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욕시 프랜시스 루이스 고교 12학년 정은경(17·미국명 에스더 정)양이 파시재단 후원으로 매사추세츠주 소재 사립대학 위튼 칼리지에 전액장학생으로 합격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본보 2004년 4월12일 A3면> 파시재단에 대한 한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국 5개 대도시에서 실시되는 재단의 장학 프로그램과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과 절차 등에 대해 알아본다.
`파시(Posse)’란 본래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뉴욕일원 청소년들 사이에 유행하던 일종의 속어로 `서로 돌봐주고 아껴주는 친구들’을 지칭한다. 당시 대학진학을 위해 타주로 떠났던 뉴욕시 출신의 수많은 학생들이 학교를 중퇴 또는 휴학하고 다시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비율이 많았던 시대적 배경이 파시 재단 설립의 동기를 제공하게 됐다.
대학 진학 후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졸업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서로 의지하며 동반자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서포트 그룹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기 때문이다. 이에 파시 재단은 공립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소수계 학생 가운데 다양한 문화적, 경제적 배경을 지닌 우수성적의 학생들을 선발, 이들의 대학진학을 돕는 한편, 이들이 대학교육을 성공적으로 끝마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파시 재단의 훈련과정을 거쳐 최종 선발된 학생들은 재단과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사립대학에 전액 장학생으로 입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신청 자격은 우수한 학업 성적 이외에도 각종 지역사회 봉사활동에 적극 참여하면서 탁월한 지도력을 발휘한 학생이어야 하며 재학 중인 학교의 추천이 필요하다. 담당교사나 가이던스 카운슬러의 추천을 받아야 하지만 학교 이외 비영리 기관의 추천도 가능하다.
추천을 통해 1차 모집된 학생들은 이후 8개월간 집중 훈련기간을 갖는다. 매주 2시간씩 파시 정기모임을 갖고 대중연설, 협상 요령, 대화 능력, 청취력 등 다양한 그룹 웍샵에 참여하게 된다. 장기간의 그룹활동을 통해 지도력, 팀 플레이 능력, 대화기술 및 동기 부여가 확실한 학생들을 별도 선발해 2차 면접 심사를 실시한다. 이후 파시 재단과 파트너십 관계에 있는 대학의 입학담당관들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학생들을 개별심사한 뒤 각 대학별로 10명씩 신입생을 최종 선발한다.
대학진학 후에도 매 학기마다 2회씩 파시 재단 관계자들과 정기 모임을 가지며 캠퍼스에서는 멘토들과 정기 모임을 통해 서로의 학교생활 적응에 도움을 주게 된다. 또 매년 한 차례 단체 수련회를 통해 타 학교 파시 출신 학생들과 교류도 갖는다.
공립고교 재학생을 위주로 선발하는 이유는 때로 소수계 출신 우수학생들이 사립대학 입학심사에서 그들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채 자칫 입학을 거절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다민족, 다문화 배경을 지닌 학생들로 캠퍼스를 이끌어 가려는 미국내 각 대학의 노력의 일환이기도 하다.
파시 프로그램의 성공은 수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 14년간 721명의 학생들이 명문 사립대학에 입학해 무려 6,300만 달러 규모의 장학금을 확보했다. 파시 프로그램 출신 학생들의 대학 졸업률은 90%다.
파시 프로그램은 뉴욕에서 시작됐으나 이후 보스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전국 4개 대도시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워싱턴 DC에서도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인구 통계에 의하면 오는 2025년까지 미국내 아시안 인구는 무료 11.1%, 히스패닉은 18.7%, 흑인은 16.3%, 백인은 54.6%의 증가가 예상된다. 소수계 인구 증가가 백인보다 빠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미국내 대다수의 우수 명문대학에서는 소수계 학생들이 제대로 발붙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점에서 볼 때 파시 프로그램은 다양한 배경을 지닌 소수계 우
수 학생들을 고루 발굴해, 미래의 지도자로 키워내는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참여 대학 또한 우수한 학업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캠퍼스의 인종적 다양성까지 보유할 수 있어 매년 파트너십을 체결하려는 대학도 늘고 있다.
현재 뉴욕시에서 파시 재단과 연결된 학교로는 한인학생들이 다수 재학하는 공립고등학교 대부분이 포함돼 있다. 특히 베이사이드 고교, 벤자민 카도조 고교, 포레스트 힐스 고교, 존 바운 고교, 뉴타운 고교를 비롯, 헌터 칼리지 고교, 타운젠드 해리스 고교, 라과디아 고교, 스타이브센트 고교, 브롱스 과학고교, 브루클린 텍에 이르기까지 일반 지역고교에서부터 명문고교와 뉴욕시 특수고교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학교가 포함돼 있다. 이외 APEX, APICHA, 뉴욕 보이스 클럽, PAL, YMCA 등 다수의 비영리기관을 통해서도 참여가 가능하다.
파시 프로그램 신청을 희망하는 학생은 가을학기 개강과 더불어 가이던스 카운셀러를 찾아 문의하면 된다.
<이정은 기자> juliannelee@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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