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류신분 상관없이 공립교 재학 가능
SSN 기입 요구시 거부해도 상관없어

매년 여름 방학이면 어학연수를 겸해 한국에서부터 한인학생들이 대거 미국으로 몰려온다. 이들 중 때로는 이곳에서 학업을 계속하기도 한다. 때문에 항상 이맘때면 쏟아지는 질문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불법 체류자도 공립학교에 재학할 수 있는지 여부다. 물론 가능하다. 아동옹호기관인 AFC는 최근 이민자 학생과 학부모들이 뉴욕시 공립학교 재학 시 알아두어야 할 권리에 대한 가이드 책자를 발행했다. 그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등록 연령
뉴욕시 공립학교는 5세부터 21세까지 재학할 수 있다. 학교는 학생이 입학을 신청한 뒤 5일 이내에 등록을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4세인 경우도 공립학교 프리스쿨에 등록할 수 있지만
이는 프리스쿨이 의무교육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선택사항일 뿐 의무는 아니다.

■체류 신분은 불문
이민자 학생들은 본인은 물론, 부모의 미국내 체류신분에 상관없이 시내 공립학교에 재학할 권리가 있다. 입학 신청 시 학교 관계자는 등록학생이나 그 가족의 체류신분을 물어볼 수 없다. 때로 입학 신청서에 소셜 시큐리티 번호(SSN)를 기입하라고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기입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학생들은 체류신분에 상관없이 학교에서 제공하는 아침 및 점심
무료 급식, 교통, 교육 등 각종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학급 배치
이전에 재학했던 학교의 학년에 맞춰 새로 등록할 학교의 학년이 결정된다. 또 이전에 학교를 다닌 기록이 없더라도 학교는 입학을 신청한 학생의 등록을 즉시 받아들여야 하며 이 경우 연령에 맞춰 학년을 결정해줘야 한다. 이전에 학생이 재학한 학교에 연락해 관련 기록을 받는 일은 새로 등록한 학교의 몫이다.

■학교 선택 권리는 학부모에게
학부모는 자녀가 등록할 학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우선은 거주지역내 학교에 등록하도록 되어 있으나 이를 원치 않을 경우 학군 사무실에 특별 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항상 승인되는 것은 아니지만 길은 열려있다.

■외국에서 학교를 다닌 경우
한국 등 외국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미국 학교에 입학하게 된 경우 학교의 학생 성적 기록은 반드시 영문으로 번역해 보관돼야 한다. 번역은 학교나 시교육국, 또는 외부기관에서 맡을수 있다. 이는 학생의 학업수준을 측정하고 학점을 계산하기 위한 것으로 번역 서비스가 없는 언어일 경우 학부모들은 자국 대사관을 통해 번역 서비스를 제공받아서라도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학교 기록이 전무한 이민자 학생
아예 학교를 다닌 적이 없던 학생이라 할지라도 공립학교에 즉시 입학할 수 있다. 이때 학교는 구두로 학생의 모국어 실력을 측정하고 과목별 평가를 실시, 학생의 프로필을 작성하는 한편, 학생 실력에 맞는 적당한 학급에 배치해야 한다. 학생의 모국어 구사 능력은 같은 언어를 구사하는 학교 관계자나 입학 카운셀러 등이 평가해 결정한다.

■학습장애가 있는 이민자 학생
학교는 이민자 학생에게서 신체적 또는 학습장애가 발견된 경우 전문평가를 통해 특수교육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시 교육국은 이민 온지 2년 미만 된 학생들을 특수교육반에 배치시키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생들이 언어 문제로 인해 자칫 학급 배치를 잘못 받게 되는 일이 없도록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단, 학부모의 요청이 있을 경우에는 가능하다.

■이민자 학생 대상 영어교육
-이중언어교육(Bilingual Education): 모국어와 영어를 수업시간에 함께 사용해 학생들을 교육한다. 초기에는 학생들의 모국어 사용 비중이 많지만 점차 모국어보다는 영어 사용 비중을 늘려가며 가르친다.

-이원언어 교육(Dual Language Program): 영어를 구사하는 학생들과 이민자 학생들을 한 학급에서 함께 교육하는 것으로 영어와 제2외국어를 동시 교육하는 효과를 목적으로 한다.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모든 수업을 쉬운 영어로 진행한다. 이민자 학생의 절반 가량은 ESL반에 등록돼 있는 실정이다.

