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제안 ‘기업도시’도 급물살 탈 듯
(서울=연합뉴스) 엄남석기자
노무현 대통령은 18일 새로운 경제도약 전략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노와 사가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하는 ‘뉴딜프로젝트’를 추진해 갈 것을 제안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산업자원부가 공동으로 마련한 ‘일자리창출을 위한 투자전략 보고회’에 참석, 수도권과 지방이 함께 발전해 가는 모델, 노와 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주고받는 상생의 경제모델을 뉴딜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면서 지금이 바로 뉴딜프로젝트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지난번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들과의 회동에서 모두 47건의 건의가 이뤄져 이 중 27건이 해결되고 나머지 20건이 해결과정에 있다고 밝히고 지킬 것은 확실히 지키고 풀 것은 과감하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표들의 청와대 회동 후속조치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주요 경제부처 장관과 삼성 이건희 회장,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 등 주요그룹 총수, 중소기업 대표와 국회의원, 학계, 노동계, 시민단체 대표 등 350여명이 참석했다.
◆ 상생의 `뉴딜 프로젝트’ 추진= 노 대통령은 이날 마무리 발언을 통해 오늘 이 자리가 우리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략적 변곡점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뉴딜 프로젝트는 상생의 전략이라고 이름 붙여도 좋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는 신뢰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존중하고 상대방의 입장을 수용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상생의 가능성을 하나 둘 씩 쌓아가면 도약의 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작년에 수도권관련 규제를 몇 건 풀었을 때 심각한 싸움이 벌어지지 않았다면서 이는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대해 지방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나는 반기업적 대통령이 아니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는 대통령 혼자서는 안되고 국민적 지지와 양해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기술혁신을 위한 투자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인력양성에도 범국가적 역량을 집결하고 있다고 밝히고 규제를 풀 수 없는 것은 시간과 비용, 도장의 갯수를 줄여나가도록 직접 챙길 것이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전경련이 최근 제안한 ‘기업도시’에 대해 기업에 대해 많은 특례를 요구하는 점만 부각되고 지방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 전달되지 않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정부의 지방혁신도시와 전경련의 기업도시가 언젠가는 만나 통합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강동석 건설교통부 장관은 이와관련, 토론회 답변을 통해 정부도 기업이 주도하는 기업도시를 환영하며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달내로 건교부내에 실무지원팀을 구성해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토지수용권, 개발이익분배 등 문제가 되는 부분을 면밀히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특별법을 제정할 것이라고 밝혀 기업도시 추진이 급물살을 타게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부가 기업도시 후보지에서 수도권과 충청권을 배제하고 있는 반면 전경련은 기업도시 건설 예외지역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분명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추진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 주요기업 투자 ‘비전’ 발표= LG경제연구원 이윤호 원장은 총괄보고 형식의 주제발표를 통해 올들어 대기업들이 지난 해에 비해 큰 폭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면서 특히 5.25 청와대 회동에 참석한 15개 그룹의 올 투자계획액이 46조원으로 작년 실적 대비 34.2% 증가, 5월까지 집행하고 남은 잔여분 29조원을 차질없이 이행하면 투자활성화에 다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투자사례 발표에서 삼성그룹은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황창규 사장을 통해 올해의 19조3천억원을 포함, 2006년까지 3년간 시설투자 49조원, 연구개발(R&D) 투자 21조원 등 총 70조원의 투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이같은 투자에 따른 직접적인 고용창출만 6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원부자재, 설비, 건설, 부품 등 관련산업의 연관효과까지 감안하면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은 대형 투자프로젝트를 추진하려면 이공계 인력 양성과 첨단단지 조성 에 관련된 제반 인프라 및 법규 정비, 첨단 산업 육성을 위한 국가적 대형 프로젝트 추진 등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LG그룹의 김쌍수 부회장은 향후 10년간 총 25조원을 투입, 파주에 LCD 단지를 조성해 2만5천여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것을 비롯, 총 57조2천억원 투자, 5만6천여명의 고용창출 계획을 발표했다.
LG는 특히 5.25 청와대 회동 때 제기한 LCD 관련 LG 계열사의 LCD 파주 산업단지 입주 및 LG전자 보유 수도권 부지의 R&D센터 건립 허용 건의를 경제장관간담회 뿐 아니라 정부 각 부처에서 신속히 검토해 주고 있는 데 대해 감사의 뜻을 나타냈다.
SK그룹은 SK㈜ 신헌철 사장을 통해 오는 2007년까지 에너지.화학부문 8조1천억원, 정보통신 10조4천억원 등 총 20조원을 투자, 지난 3년 평균 투자실적 대비 20% 이상 투자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소기업 대표로 참석한 웅진식품의 조운호 사장은 쌀과 현미, 매실 등 한국적 원료를 이용한 신제품 개발에 5년간 1천10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1천300명의 추가 고용을 창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청업체와 모범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 ㈜호원의 양진석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협력사에 연평균 1조6천억원의 자금지원을 하고있는 점을 예로들면서 부품소재 중소기업이 성장하려면 모기업과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날 투자사례 발표에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협력업체 기술 및 자금지원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동반성장을 위해 4년간 6조5천억원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고려대 어윤대 총장의 사회로 김정태 국민은행장, 서정해 경북대 교수, 금호 아시아나 박삼구회장, ㈜헤리트 한미숙 사장, 매일경제 온기운 논설위원 등이 패널로 참여해 중소기업 자금공급 확대, 지방경제 활성화, 관광-레저 등 서비스산업 육성, 여성인력 활용제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와 규제완화에 대해 밝혔다.
삼성 이건희 회장과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은 대기업 총수 대표로 발언권을 얻어 중소기업 육성과 고용창출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나갈 것을 약속했다.
◆ 정부도 ‘화답’= 오 명 과기부 장관, 이희범 산자부 장관, 강동석 건교부 장관, 김대환 노동부 장관, 강철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등도 이날 토론회 말미에 답변형식을 빌어 투자활성화를 위한 재계의 규제완화 및 각종 건의사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오 명 과기부 장관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물론 대기업에도 중소기업연구인력 지원을 확대하고 수도권내 기업연구소 설립 허용문제도 적극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희범 산자부 장관은 해외자원 개발을 위한 지원금리를 현행 3.25%에서 2.5%로 내리고 융자금액도 570억원에서 내년에는 배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강동석 건교부 장관은 기업도시 건설 지원 약속과 함께 첨단산업단지 인프라 지원과 관련, 아산 탕정산업단지 4천억원을 비롯해 각종 지원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eomns@yna.co.kr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