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영(주필)
이슬람교는 7세기 초 마호멧이 만든 종교이다. 마호멧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전통을 이어 받았다면서 모세나 예수와 같은 중간 선지자가 아니라 유일신인 알라의 계시를 받은 최후의 계시자로 자처했다. 그는 포교의 방법으로 칼과 코란, 즉 무력과 교리를 사용하여 주변지역을 정복하여 생전에 아라비아반도 전지역을 거의 모두 통일하였다. 그 후 그의 후계자인 칼
리프 시대에 정복전쟁을 계속하여 영토가 소아시아와 북아프리카, 유럽의 이베리아 반도에 이르는 사라센 제국을 건설했다.
이리하여 중동이 지금 세계 최대의 종교인 이슬람의 본거지가 되었다. 세계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신봉하는 기독교인이 구교, 신교와 그밖의 계열을 합쳐 20억 정도로 가장 많았지만 가톨릭만은 10억, 개신교는 3억5,000 정도인데 비해 이슬람은 12억이니 단일 종교로는 세계 최대이다. 이것은 이슬람 교리의 우수성 보다도 이슬람 세력이 그만큼 포교를 위해 무력을
많이 사용하였다는 점을 반증하기도 한다.
이슬람 뿐만 아니라 과거 식민지시대에 기독교가 전파된 것도 정복에 의해 이루어졌다. 가톨릭 국가인 스페인과 폴투갈이 정복했던 남미의 여러 나라가 모두 가톨릭 국가가 된 것이 바로 좋은 예이다.
종교는 원시시대부터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주었다.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자연현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자연숭배로 시작된 종교는 다신교를 거쳐 일신교로 발전했고 자연종교에서 윤리종교로 발전했다.
또 단순한 두려움으로 인한 비합리적인 숭배가 인지의 발달과 함께 합리적 교리를 가진 종교로 발전했다. 과거에는 종교와 정치가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교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무력을 사용하면서 이런 전쟁을 성전으로 미화했다.
역사상 성전은 이슬람 세계에서만 정당화 되었던 것이 아니다. 유대교에서는 여호수아가 가나안지역을 정복하였고 중세 말 유럽의 기독교는 십자군 원정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종교를 위한 전쟁, 즉 성전의 내막을 보면 반드시 종교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종교의 이름을 내세워 다른 실리를 취하기 위한 일면도 있다. 이슬람의 정복사업과 가나안 정복은 영토 확장의 과정이었다. 십자군 원정에 유럽의 수많은 국왕과 제후가 호응하여 200여년간 원정이 지속되었던 것은 교황의 호소도 있었지만 당시 유럽사람들이 필요로 했던 성물과 향료를 조달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이처럼 종교의 이름을 내세운 성전은 종교 이외의 현실적 목적이 있었다. 종교가 정치와 그밖의 모든 생활과 직결되어 있을 때는 성전이란 미명으로 다른 목적을 일거에 달성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종교가 인간의 다른 생활과 구분된 시대이다. 종교가 무력을 앞세우는 성전이란 말은 허구일 뿐이다.
종교를 유형별로 나누면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현실의 복을 비는 기복형, 마음과 정신, 영혼을 수양하는 구도형, 현실의 잘못된 점을 바로 고치고자 하는 개벽형 등 세 가지라고 한다. 어떤 종교이든 이 세 가지 중 한두가지 또는세 가지가 합쳐진 형태이다.
그러나 어떤 형태이든 종교는 궁극적으로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지 결코 불행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하다. 만일 어떤 종교가 사람을 불행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린다면 그것은 사람에게 필요한 종교가 아니며 그런 종교는 더 이상 종교로 대접하지 말아야 한다.
9.11 테러 이후 아랍 테러리스트들이 걸핏하면 자신들의 테러행위를 성전으로 미화한다. 월드 트레이드센터를 공격한 테러리스트들은 이 성전에 목숨을 바치면 천당에 간다는 잘못된 신념으로 테러를 자행했다고 한다. 지금 이라크에서 테러행위를 하고 있는 「유일신과 성전」이라는 테러단체도 성전이라는 이름으로 무고한 인명을 참혹하게 죽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성전이 아니다.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야 하는 종교의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테러리스트의 짓일 뿐이다. 세계의 여러 나라가 테러와의 전쟁을 하고 있는 이 때 이슬람교가 테러분자의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된다. 이슬람교 스스로 성전이란 없다는 것을 만천하에 선포해야 한다. 그리고 성전이란 미명을 사용하여 이슬람교를
해치는 테러분자들은 축출해야 마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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