■이중언어/ESL 등록 자격
이민자 학생이 공립학교에 등록하면 학부모들은 가정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에 관해 설문조사(HLIS)를 작성해야 한다. 이는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가정에서 사용하는 모든 학생에게 적용되며 이들은 또 영어실력 평가를 위한 `언어평가시험(LAB-R)’도 의무적으로 치러야 한다. 여기서 불합격된 학생들은 이중언어/ESL 반에 배치된다. 또 이들은 매년 뉴욕주 교육국이 실시하는 ESL시험(NYSESLAT)도 치러야 하며 시험에 합격하면 언제든지 일반 학급으로 옮길 수 있다.

이중언어/ESL반 학생들을 영어학습자(ELLs) 또는 제한적 영어구사자(LEP) 등으로 불리며 자녀의 학급 배치에 이의가 있을 경우 부모가 요청하면 재시험을 치를 수 있다. 재시험 요청 및 문의는 212-374-6072.

■이중언어/ESL반 선택권
부모는 자녀가 이중언어반이나 ESL반 중 하나를 선택해 등록시킬 권리가 있다. 영어학습자 학생들은 이중언어반을 수강할 수 있지만 최소한 ESL반을 수강해야 하는 조항이 따른다. 모든 학교가 이중언어와 ESL반을 모두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한국어 이중언어반이 없는 학교에 등록했을 경우 다른 학교로 전학을 요청할 수 있으며 이때 필요할 경우 교통편이 무료 제공된다. 만약 학군내 이중언어프로그램이 없다면 선택의 여지가 없이 ESL반을 수강해야 한다.

■이중언어반 개설 조건
공립 초·중등학교 경우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학생이 같은 학년 또는 2개 연속 학년에 15명 이상 있을 경우 학교는 이중언어반을 의무 개설해야 한다. 반면, 공립 고교 경우 한 학년에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학생이 20명 이상 있어야 개설이 가능하다. 또 학교는 이중언어/ESL반에 배치된 학생의 부모에게 반드시 이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영재 교육
영재교육(Gifted and Talented)은 영어 구사 능력에 상관없이 혜택 받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민자 학부모들도 영재교육 관련 등록 정보를 받을 권리가 있으며 필요할 경우 모국어로 제작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다.

■기타 학부모의 권리
학부모들은 학교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모국어로 받아볼 권리가 있다. 또 학교의 공식 모임에 참석할 때 통역 서비스를 요청할 권리도 보장받는다. 번역문 또는 통역 서비스는 학군 사무실에 요청할 수 있다. 학군 사무실에서 도움을 줄 수 없는 경우에는 영어학습자 사무국(212-374-6072)으로 직접 문의하면 된다.

■진급 및 졸업 규정
진급은 3~12학년까지 적용되며 표준시험 성적(레벨 1은 낙제), 학교 과제물 제출 및 수업 태도, 출석률(최소 90% 이상 출석해야) 등 3가지 기준이 적용되지만 최근 3학년 대상 진급정책은 표준시험 성적을 기준으로 강화된 바 있다.

단, 이중언어/ESL반 등록생으로 미국 공립학교에 등록한지 2년 미만인 경우와 개별 평가를 거쳐 진급정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된 특수한 경우에는 예외 적용된다. 이중언어/ESL반에 3년 미만 등록된 경우 학년별로 다른 예외 규정이 적용된다.

낙제 가능성이 있을 경우 학교는 부모에게 이를 미리 알려줘야 하며 가을학기 학부모-교사 컨퍼런스, 또는 매해 1월31일 이전에 서면 또는 학기 수료 최소 10일전 등 3회에 걸쳐 이를 통보해야 한다.

학부모는 통보 받은 후 3일 이내에 학교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으며 교장은 3일 이내에 이에 대한 답변을 해줘야 한다. 이후 학부모는 학군장에게 5일 이내 이의 제기 신청을 접수할 수 있고 5일 이내 서면으로 답변을 전달해야 한다.

■졸업
뉴욕시 공립고교를 졸업하려면 40학점이 필요하고 수업일의 90% 이상을 출석해야 한다. 또 리전트 시험 5개 과목에 모두 합격해야 리전트 졸업장이 지급된다. 1999년 이후 고교 진학생은 영어, 수학, 세계사, 미국사, 과학 등 5개 과목에 리전트 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한다.

단, 영어학습자로 미국에 온지 3년 미만인 경우 모국어로 리전트 시험을 치를 수 있지만 영어시험에는 반드시 합격해야 한다. 한국어 리전트 시험도 마련돼 있다.

■학생 기록
학부모들은 자녀의 학교 기록을 열람할 권리가 있다. 또 고교생으로 18세 이상인 경우에도 자신의 기록을 열람할 수 있으며 요청을 받은 즉시 또는 최고 45일 이내에 학교는 요청한 기록을 발급해줘야 한다. 기록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학부모들은 이의 또는 정정을 요청할 수 있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