지 버디 3개, 보기 2개로 1언더파로 순위표 첫 페이지를 장식하며 6년만에 정상 복귀 의지를 다졌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리면서 3시간 가량 경기가 진행되지 못해 75명이 18홀을 다 마치지 못한 가운데 이들 4명은 선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 66타)에 5타 뒤진 공동17위에 올라 우승 경쟁 합류를 위한 채비를 갖췄다.
여자 선수들이 쉽게 공략하기 어려운 긴 코스에 빽빽한 숲과 러프가 호위하고 있는 페어웨이와 솥뚜껑 그린 등 예상대로 오처즈골프장은 언더파 스코어를 쉽게 허용하지 않는 난코스였지만 한국 선수들은 일단 탐색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셈.
이번 대회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박지은은 페어웨이 안착률을 높이기 위해 드라이버 사용을 줄여 비거리 손실을 감수했지만 생각보다 그린 공략이 쉽지 않아 고전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지은은 13번홀(파5.456야드)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뒤 이글 퍼트를 집어넣으며 선두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으나 ‘승부처’로 꼽히는 16번홀(파4.439야드)에서 두번째샷 실수로 1타를 잃고 말았다.
그러나 이어진 17번홀(파3.178야드)에서 버디를 잡아내 다시 선두로 복귀한 박지은은 6개홀 연속 파행진 끝에 6번(파4.384야드), 7번홀(파3. 185야드)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해 순위표 윗줄을 양보해야 했다.
‘천재소녀’ 위성미(15.미국명 미셸 위)는 이글 1개, 버디 2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 등을 묶어 이븐파 71타로 선전했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며 이번 대회 최고의 인기 스타로 우뚝 선 위성미도 드라이버 티샷을 자제, 화려한 장타쇼보다는 실속을 택했다.
10번홀부터 경기를 시작한 위성미는 11번홀(파4.370야드)에서 가볍게 버디를 뽑아냈지만 15번홀(파4.377야드)에서 1타를 잃어 전반 9개홀은 소득이 없었다.
3번홀(파5.502야드)에서 1타를 줄이며 언더파 대열에 합류한 위성미는 5번홀(파3.158야드)에서 어이없는 더블보기로 뒷걸음쳤고 8번홀(파4.388야드)에서 보기를 보태 중위권으로 처지는 듯 했으나 마지막 9번홀(파5.527야드)에서 220야드 거리에서 5번 우드로 친 두번째샷을 홀 2.7m 거리에 떨어뜨린 뒤 회심의 이글을 잡아내 갤러리들의 열광시켰다.
파5홀 3곳에서만 3타를 줄인 위성미는 첫날 10위권 안팎에 자리를 잡는데 성공, 특혜 시비를 잠재우기에 충분했다.
올들어 다소 침체에 빠졌던 한희원과 김영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한희원과 김영은 박지은이 이글을 잡아낸 13번홀에서 나란히 이글을 뽑아낸 것이 상위권 도약의 원동력이 됐다.
이밖에 현지 언론이 ‘언더독’으로 지명한 장정(24)이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2타로 공동36위를 달렸고 ‘신데렐라’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은 초반 선두권에 오르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오버파 73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기대를 모았던 송아리(18.빈폴골프)는 버디 2개, 더블보기 1개, 보기 6개로 6오버파 77타를 치는 부진으로 하위권으로 밀렸다.
1라운드를 끝내지 못한 소렌스탐은 15번홀까지 버디 3개, 보기 1개 등 2언더파로 우승 후보 0순위다운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반에는 버디없이 2개의 보기를 범하며 하위권으로 밀리는 듯 했던 박세리는 10번(파3.163야드), 12번(파4.344야드), 13번홀(파5.456야드)에서 3개의 버디를 만들어내 언더파 스코어 대열에 합류했다.
13번홀까지 1언더파를 기록중인 박세리는 경기가 일몰로 중단됨에 따라 3일 1라운드 잔여홀을 포함해 23개홀을 돌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김미현(27.KTF)은 15번홀까지 6오버파의 부진으로 컷오프 위기에 몰렸다.
한편 올해 처음 US여자오픈에 출전한 무명의 아마추어 린시컴은 이글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로 5언더파 66타라는 놀라운 스코어로 깜짝 선두에 나서는 이변을 연출했다.
66타는 94년 캐롤 톰슨이 세운 US여자오픈 아마추어 18홀 최소타 기록과 동타이며 후반 9홀 30타는 US여자오픈 타이 기록이다.
린시컴은 특히 15번홀(파4.377야드)에서 티샷이 빗나가 그린이 나무에 가려졌는데도 120야드를 남기고 7번 아이언으로 친 펀치샷이 5m나 굴러가 컵 속으로 사라지는 행운의 이글을 잡아낸 뒤 감격의 눈물을 쏟아내 눈길을 끌었다.
작년 나비스코챔피언십 우승자 파트리샤 므니에-르부(프랑스)는 4언더파 67타의 맹타를 휘둘러 단독2위를 꿰찼고 4일전 프로 입문 13년만에 첫 우승컵을 포옹한 킴사이키(미국)와 미셸 레드먼(미국), 캔디 쿵(대만) 등이 1언더파 70타로 리더보드 첫 페이지를 언더파 스코어를 뜻하는 빨간색 숫자로 장식했다.
베스 대니얼, 오드라 벅스, 제시카 루이스(이상 미국),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등도 경기를 마치지 않았으나 언더파 스코어를 냈다.
이밖에 2002년 우승자 줄리 잉스터(미국), ‘메이저 사냥꾼’ 카리 웹(호주)도 이븐파 71타로 공동17위에 올라 반격을 기약했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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