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차 같지 않은 차죠”
고등학교 졸업 시즌이 가까와 오며 자동차를 선물받을 기대에 부풀어 웹사이트나 신문을 뒤져보고 딜러를 찾는 틴에이저와 부모들이 많아졌다. 가격, 안전도, 연료효율은 물론 멋과 폼까지, 이들이 자동차 구입시 고려해야할 일은 많고도 많다.
시빅 좋아하는 이유는 “치장하기 쉬워서”
바퀴 장식·바디 그래픽등 액세서리 불티
고교 졸업 시즌 맞아 자동차 샤핑 발길 늘어
버지니아주 버지니아비치의 도요다 딜러에서 자동차를 보고 있는 네이트 캐럴과 엄마 섀런.
뉴욕의 마즈다 딜러에서 자동차를 구경하고 있는 잰슨 문 군은 소형차를 원하지만 아버지는 커다란 SUV를 사주려 하고 있다.
요즘 미국의 10대들이 가장 갖고 싶어하는 자동차는 무엇일까? 믿거나 말거나 그것은 ‘혼다 시빅’이다. 이유는 “온갖 치장을 하기가 가장 쉽기 때문이라고 올봄에 전국의 12~19세 연령층을 대상으로 가장 갖고 싶은 차가 무엇인지를 조사한 일리노이주 노스브룩의 컨설팅회사 틴에이지 리서치 언리미티드 부사장 마이클 우드는 말한다.
고교 시절 학교 주차장에 서 있는 ‘폰티악 트랜스 앰’이나 ‘셰브롤레 카매로’ 같은 ‘머슬 카’를 선망했던 부모 세대와는 달리 요즘 젊은 아이들은 힘보다는 운전하기 재미있고 엄마나 아빠 차 같아 보이지 않는 자동차를 원한다. 뉴욕의 사이먼스 마켓 리서치가 2003년에 실시한 조사 결과 18~24세 운전자들의 40%는 자동차는 개성을 표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물론 자동차란 장소 이동 수단이라는 응답도 30%를 차지했다.
버지니아주 버지니아 비치에 사는 12학년생 네이트 캐럴(17)은 아직 어떤 차를 살지를 결정하지 않았지만 그 차에 달 액세서리는 진작에 골라 놓았는데, 요즘 10대들에게 바디 그래픽스나 커다란 타이어, 화려한 바퀴장식은 기본에 속한다. 다 썩은 고물차를 고급 가죽 시트에 에스프레소 기계까지 단 호화차량으로 둔갑시켜주는 MTV의 ‘핌프 마이 라이드’ 같은 TV 프로그램을 눈여겨 본 젊은 운전자들이 연간 290억달러 규모의 자동차 액세서리 시장을 더욱 키워주고 있는 것이다.
10대들이 가장 좋아하는 5대 차종은 ‘혼다 시빅’ ‘포드 머스탱’ ‘혼다 어코드’ ‘미스비시 이클립스’ ‘셰브롤레 캐벌리어’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들이 치장하는 것은 염가의 패밀리 카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몇천달러씩 들여 열심히 치장을 해도 중고차 가격에는 변화가 없다.
그렇다고 10대들이 스피드와 파워에 대한 열망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매사추세츠주 에임스베리에서 새차와 중고차를 파는 스티브 트리스데일은 갖고 싶지만 가질 형편이 못될 뿐이라고 말한다. 조금 더를 원하는 아이들과 조금 덜을 원하는 부모는 1만~1만5,000달러 가량하는 5년된 ‘폭스바겐 제타’ 정도에서 절충한다.
어떤 자동차건 자기 차를 갖고 있는 10대들은 늘고 있다. 올봄에 16~19세 응답자의 16%가 앞으로 1년 이내에 중고차, 15%는 새차를 사겠다고 대답, 1999년의 같은 조사 결과 중고차 13%, 새차 12%보다 증가했다. 이 조사는 자동차 값은 누가 치를 것인지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이가 나이니만치 부모들이 보험은 물론 차값도 일부분이나마 부담한다.
10대들이 멋진 차를 선택하지 못하는 이유중에는 보험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주소와 차종, 운전기록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운전 기록이 좋은 10대 소년이 운전할 경우, 자동차 가격은 비슷하더라도 ‘혼다 시빅 EX’ 세단과 ‘포드 포커스 SVT’ 사이의 보험료 차이는 연간 1,000달러에 달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고려하는 것은 물론 가격만은 아니다. 올해 뉴욕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잰슨 문은 소형 승용차를 사고 싶어하지만 아버지는 더 안전할 것 같아 SUV를 사주고 싶어한다. 또 차를 산다고 탈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001년에 고교를 졸업하며 부모가 사준 2년된 1만3,000달러짜리 ‘미스비시 갤런트’에 1,500달러를 들여 바퀴, 머플러, 스피커를 바꾸고 스포일러도 단 크리스 킬패트릭은 3학년이 되도록 자동차를 대학으로 가져가지 못했다. 그동안 성적이 너무 형편없어 부모가 허락하지 않아선데, 다행히 지난 학기부터 조금 좋아져 올 가을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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