량기백 <전 의회도서관 한국어과장>
먼저 말해둔다. 시 쓴 경험 없는 시의 풋내기(Tyro)로 이 글을 쓴다.
‘시학’(Poetics)이란 시철학이다. Aristotle의 ‘The Poetics’와 더불어 Edgar Allan Poe(1809-1849)의 ‘Poetic principle’ 등 많은 문인사이 ‘시학’ 말했다. 특히 독일시를 두고 그들 단일민족(Kindred)의 Intelligence, Saga 그리고 Wisdom 나타낸 학이라 한다. 이래서 ‘철학’(Philosophy)을 모든 학의 으뜸이라 한 것처럼 ‘시학’을 모든 문학의 어머니(Matrix)라 한다. 그리고 ‘시’를 두고 가장 뛰어난 예술, 지적, 세련된 글(Letter of art, Intelligence, Sophistication)이라 했고 그리고 널리 아는 학으로 박학(Erudition)이라 한다.
그리고 시인의 사명은 자기 나라 말 만들고 이를 널리 펼치는데 있다 한다. 시인에게 이런 특권 있다 해서 영어로 ‘Poetic License’란 말이 있다. 이 말은 또 시는 문법과 철자법을 초월한다는 말이라 한다.
시에는 ‘시말’이 있다. 그리고 운(Rhyme)과 음률(Rhythm)의 ‘Discipline’(규율)이 있다. 이 규율을 또 ‘Metrical’(운율)이라 한다는데 이를 ‘운과 음률학’(Prosody)이라 한다. 그리고 시학, 이는 반드시 위에 말한 ‘규율’과 자기 겨레 ‘시어’가 있어 시의 이런 ‘규율’이 엄하기에 아무나 시를 쓰는 것이 아닌 까닭이 이래서다.
정서적 감정과 감회와 느낌이 있으면 시의 규율에 상관없이 누구나(Free lander) 다 시를 쓴다 한다. 곧 ‘자유시’(Free style)다. 말할 것 없이 감동적이다. 그리고 맘에 간직한 운치와 기품과 기상과 포부와 정열과 갈망이 잠겨있어 좋다. 시를 깊은 호수에 견준다. 이 호수가 다름 아닌 운치와 감회와 깊은 정서적 아름다움을 간직한다 해서 시를 두고 ‘아름다운 말’이라 한다는데 ‘호수’ 깊이엔 아름다움이 있어야겠다.
시, 영어로 Poem, Poetry 그리고 Verse라 한다.
Poem, 시 한편 써 있는 걸 말하고, Poetry는 여러 Poem을 말하며, 그리고 Verse는 시의 구절을 두고 하는 말인가 한다. 그러나 이 말들을 흔히 번갈아 쓴다. 특히 시 쓰는 사람(Poet)을 Poetry 쓰는 사람이라 하고 Poem 쓰는 사람이라 안 한다. 그리고 Poetry를 말할 땐 Apolo, Muse, Poesy, Fire of Genius를 연상하고, Poem이라면 Anthology, Ballad, Epic, Idylic, Lyric, Ode, Sonnet이란 말로 예를 든다.
시란 보통 말하는 그런 말(Language)이라 한다. Aristotle의 The Poetics(시학)에 “시란 거저 말하는 거다, 아니면 말을 지어 흉내 낸 거다”(Poetry merely narrates of imitates by means of versified language)하고 했고, Dr. Johnson을 포함, 우리도 시를 ‘영원한 말’이라 했다. ‘청구영언’이라 하듯, 또 시를 ‘창의’(Creation)라 한다. 그리고 마음에 닫는 걸로 꼭 꼬집어 말할 수 있는 것은 뭐가 됐든 ‘Poetic’(시적)이라 한다. 예를 들어 고딕 건물을 ‘Gothic poetic’이라 하듯.
‘시어’(Poeticism 또는 Poetic language)란 말이 있다. 곧 ‘시말’이다. 예를 들면 우리 민요에 ‘이태백이 노든 달아’ 그리고 우리 소리에 ‘노들 강변 우거진 곳’의 ‘노들’ 같은 말이다. 그런데 내게 있는 우리말 사전에 ‘노들’이란 말은 없다. 그런데 일본 동경에 있는 공원 우에노의 노, ‘野’로 썼기에 우리말 ‘들’임을 알았다. 노들, 들의 시말일까. 아니면 ‘노’ 다른 말일까. 왜냐면 ‘노량진’을 ‘노들나루’라 했기에. 노량진 한강 나루터기에 노, 강가(강변)란 말일까.
하여간 우리 민요와 소리와 노래 가락과 마을에 돌아다니는 속담과 ‘몬태인’ 말한 장터 부녀자들 지껄이는 말에 ‘시말’이 있을 것만 같다. 1936년 신명균이 펴낸 시조집에 이 책 색인과 ‘난어해석’이 있다 했는데 이 ‘난어해석’에 혹 우리 ‘시말’이 있나 모르겠다.
또 시어허용(Poetic license)이란 말이 있다. 영어에 흔히 안 쓰는 옛적 말(Archaic), 지나간 말(Trite), 괴상한(Gawdy, Gothic, Baroque) 말 등을 쓰는 것은 시인의 자유란 말이다. 특히 고유와 보통명사를 동사를 쓰듯 품사의 변형(Inflection), 그리고 ‘새말 만들기’(Neology)와 더불어. 이것 다 영어를 잘 알아 한 말이 아니다. 읽다보면 이런 시어가 있어 적어 놓은 것이 있기에 인용한 말이다. 예를 들어 ‘그래도’(Even though)를 ‘Albeit’로, ‘아마도’(Probably)를 ‘Belike’로, ‘저녁노을’(Evening)을 ‘Eventide’로, ‘용감’(Valiant)을 ‘Doughty’로, ‘씻다’(Wash)를 ‘Lave’로, ‘가까이’(Near)를 ‘Nigh’로, 그리고 ‘기도’(Prayer)를 ‘Orison’이라 하듯. 그리고 Chimerical(괴상한), Muse(즐겨) 등 그리스와 로마신화(Mythology)와 서사시(Epic)에서 아들과 손자 마저 있는 그들 신 이름을 빌려 일반 용어로 쓴다. 사람 이름은 말할 것도 없고. 이러기에 JamesBoswell의 The Life of Samuel Johnson에 영어를 집대성한 Dr. Johnson(1709-1784)을 ‘말 대장장이’(Wordsmith)라 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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