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거의 모든 운동경기는 끝까지 지켜보아야 한다. 처음에 지고 있는 경기라고 할지라도 경기가 끝날 무렵 몇 분 몇 초안에 다른 상황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번 2004년 LA Lakers가 서부리그 준결승전리그 5차전 경기에서 San Antino Spurs에게 2점을 뒤진 상태에서 0.4초를 남겨놓고 3점 슛을 성공시키는 바람에 의욕을 잃은 Spurs를 이기고 서부리그 결승전은 물론 최종 결승리그에 올라가게 되었다. 인생도 때로는 운동경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처음도 중요하지만 마지막이 더 중요하다. 마지막이 중요하기 때문에 안심보다는 근면함을, 과욕보다는 만족을, 자신보다는 주위를 돌아보는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살아간다는 것은 모험이 아니라 도전이 되어야 한다. 한순간에 끝나버리는 도박이 아니라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고, 탐험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단 한번밖에 없는 시간이기에 즐겁게 행복하게 사는 것보다는 신중하게 살아야 할 필요가 있다. 바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도 여유와 조용한 만족을 누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 저절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그냥 마시는 커피에도 그윽한 향이 있음을 무시한 채 살아갈 수 있다. 그냥 졸음을 깨기 위해 마시든지, 아니면 습관적으로 마실 수 있다. 가볍게 다가오는 농담도 재치 있게 넘어 갈 수 있는 것을 너무 긴장 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지나치게 예민하여 얇은 가슴 판에서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어떤 사람은 삶이 두려워서 자기 스스로 인생을 중도에서 포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지나치게 인생을 과욕하여 자기의 분수를 모르고, 질주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누군가가 인생은 Go Stop(고스톱)을 잘해야 성공한다고 우스운 소리를 하는 것을 들었다. 사실 그렇다. 시간의 도로를 달리는 인생의 자동차는 때로는 서야 하고, 때로는 달려야 한다. 내가 서있든, 달려가든 시간은 흘러가지만 강약을 조절해 갈 때 마지막까지 완주할 수 있는 것이다. 유행가의 가사처럼 인생은 “사랑도 있고, 눈물도 있고, 슬픔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부분적으로 단정하는 것보다는 전체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사랑이 있을 때는 따뜻하게, 눈물이 있을 때는 수건을 준비하고, 슬픔이 있을 때는 극복해 가는 인내가 있어야 한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사도였던 바울은 이렇게 자기의 인생을 회고하며 고백한다. “ 7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8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 (딤후 4:7-8))
인생의 최후의 순간까지 자신의 속도를 조절하여 자기에게 주어진 생의 마지막 부분까지 부끄러움 없이 살았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헤르만 헤세는 모든 인간에게 세상에서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의 가장 깊은 곳 영혼에서 사람들과 환경을 사랑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보리죽을 떠먹든 맛있는 빵을 먹든 누더기를 걸치든 보석을 휘감든 사랑하는 능력만 있으면 세상은 좋은 세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어느 누구나 사랑을 줄 수 없을 만큼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은 없으며, 사랑을 받지 않아도 될 만큼 모든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없다. 어느 누가 가난하든지 부하든지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인생의 주어진 시간이 단 5분밖에 남지 않을 때가 올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 때 무엇을 할 것인가를 준비해야 한다. 맛난 음식, 좋은 집, 멋진 자동차, 그리고 가득한 재물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어리석은 것이다. 만일 우리 인생이 단지 5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 모두는 기억나는 사람들을 부르든지, 아니면 전화를 걸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하여 더듬거리며 그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그 동안 미워한 것을 용서해달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일초는 조용한 미소를 마음속에 그리며 또 다시 다가오는 내세의 세계를 향해 날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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