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한 맛에 체리 향 듬뿍
저스틴 와이너리의 2001년 무르베드르
석회암밭에 조건 까다로워 대량 생산 힘들어
만든 후 2~5년사이 마시는 것이 가장 적합
파소 로블스에 위치한 저스틴 와이너리는 저스틴 볼드윈과 데보라 볼드윈 부부의 소유로, 여러가지 면에서 앞서가는 와이너리이다. 무르베드르를 비롯해서 말벡(Malbec), 리오하(Rioja) 등 미국 내에서 단일 품종으로는 찾기 힘든 와인을 만드는가 하면, 포트(Port)를 만드는데 주로 쓰여지는 틴타 카오(Tinta Cao), 수자오(Souzao) 등 다른 곳에서는 좀체로 찾기 힘든 품종으로도 단일 품종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저스틴은 보르도 스타일 적포도주인 아이소셀레스(Isosceles)를 선두로 그 품질을 이미 인정받은 고급 와이너리로, 품종에 관계없이 맛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2001년 무르베드르는 병당 24달러의 가격에 10여 케이스밖에 생산되지 않았으며,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품절되었다. 와이너리를 방문하거나 웹사이트(www.justinwine.com)를 통해서만 구입할 수 있으며, 2002년 무르베드르가 이번 여름 출시될 예정이다.
무르베드르(Mourvedre)라는 포도 품종은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꼬뜨 드 론(Cote de Rhone)이나 샤토뇌프 뒤 파프(Chateauneuf-du-Pape)와 같은 프랑스 론 지방의 와인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무르베드르는 그라나쉬(Grenach)와 시라(Syrah)와 더불어 바로 이러한 론 지역 적포도주를 만들 때 주로 사용되는 세가지 품종 중 하나이며,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에서 생산되는 13가지 품종 중 하나이다.
대부분 론과 프로방스 지역 적포도주를 만들 때 블렌딩하여 사용되기 때문에 무르베드르를 단일 품종으로 맛 볼 기회가 그리 흔하지 않지만, 깊은 색과 진한 맛, 높은 산도, 그리고 강한 과일 향이 매우 매혹적인 와인이다.
무르베드르를 처음 맛 본 것은 중가주 파소 로블스(Paso Robles)에 위치한 저스틴(Justin) 와이너리에서였다. 파소 로블스는 아직까지 북가주의 나파나 소노마처럼 땅값이 비싸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이 많은 샤도네와 카버네 소비뇽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품종의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특별히 저스틴 와이너리가 위치한 파소 로블스의 서북쪽에는 군데군데 석회암과 화산토가 발견되어서 론 지역 품종인 시라와 무르베드르를 기르기에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론 지방은 프랑스에서도 가장 오래된 와인 생산지 중의 하나로, 보르도나 부르고뉴의 우아하고 세련된 와인과는 달리 진하고 강렬하며 알콜 농도가 높아서 그냥 마시기보다는 음식과 함께 마시기 적합한 와인을 생산한다.
무르베드르도 론 지방의 품종답게 맛과 향이 진하며 과일향이 풍부하고, 알콜 농도가 대부분 14%에 이른다.
특별히 통후추를 굵게 갈아서 넣은 듯한 매콤함을 느낄 수 있으면서, 잘 익어서 단 맛이 뚝뚝 배어 흐르는 체리나 검은 자두의 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것이 무르베드르의 큰 특징이다. 그래서 진한 소스를 사용한 쇠고기 요리나, 꼬끄 오 뱅(Coq au vin) 같이 여러가지 맛이 듬뿍 어울린 음식, 혹은 송아지 간이나 매콤한 소시지 요리 등과 함께 마시기에 적합하다.
요즘 들어 시라(Syrah)가 단일 품종 와인으로 새로이 각광을 받으며 인기가 높아가고 있는데, 오히려 무르베드르는 시라보다 어떤 면에서 더 매력적이고 맛있는 와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엇보다도 태닌의 떫은맛은 싫지만 적포도주의 진한 맛과 향을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무르베드르에서 느껴지는 태닌의 부드러움이 큰 장점으로 부각될 것이다.
무르베드르 단일 품종의 와인을 출시하는 곳은 파소 로블스의 저스틴 와이너리와 샌타바바라 지역의 베드포드 탐슨(Bedford Thompson), 소노마의 로젠블룸(Rosenblum) 셀러스 등 매우 드물지만, 이들은 모두 블렌딩에만 쓰기엔 아까울 정도로 맛있어서 단일 품종으로 출시하게 되었다는 말을 덧붙인다.
무르베드르 와인은 비옥한 흙이 있어서는 안되고 대부분 석회암으로 된 포도밭을 필요로 하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무르베드르를 대량 생산하는 곳을 찾기란 쉽지 않다.
스페인에서는 무르베드르를 모나스트렐(Monastrell)이라고 하는데, 스페인의 남동쪽 예클라는 70% 이상이 석회암으로 되어있어서 ‘모나스트렐’이라는 이름으로 100% 무르베드르 품종으로 빚은 와인을 생산하고 있으며, 스페인의 다른 지역에서도 ‘모나스트렐’을 템프라니오나 멜로와 함께 블렌딩하여 과일향이 풍부한 와인을 만들어내고 있다.
무르베드르 와인은 오랜 기간 숙성시키는 와인은 아니어서 잘 만들어진 무르베드르는 만들어진 후 2년에서 5년 사이에 마시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
<최선명 객원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