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디아에 있는 스터티반트 폭포. 물길이 센 것으로 유명하다.
투명한 계곡물 “휴~우 살맛나네”
대낮 뙤약볕으로 한껏 달궈진 도심의 아스팔트길에 서면 갑갑하고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럴 때는 싱싱한 초목의 냄새가 물씬 풍기고 맑고 차디찬 시냇물이 콸콸 흘러 넘치는 산골을 찾아서 심신에 낀 때와 피곤을 씻는 것이 최상이다. 강우량이 적은 LA 지역에서 물이 철철 넘치는 계곡이나 대형 폭포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지만 높은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제법 크게 개천을 만들고 30~60피트 높이의 폭포 떨어지는 곳이 여러 군데 된다. LA에서 멀리 않고 차에서 내려서 많이 걷지 않는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계곡 폭포 관광지들을 주말나들이 장소로 소개한다.
크리스탈 레이크 계곡
크리스탈 레이크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어린이들.
LA
한인타운에서 불과 30마일 정도 떨어진 남가주 유명 휴양지 크리스탈 레이크는 남가주에서 가장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계곡 관광지 중 하나이다.
LA에서 10번 프리웨이를 이스트를 타고 약 30분 정도 달리면 39번 도로 표지판과 함께 아주사(Azusa) 애비뉴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내려 북쪽으로 한참 가다가 210번 프리웨이를 지나고 주택가가 끝나면서 같은 길이 계속 연결된 샌개브리엘 캐년 로드(San Gabriel Canyon Rd.)로 접어들게 된다.
이곳부터 길가에 목장이 펼쳐지고 오르막길이 전개된다. 한 5분만 더 가면 샌개브리엘 댐이 나오고 이어서 5분을 더 올라가면 LA에서도 유명한 모터사이클 놀이터를 만나게 된다. 이어서 조금 위로 전진하면 계곡 자갈밭 시원한 냇물에서 아이들이 물장난 치며 즐거운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이 목격된다.
앤젤레스 국유림에서 겨우내 쌓였던 눈이 녹아 계곡류로 내려오는데 물이 여간 차가운 게 아니다. 한가지 흠이라면 주말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계곡을 따라 산으로 더 올라가면 ‘크리스탈 레이크 레크리에이션’ 공원이 나온다. 피크닉 시설과 매점, 바비큐 시설 등이 완벽하며 그늘진 곳이 많아 주말 하루를 보내기 좋은 곳이다. 파킹장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어가면 오솔길을 따라 작은 천연호수가 있는데 이것이 바로 크리스탈 레이크이다. 호숫가 양편에 낚시를 즐기는 강태공들이 즐비하다.
스터티반트(Sturtevant) 폭포
아케디아 챈트리 플랫(Chantry Flat) 캠핑장 인근에 있는 유명한 폭포이다. 절벽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이곳은 물길이 센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주말이면 폭포수 밑에서 수영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폭포가 만들어내는 무지개를 보면서 시원하게 여름 한나절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폭포수의 광경은 LA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신선한 감동을 준다. 절벽 위로 바위를 따라 기어 오른 푸른 이끼들이며 주위에 우거진 참나무 숲과 엘더나무 숲 그리고 온갖 야생화가 앙상블을 이뤄 도시생활에 찌든 마음을 깨끗하게 순화시켜 준다.
가는 길 LA에서 210번 프리웨이를 타고 가다가 아케디아(Arcadia)시에서 나오는 Santa Anita Ave.에서 내려 북쪽으로 향한다. 길은 곧 꼬불꼬불 산길로 변한다. 산길로 6마일 정도 가면 챈트리 플랫 캠핑장 사인이 나온다. 여기서 차를 세우고 1마일 정도 폭포로 안내하는 표지판을 따라 가면 도착하게 된다.
스위처(Switzer) 폭포
폭포 인근에서 수영하기도 좋은 스위처 폭포.
과거 한때 남가주 주민들에게 상당한 인기를 누렸던 주말 휴양지이다. 캠핑장 가까이에 50피트 높이의 폭포가 있고 참나무와 엘더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곳이다. 폭포에 너무 가까이 다가갔다가 추락해서 죽었다는 경고문이 있다. 주말에는 사람들이 붐비기 때문에 주중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가는 길 라카냐다에서 2번 앤젤레스 크레스트 하이웨이를 타고 11마일쯤 산길로 올라가면 왼쪽으로 클리어 크릭(Clear Creek) 레인저 스테이션이 나오고 곧 오른쪽으로 스위처 캠프 사인이 나온다. 여기서 차를 세워 두고 1마일쯤 트레일을 따라 내려가면 캠프장이 나오고 폭포로 가는 안내판도 만날 수 있다.
샌안토니오 폭포/캐년
겨울철 스키장으로도 잘 알려진 마운틴 볼디(Baldy)를 오르는 계곡에 있는 샌안토니오 캐년은 LA 인근에서 피서를 하기 좋은 산골로 잘 알려진 곳이다.
산중턱 높다란 절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60피트의 삼단 폭포는 아주 아름답기로 유명한데 수량은 그리 풍부하지 않지만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벽을 타고 탐스럽게 흘러내리는 폭포가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특히 폭포 밑으로 한낮에도 햇빛이 들지 않는 울창한 숲 속을 흘러내리는 시냇물은 손발이 시릴 정도로 차갑고 맑다.
가는 길 LA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고 50마일 정도 가다 마운틴 애비뉴(Mountain Ave.)가 나오면 북상한다. 이 곳에서 약 15마일 정도 가면 스키장이 나오고 스키장 입구 바로 전에 왼쪽으로 꺾어지는 소방도로가 나 있는데 이 근처에 차를 세우고 소방도로를 따라 반마일 정도 걸어 올라가면 폭포에 도달한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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