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사기사건’겹쳐 뒤숭숭
전반적인 경기회복 속에서 다운타운 의류업계는 파산, 사기 등 잇단 악재가 겹쳐 몸살을 앓고 있다. 올 초부터 ‘팩토리2U’ ‘겟죽스’ ‘원프라이스클로딩’ 등 미 대형 소매체인들의 파산이 줄을 이었고 지난 5월엔 한인업체인 ‘V제너레이션’마저 890만달러의 채무를 진 채 챕터11을 신청, 한인업계에 큰 파장을 미쳤다. 또 지난달 다운타운을 강타한 C+ 사건은 피해자들이 극도로 노출을 꺼리면서 일파만파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낳아 봉제, 원단 등 하부구조까지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 경제의 회복을 예고하는 청신호가 쏟아져 나오면서 여름장사에 기대를 걸었던 다운타운은 체감경기가 덜 활성화된 상태에서 이 같은 악재마저 겹치자 뒤숭숭한 분위기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도 적극적인 주류시장 개척, 디자인 및 브랜드 개발, 남과 다른 아이디어 등 자기만의 경쟁력으로 견실하게 성장하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올 상반기를 마감하는 시점에서 다운타운 의류업계의 명암을 진단해 본다.
한인 도매업체도 재정악화 폐업‘불똥’
C+사건 피해‘쉬쉬’심리위축 부작용
주류시장 공략등 활로개척 업체도 많아
▲잇단 대형 소매업체 파산
상반기 의류업계는 계속된 파산의 후유증을 톡톡히 앓았다. 팩토리2U, 겟죽스, 원 프라이스 클로딩, 웨더베인 등 주류 체인에 이어 한인업체인 V제너레이션마저 파산을 신청, 물건 넣고 대금을 받지 못한 업주들의 주름살이 깊어졌다. 한인의류협회에 따르면 V제너레이션에 수십만달러를 물린 중견업체 C사, G사 등 샌피드로 홀세일마트의 한인 도매업체 2곳이 재정악화를 이기지 못해 결국 문을 닫았다.
한인업체들의 피해가 잇따르자 금융권에서는 도매업자들이 거래업체의 재무제표를 확인하고 납품할 것을 경고했으며, 채권자들은 부실구좌를 허용하는 한인은행의 신용불감증을 강력 비판하기도 했다.
▲C+ 사건으로 인한 위축
C+사 투자사기 사건은 당사자보다 제3자들이 말에 말을 보태는 결과를 낳았다. 피해사실을 고발해야 할 투자가들이 오히려 쉬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봉제업계에 따르면 일부 원청업체들이 1층에서 렌트가 비교적 싼 2층으로 옮기며 몸체 줄이기에 나서는 등 심리적 불안이 실제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의류협회 허혜영 사무국장은 “쇼룸을 처분하는 등 업소 규모를 줄이는 회원사들은 사실상 지난해부터 있어 왔다”며 “복합적인 요인이겠지만 회원사들이 위축되면서 좋지 않은 소문이 나도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원단 등 의류업체들과 거래하는 관련업계에선 납품하기 겁난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모 원단업체 사장 K씨는 “앞으로 한두 달은 물건 안 넣고 지켜봐야겠다는 업주들도 있다”고 전했다.
▲수입산 홍수와 치열 경쟁
한인의류업계의 고질적 문제 중 하나는 좁은 시장에서의 경쟁이다. 다운타운이 호경기를 구가하던 시절 한인의류도매업체는 부쩍 늘어 800~ 1,000여개를 헤아리나, 시장 다변화보다는 가격경쟁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2월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공식 경고한 의류 및 섬유 쿼타 폐지의 부담이 시시각각 업주들을 조여 오고 있다. 이밖에 키머니와 고가 렌트 등은 여전히 다운타운의 숙제로 남아있다.
▲차별화와 적극적인 공략
이 같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소리 소문 없이 잘하는 한인업체들은 적지 않다. 미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다는 각종 지표도 다운타운을 촉진시키는 활력제다.
하나금융의 서니 김 사장은 “다운타운이 최근 힘든 시기를 거쳐 온 게 사실이나 크게 보면 부분일 뿐”이라며 “잘 하는 업체들은 신속한 최신정보 습득, 적극적인 주류공략 등의 공통점을 갖는다”고 설명한다.
쿼타 폐지에 대해서도 중국산과의 차별화, 수입활로 개척 등 생존 대책을 활발하게 모색하며, 자체 브랜드를 개발하거나 토털 패키징 시스템으로 생산경비를 절감하는 등 자기만의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주니어 여성의류업체 ‘코투라’는 노스트롬 등 미 백화점을 상대로 꾸준히 매출을 늘려 최근 버논시에 600만달러 규모의 자체공장 매입절차를 밟고 있다. 다운타운에 2개의 쇼룸을 운영하던 이 업체는 데님에 주력하기 위해 니트 쇼룸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C+ 사건 때문에 문 닫는다’는 헛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코투라’의 데이빗 정 사장은 “주류시장 경기는 지난해 이후 사실 괜찮아지고 있다”며 “한인들이 상대적 불경기에 갇혀 있지 말고 공격적으로 주류 활로를 개척할 것”을 조언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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