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한 규율 정하고 자녀와 특별한 시간 자주 가져야
대부분의 학교가 이번 달 말부터 방학에 들어간다. 우리 자녀들은 방학을 어떻게 보내게 될까? 고학년의 경우 여름 학기를 신청하여 두세 과목을 듣는 경우가 많을 것이고, 저학년의 경우 자녀는 방학이지만 부모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기 때문에 아침부터 학원에 다니는 경우가 흔하다.
그렇다면 아침에 일어나는 기상 시간도 학교 다닐 때와 비슷하기 때문에 매일매일 늦잠을 잘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또한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방학중의 자녀에게 바라시는 사항은 책을 많이 읽을 것, 지난 학기에 부족한 과목을 다시 복습할 것, 나아가 다가오는 새학기를 대비하여 미리 공부해 둘 것 등이기 때문에 자녀가 방학이라고 해서 부모님이 선뜻 “그래 한 학기 동안 수고했다. 앞으로 개학 때까지 마음 편히 너 하고 싶은 데로 실컷 놀아라”고 하시지는 않는다. 빈둥거리며 놀자니 부모의 눈치가 보일 것이고, 곰곰히 따져보면 자녀가 방학이라고 엄청난 특권을 누리는 것도 별로 없는 것 같다.
“방학인데 뭐 어때!”는 자녀들의 마음을 한마디로 압축한 적절한 표현이라고 본다. 방학이니까 밤에 더 늦게 자도 뭐 어때, 텔레비젼 좀 더 많이 봐도 뭐 어때, 심심하니까 컴퓨터 게임 더 오래해도 뭐 어때 등 자녀의 입장으로서는 방학을 최대로 활용하여 있는 특권 없는 특권을 다 누리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부모님들 역시 “애들도 방학이니까 좀 놀아야지 어떻게 학교 다닐 때처럼 규칙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겠느냐. 그리고 부모가 방학이라고 같이 시간을 보내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방학 때는 아무래도 느슨하게 보내게 된다”는 입장이 많다. 물론 방학은 학교 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고 친구들과의 사회성을 발달시켜 가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방학이니까 뭐 어때”라는 생각이 자녀 행동의 모든 것을 봐주는 핑계거리가 될 수는 없겠다. 예를 들어 고학년의 경우 부모님들은 대부분 학기 중에는 자녀의 주중 외출을 제한시키고 금요일이나 토요일 등의 주말에 친구들과 어울리도록 지도하신다.
그런데 방학중이므로 주중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훨씬 많아지는 것은 방학의 즐거움이자 특권이 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귀가 시간까지 자동적으로 늦은 밤으로 연장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또한 방학중이므로 취침 시간이 학기 때 보다 다소 늦어지는 것은 방학의 여유로움 중의 하나이겠으나 이러한 사항이 곧장 자녀가 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부모가 허락한다는 뜻은 아니다.
이처럼 방학중에도 자녀가 학교에 다닐 때와 일정한 규율을 정해 주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론 방학의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는 특권을 위해 부모님이 융통성을 발휘해주심도 함께 밸런스를 맞추어야 한다. 요점은, 각 가정마다 “방학이니까 뭐 어때” 상황을 어디까지 허락하실 지 미리 생각해 보시는 것이 중요하다고 여긴다. 방학 때 놀러가지 못하게 막는 것이 아니라 귀가 시간을 포함한 부모님의 기대치와 규율을 부모와 자녀 모두 정확히 이해하도록 이야기를 나누셨으면 한다.
또한, 부모-자녀 간에 ‘특별한 시간’을 더 자주 갖는 것도 방학 기간 중 자녀들이 즐길 수 있는 특권이 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하는 ‘Movie Night’을 더 자주 해보는 것, 혹은 정반대로 매일 텔레비젼을 보느라 앉아있는 거실 소파에게 1주일간의 방학을 줌으로써 텔레비젼을 보아왔던 시간에 가족이 함께 게임을 하거나 다른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정하는 것 자체도 좋은 자녀 교육의 예시가 될 것이다.
자녀들의 방학 때 아버지들도 함께 게임을 하는 시간을 할애하시거나 간단한 간식을 함께 만들어보시거나 방학 중 가고 싶은 근교의 행선지를 정해보거나 이번 방학에는 한 달에 한번 이와 같은 시간을 가지자고 계획해보는 것 등은 방학을 즐기는 여유로운 특권이 될 것이다. 부모님들의 바쁘신 스케줄에서도 “방학인데 뭐 어때”의 원리를 도입하여 모쪼록 좋은 추억거리가 되는 시간을 많이 가지시기를 기대해본다.
신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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