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팰리세이즈 팍은 상권의 95%가 한인 운영 비즈니스라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허드슨강을 바로 건너 맨하탄과 플러싱이 있고 또 멀리는 로스앤젤레스라는 대형 한인 밀집 도시가 있지만 팰팍처럼 한인들이 타운의 전체 상권을 손에 쥐고 있는 곳은 미 전역에서 찾아볼 수 없다. 이처럼 한인사회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팰팍에서 미 주류사회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단체는 다름 아닌 팰리세이즈 팍 한국 학부모회(회장 리타 김)이다. 매년 바자회와 어린이 날 행사 등을 통해 타운 교육 발전을 위해 애쓰는 팰팍의 ‘아줌마 군단’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팰리세이즈 팍 한국 학부모회는 올해로 창립 14주년을 맞고 있다.
80년대 중반부터 서서히 한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한 팰팍은 90년대에 들어서면서 뉴저지의 대표적인 ‘코리아 타운’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한국에서 갓 이민온 한인들 중 대부분이 한인 밀집지역인 플러싱에서 이민생활을 시작하듯이 팰팍 역시 한인 상권이 개발됐다는 이유로 이민 초기 거주지로 각광을 받았다.
한인 학생들이 각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 및 활동으로 인정받기도 하지만 언어소통과 문화차이로 인해 오해를 받거나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자녀들이 문화 차이에서 겪는 불이익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학부모회가 발족됐다. 14년전 발족할 당시 10여명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150여명의 학부모들이 회원으로 있는 거대한 단체로 발전했다. 팰팍 한인 학부모회는 제이슨 김씨가 뉴저지 한인사회에서 첫 교육위원으로 당선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5월은 팰팍 한국 학부모회에게 있어 가장 바쁜 달이다. 이 단체의 가장 대표적인 연례 행사인 장학기금 마련 바자회와 어린이날 행사가 같은 달 열리기 때문이다.
매년 5월초 린드버그 초등학교에서 개최되는 장학기금 마련 바자회를 통해 학부모들은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이 학군의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모금해오고 있다. 모금된 장학금은 졸업시즌에 맞춰 팰팍 교육위원회로 전달된다. 올해에도 학부모들은 1,500달러를 모금, 최근 교육위원회측에게 전달했다.
팰팍 한국 학부모회 현 회장인 리타 김씨는 자녀의 교육에 대한 팰팍 학부모들의 열정은 전 세계 그 어느 곳에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며 바자회 행사 때마다 학부모들이 쏟는 노력과 정성, 그리고 시간은 자녀들을 위한 부모의 마음을 그대로 반영해준다고 밝혔다.
박은림 전 회장은 현재 150여명이 회원으로 있는 학부모회는 장학사업과 함께 교육자재 지원 및 학교 환경개선을 위한 각종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며 교육청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 교육여건개선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5월 중순께 실시되는 ‘어린이 날’ 행사 역시 팰팍의 주요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이 행사는 한국의 어린이 날 문화를 미 주류사회 어린이들에게 심어주자는 취지로 지난 10년간 개최돼 오고 있다. 지난 5월 28일 린드버그 초등학교에서 열린 어린이날 행사에는 10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참석, 동물쇼와 태권도 시범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김 회장은 이 행사가 매년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었던 이유는 학부모들의 끊임없는 노력 때문이라며 미 주류사회의 한국 문화를 심어준다는 자부심을 갖고 이 행사에 학부모 모두가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바자회 행사와 어린이 날 행사에는 샌디 파버 팰팍 시장도 지난 수년간 참석해 오고 있어 이 지역 한인 학부모들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다.
박 전 회장에 따르면 학부모회는 이 지역 미 주류사회에 한국인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사실 한인들이 처음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했을 때 미 주류사회가 우리를 배타시 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어요. 학부모들이 모여 상의한 결과, 미 주류사회가 한인들에 대해 좋은 인식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결론을 내렸죠. 그래서 바자회와 어린이 날 행사를 통해 한인들의 교육 열정을 그들에게 알려주고 아울러 미국 PTA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팰팍 한국 학부모협회는 학생들의 졸업식 파티를 위해 미국 PTA측에게 상당한 액수의 예산을 지원하는 등 각종 교육 관련 행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국 학부모회는 이제 팰팍 PTA에 있어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단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며 이는 현 회원들과 선배 회원들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인터뷰] 리타 김 회장
한인 학부모들과 미국 교사들간의 통역관으로 나섰다가 학부모협회장까지 맡게 됐습니다.팰리세이즈 팍 한국 학부모회의 리타 김 현 회장은 8세때 미국으로 온 완전한 한인 1.5세 학부모이다.
부동산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김 회장은 수년전 팰팍 고등학교의 한 미국인 카운셀러로부터 ‘한인 학부모와 대화를 해야되는데 통역을 해줄 수 있겠느냐’라는 부탁을 시작으로 학부모회와 인연을 맺었다. 그동안 학부모회의 성실한 일꾼으로 일해오다가 얼마 전 회장직을 맡게됐다.
김 회장은 자녀들이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하고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녀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학부모들이 직접 학교 활동에 참여하는 것은 자녀들에게 관심을 갖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어 바자회와 어린이 날 행사를 준비하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다라며 하지만 이와 같은 행사를 통해 한인 학생을 이해하고 한인에 대해 마음을 여는 미국인 교사들이 늘고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라고 덧붙였다.
<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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