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 받았거나 가능성 있으면 허용
한국 정착한 사람은 신청할수 없어
탈북자의 미국 정착은 이제 더 이상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다. 탈북자의 미국 행이 현실화되고 있다. 탈북자구제 법안이 의회에 올라가 있는 것도 그렇지만, 실제로 일부 탈북자가 정식으로 망명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달리 연고가 있을 리 없는 탈북자들이 미국에 정착할 수 있는 지름길은 역시 망명이다. 북한에서 중국이나 제 3국을 경유해 미국으로 들어왔다면, 망명 신청을 승인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문제는 이미 한국에 자리를 잡았던, 정확히 말해 전 탈북자 케이스이다.
이런 사람 중에는 남한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결국 미국으로 밀입국한 사람이 더러 있다. 이런 사람들도 망명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에 살다가 캐나다 국경을 넘어 미국에 들어오다가 체포되었다. 그런 다음 망명 신청을 했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이런 경우 대개 일단 보석을 내고 가석방이 된다. 가석방상태에서 망명 재판을 받게 된다. 이민 법원에서 망명신청이 받아드려지지 않으면, 상소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선 어떤 사람이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는가?
인종, 사회 집단, 신앙, 정치적 견해, 국적 때문에 박해를 받았거나 본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현저해 본국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이 망명 대상이다. 이런 사람이 외국에서 미국입국 신청을 했다면, 난민 신청이 되고, 만약 미국에 들어와 있다면, 곧바로 망명 신청이 된다.
-망명신청의 기준은 무엇인가?
난민 혹은 망명 신청을 하려면 신청자는 두 가지 중 하나를 입증해야 한다. 과거 박해를 받았던 점 혹은 앞으로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현저하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과거 박해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한다면, 향후에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손쉽게 유추할 수 있다. 향후 박해란 본국으로 돌아가면 박해를 받을 가능성이 적어도 50 % 가 넘는 경우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말해 탈북자 망명 성공 가능성은 어떤가?
북한의 인권 상황은 세상이 다 알만큼 심각하다. 정치적 자유나 신앙의 자유가 극히 제한된 현실로 미루어, 망명에 필요한 객관적인 조건을 충분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북한이라고 하면, 미국이 고개를 흔들 정도이므로, 이 점 역시 망명에 유리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신청자가 정치적 견해나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았다는 점을 보이기만 하면 된다고 하겠다.
-제 3국에 정착한 다음에는 망명을 할 수 없는가?
제 3국에 정착한 사람은 원칙적으로 미국으로 망명할 수 없다. 제 3국에 정착했다는 말은 곧 제 3국에서 영주권 혹은 시민권을 취득했거나 거기에 버금가는 정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망명 신청을 해도, 받아드려지지 않는다.
-탈북자가 한국에 들어가 살면 제 3국에 정착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한국에서 산 것은 망명 신청자의 관점에서는 제 3국 정착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탈북자가 한국에서 자리를 잡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한국정부는 정착금까지 주어, 탈북자의 정착을 돕고 있다.
둘째, 탈북자가 한국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것도 아니다. 한국 경제가 나빠, 실직자가 많다지만, 탈북자라는 이유만으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뿐만 아니라 탈북자라고 하더라도 교육, 사회 복지, 재산권행사에 아무런 제약이나 규제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일단 한국에 들어가 산 탈북자는 미국 망명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북한 사람들은 보통 중국으로 탈출한다. 중국에서 일 이년 살았다면 어떻게 되는가?
이 경우는 망명에 아무런 하자가 없다. 중국으로 탈출한 북한 사람들은 언제 중국 공안에게 붙들려 북한으로 강제송환 될지 모르는 공포 속에서 살고 있다. 따라서 중국에서 몇 년 숨어있다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제 3국 정착이라고 볼 수는 없다.
김성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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