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10대가 되면 휴가 여행 가기도 쉽지가 않아진다. 작년까지만 해도 호숫가에서 1주일을 행복하게 보내고 와서는 태도가 돌변하는 10대들을 위해 요즘 휴양지, 유람선들이 인터넷과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전용 라운지, 여드름이 고민인 피부 관리를 해주는 스파등을 만들고 있다. 10대들을 통해 그들의 부모까지 끌어 들이자는 것이다.
인터넷 카페·스무디 라운지는 기본
각종 게임·디스코나잇같은 쇼 풍성
머리 땋기 한 가닥에 3달러 50센트
손톱 손질과 전용 얼굴 마사지까지
혼텔 델 코로나도엔 ‘틴에이저 센터’
샌 안토니오의 하이얏 리전시 힐 컨트리 리조트 앤 스파의 청소년 스파를 즐기고 있는 어린 손님.
최근 한 마케팅 회사 조사에 따르면 요즘 10대들은 반 이상이 가족 휴가시 부모가 목적지를 선택하는 것을 돕고 있으며 4분의 1은 호텔 선정까지 간여한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유럽 관광 대신 인터넷이 되고 스무디를 마음껏 마실 수 있는 라운지가 있다는 이유로 디즈니 매직 유람선을 선택하는 것을 허용하는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의 버릇을 잘못 들일 염려는 있지만 좋은 경치를 보라면 ‘지루하다’고 하고, 하이킹에 시작하자마자 ‘이제 돌아가자’고 조르고, 고급 식당에 데려가면 ‘맥도널즈를 먹고 싶다’고 떼를 쓰며 사사건건 불평하는 아이들 때문에 모처럼 떠난 휴가를 망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다.
물론 모든 부모들이 다 아이들이 가족의 휴가를 좌지우지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아니다. 자녀의 친구까지 데려가는 전통적인 방법을 쓰는 가족도 많고, 어떤 부모는 10대 자녀를 친척에게 맡기고 자기들끼리만 오붓이 떠나기도 한다.
이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모두 함께 여행하기를 원하는 가정에 평화가 보장되도록 돕자는 것이다. 일리노이주 마운트 버논에 사는 수와 브래드 아만 부부는 10대 자녀 3명이 원하는대로 자메이카의 비치스 보스코벨에 간 것에 크게 만족한다. 17세 아들과 14세 딸이 배구 게임, 당구 토나먼트, 림보 경연대회를 겸한 디스코 나잇 같은 프로그램등에 너무 열중해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는데다 대학 3학년인 장남까지도 재미있어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10대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는 휴가에는 돈이 많이 든다는 것. 10대를 위한 스파를 운영하는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의 하이얏 리전시 힐 컨트리 리조트의 PR 담당자 멜로디 캠벨은 “상당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고 귀띔했는데 그도 그럴 것이 한 가닥 땋는데 3달러50센트씩(한 아이당 평균 6가닥을 땋는다)씩 받는 머리 땋는 사람 10명과 손톱 손질 한번에 30달러를 받는 매니큐어리스트 4명이 작년 여름 내내 바쁘게 뛰었다. 리츠 칼튼 올랜도의 10대를 위한 얼굴 마사지는 120달러고 샌디에고의 호텔 델 코로나도도 작년에 아이들이 틴에이저스 센터에서 뿌린 돈으로 285만달러를 더 벌었다.
휴양지 측으로는 10대 프로그램 신설로 당장 벌어들이는 돈보다는 장래 단골 확보가 더 중요하다. 2010년이면 3,400만명이 넘을 미국의 10대 인구의 마음을 일찌감치 잡아 놓아, 성인이 된 후 신혼여행은 물론 자녀들을 동반하고도 계속 찾아오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10대 위한 프로그램들
몇년 전부터 어린이 프로그램을 운영해온 휴양지들은 이들이 10대가 되어서도 불평 없이 부모를 따라 오도록 13세 이상을 위한 특별 활동 프로그램들을 추가하고 있다.
* 아틀란티스(바하마스, 954-809-2100, www.atlantis.com): 2001년부터 13~17세를 위한 나이트클럽 ‘클럽 러시’를 자정까지 연다. 13세 미만 어린이들은 오후 4~7시에만 이용할 수 있는 이 클럽은 춤도 출 수 있지만 인터넷, 플레이스테이션, X박스 게임, 대형스크린으로 DVD도 볼 수 있다. 입장료 18달러.
* 호텔 델 코로나도(캘리포니아, 800-582-2595, www.hoteldel.com): 서핑이나 카야킹 같은 액티비티는 연중 제공하며 할러데이 기간과 여름에는 푹신한 의자와 당구대, 비디오 게임, 컴퓨터 터미널, TV와 청소년들이 좋아하는 피자, 랩 같은 메뉴를 제공하는 ‘코스트 클럽 틴 라운지’를 연다. 10대 전용 스파는 따로 없지만 호텔 스파에서 15~18세 소녀들을 위한 ‘러키 칙’ 패키지(마사지 25분, 매니큐어 30분, 페디큐어 30분, 페이셜 30분)를 제공한다. 서핑 레슨 65달러, 러키칙 패키지 215달러. 틴라운지 입장료는 없다.
* 디즈니 매직 크루즈(플로리다, 800-951-3532, www.disneycruise.com): 틴에이저용 특수 카드가 있어야 들어가는 ‘스택’이라는 이름의 13~17세용 공간을 개설했다. 대형 TV, 인터넷, 과일 스무디와 커피 음료를 파는 바가 있다. 아침 9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소풍, 게임등을 하며 10대들을 돌보는 직원이 따로 있다.
* 하이얏 리전시 힐 컨트리 리조트(텍사스, 210-647-1234, www.hillcountry. hyatt.com): 17세미만 손님 전용 ‘스파아아트’에서 25분 마사지부터 카리브식 머리땋기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마사지 40달러, 머리 땋기는 가닥당 3달러50센트.
* 홈스테드(버지니아주, 540-839-1766, www.thehomestead.com): 야외요리, 건초피크닉, 하이킹, 야생동물 보존이나 카약등에 관한 전문가의 말 듣기, 아케이드 게임, 당구, 스낵등이 제공되는 클럽 H 참가비는 반나절에 52달러, 하루는 100달러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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