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창흠(편집위원)
아이들의 들뜬 목소리로 떠들썩해지는 시기. 여름방학이 다가온다.
아이들은 방학동안 할 일을 궁리하느라 자못 바빠진다. 기대감으로 가슴 설레는 아이들과 달리 한인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여름방학을 맞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보내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 마련이다.
이런 시점에서 자녀들이 알찬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부모의 역할을 생각해 보자.교육관계자들은 부모가 자녀의 방학을 귀찮게 여기면, 아이들도 방학을 결코 알차고 보람있게 보낼 수 없다고 한다. 부모들이 방학은 아이의 경험의 폭을 넓혀주고 가족의 사랑을 더욱 다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라는 의미일 것이다.
아이들이 여름방학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부모들은 아이의 놀고 싶은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아이들이 방학을 기다리는 이유는 무엇보다 자유롭게 놀 수 있다는 기대 때문이다. 부모도 어린 시절 그랬다. 방학 때 놀고 싶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아이에게 다가가는 첫걸음이다.
하지만 계획 없이 노는 것은 갈등의 요인이 되는 만큼 아이들과 서로 어떻게 놀 것인지 의논을 하여 학기 중에는 할 수 없었던 만나지 못했던 사람 만나기, 보고 싶었던 것 보기, 가고 싶었던 곳 가보기 등을 해주는 것이 좋다.
방학 동안 부족한 학습을 메우는 것은 좋지만, 부모의 욕심이 가미된 지나친 학습은 역효과를 낸다고 한다. 때문에 부모들은 아이가 부족한 한두 과목을 목표로 잡아 흥미를 유발하는 수준에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아이와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아가는 것도 한 방법. 방학은 아이를 책과 가깝게 만드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아이와 함께 서점이나 도서관을 찾아, 아이가 책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한다. 이때 부모는 아이 스스로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준다는 조언자적 자세가 중요하다고 한다.
다양한 캠프, 체험학습으로 몸과 마음을 쑥쑥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에게 다양한 집밖 활동에 참가시킴으로서 여름방학의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아이가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친한 친구 몇 명을 모아 집에서 가까운 박물관, 과학관, 동·식물원, 영화관, 유원지 등에 보내는 아이들만의 여행을 보내는 것도 자립심과 협동심을 길러준다. 같은 동네에 사는 친구 집으로 ‘베개 여행’을 다녀오게 하는 것도 좋다. 나중에 친구의 부모에게 얘기를 듣다보면 내가 보는 아이와 다른 점을 발견할 수도 있다.
방학숙제나 일기 쓰기는 가족여행이나 캠프참가 등을 과제로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본다. 가족여행 코스의 일부로 찾은 가까운 박물관이나 캠프의 경험을 정리한 것만으로도 훌륭한 과제물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의 알찬 방학을 위해서는 방학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학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성취감과 자율을 맛보게 된다. 이때 부모의 역할은 방학계획은 아이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것을 세우도록 하고,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 있게 격려한다.
사사건건 간섭하기보다는 옆에서 지켜보다가 아이가 생활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면 도움을 주겠다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며칠 후면 여름방학이 시작된다. 여름방학이 되면 한인학부모들은 아이들이 2개월의 긴 여름방학동안 공부를 위한 보충수업을 할 수 있도록 입시전문학원에 보낸다. 예체능 전문 학원에 보내기도 한다. 한국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하계모국프로그램이나 고국에 있는 친, 인척 자녀들과 함께 어울려 생활하며 자연스럽게 한글 등을 배우도록 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국에 보내기도 한다.
예전과 달리 한국에서 실시하는 각종 하계프로그램이나 극기훈련 등 뿌리교육을 위해 아이들을 고국으로 보내는 학부모들이 꽤 늘어난 것 같다. 이처럼 한인학부모들이 아이들의 여름방학을 위해 힘쓰는 모습은 매우 다양하다. 공통적인 목적은 ‘아이들의 알찬 여름방학 보내기’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매년 자녀들의 여름방학 계획은 대부분 아이들보다는 부모의 뜻대로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올 여름방학에는 부모와 자녀들이 함께 가족회의나 대화의 시간을 통해 방학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면서 더욱 알차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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