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목사 <워싱턴 동산교회,MD>
이 세상에 태어나 산다는 것은 그 하나만으로도 행복이요 축복이다. 이 세상의 그 어느 누구도 우연으로 된 사람은 없으며 의미 없는 사람은 없는 것이다. 사고로 어쩔 수 없이 이 세상에 떨어진 것도 아니요, 어느 누구의 대신으로 운명적으로 세상에 홀로 버려진 것이 아니다. 산다는 것은 오직 나만의 것이요, 나만이 내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그 어느 누구도 나와 같을 수 없는 것이다. 나만의 독특하고 나만이 즐길 수 있는 시간들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의 인생을 감상하기보다는 남의 인생을 구경하고 싶은 충동 때문에 아름다운 것을 잃어버리거나 자기의 행복을 떨어뜨릴 때가 있다. 그것이 불평과 원망, 욕심과 질투, 그리고 분쟁과 전쟁으로 나타난다.
이런 이야기가 있다. 한 부자 사업가가 바닷가를 지나던 중 배 옆에 드러누운 채 노래를 흥얼거리며 놀고 있는 어부를 보았다. 그 모습을 본 부자는 어처구니가 없는 듯 말했다. “왜 고기잡이를 나가지 않고 놀고 있는 것입니까?” 어부는 말했다.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아 놓았으니까요.” 부자가 말했다. “그러면 필요한 것보다 더 많이 잡으면 되잖습니까?” “그래서 뭣하게요?” “그러면 돈을 더 벌 수 있지 않습니까? 그 돈으로 지금 당신의 배보다 더 좋은 배도 살 수 있고, 그러면 고기가 많은 깊은 바다까지 나가 그물질을 해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지요. 그 돈으로 더 좋은 그물을 사고 더 많은 배를 거느리게 될지도 모르는 일 아닙니까? 그렇게 되면 당신도 나처럼 커다란 부자가 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그러자 어부가 되물었다. “그러고 난 후에 무엇을 하죠?” “편안히 당신의 삶을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 어부는 흐ant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인생은 꿈이 있어야 하고, 소망이 있어야 한다. 현재보다는 내일을 준비하고, 내일보다는 미래를 계획해야 한다. 그래서 게으름보다는 부지런함이 소중하고, 누워있는 것보다는 서 있는 것이 보기에 좋을 때가 있다. 그러나 부지런함 가운데 쉬어야 하고, 서 있는 동안에 앉아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누려야 할 것을 준비하는 것보다는 있는 것을 누리는 여유도 필요하다. 오늘 내가 잡은 고기에 대해서 여유를 가지고 누릴 수 있는 어부의 노래가 있어야 한다.
성경은 말씀한다.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아무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년을 유하며 장사하여 이를 보리라 하는 자들아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 하는 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뇨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야고보서4:13-14)
이해인 수녀님의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라는 시가 있다. 그 시에서 “그대의 빈 하늘 위에 오늘은 내가 반달로 떠도 차 오르는 빛 구름에 숨어서도 웃음 잃지 않는 누이처럼 부드러운 달빛이 된다”라는 시어가 있다. 하얗고 커다란 보름달이 되어 어두움을 밝게 비추지는 못하는 자그마한 반달이라 하더라도 빛과 웃음을 잃지 않는다는 표현을 하였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반달 같은 인생이고, 아직 도달하지 못한 꿈의 산을 올라가고 있다하더라도 주어진 기쁨과 감사를 해야 하는 것이 풍요로운 삶인 것을 전달하고 있다.
인생은 그 어느 누구도 완성에 도달할 수 는 없다. 하나에서 열까지는 얻을 수 있더라도 열에서 억까지는 다 셀 수 없다. 완전한 보름달을 꿈꾸지만 지금 반달이면 대단한 것이다. 그만큼도 감사한 것이다. 그 반달이 비추는 빛과 그 반달이 떠오른 것만으로 기쁨을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은 정말 좋은 것이다.
인생은 오늘이 있고, 내일이 있다. 오늘은 살고, 내일은 도달하게 된다. 오늘이 없으면 내일이 없고, 내일만 있으면 오늘은 없어지게 된다. 오늘의 기쁨은 내일의 행복을 심고, 내일의 풍요는 오늘의 땀으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오늘도 잊어버리고 살면 내일은 그릴 수 없다. 그래서 오늘 하루가 중요하다. 내일의 교향곡을 위해 오늘 작은 입으로 부는 휘파람의 연습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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