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기업 500개중 아시아계 이사 있는 곳은 1%
능력 있어도 이사 영입은 “글쎄”…이해 부족 탓
작지만 젊은 나스닥 기업에서는 이사 진출 활발
야후 공동창립자 제리 양
에이본 CEO 아드리아 정
사이베이스 CEO 잔 첸
미국내 아시아계는 수적으로 크게 증가했고 또 비즈니스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아시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거대기업에 투영된 아시아계는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왜소하다. 대기업 이사회에 이사로 참여하고 있는 아시아계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주식회사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기업들인 포춘 500대 기업 중에서 아시아계를 한명이라도 이사로 보유하고 있는 회사는 1%에 불과하다고 중국계 미국인 지도자 그룹인 ‘100인 위원회’는 밝히고 있다. 미국내 아시아계 인구가 1,100만명에 이르고 인구비율면에서도 전체의 4%를 차지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미국 거대기업에서 아시아계는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다.
센서스 전망에 의하면 미국내 아시아계는 2050년이면 3,340만명의 인구집단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런데도 불구하고 아시아계가 미국 대기업에서 이처럼 홀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열린 100인 위원회 회의에서 주제연설을 했던 오라클의 전 고위 간부 레이몬드 오캄포는 “미국 대기업은 뛰어난 능력을 가진 아시아계 경영자들을 충분하게 쓰지 못하고 있다”며 옛날 미국 야구 구단들이 뛰어난 흑인선수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1947년 재키 로빈슨이 인종장벽을 깨부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전에는 흑인들을 발탁하지 않은 것과 사정이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시아계는 적지 않다. 수많은 중소기업을 일으켜 세웠으며 일부는 대기업에서 지도적 능력을 발휘했다. 야후를 공동창립한 중국계 제리 양, 부글 보이를 세운 빌 마우, 킹스턴 테크놀로지를 공동 창립한 잔 투와 데이빗 선이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탁월한 능력으로 경쟁이 치열한 승진의 사다리를 타고 정점에 오른 아시아계도 있다. 에이본의 CEO며 이사회 의장인 아드리아 정이 대표적 인물이며 그녀는 GE의 이사도 맡고 있다. 솔렉트론의 CFO였던 수잔 왕은 알테라와 다른 3개 사의 이사를 역임했다. 하지만 숫적으로는 극소수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회사 규모는 작지만 테크놀로지와 젊은 패기로 뭉친 나스닥 기업 쪽으로 돌아보면 아시아계의 진출은 눈부시다. 거대기업에서는 아시아계 이사를 보유한 기업이 1%도 안됐지만 나스탁 100개 기업중에는 31%가 최소한 한명의 아시아계를 이사로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계의 능력이 참신하고 젊은 기업에서는 어느 정도 투영되고 있다는 점은 작은 위안이 된다.
기업의 별인 이사로 아시아계가 잘 발탁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눈에 잘 띠지 않는다
나서지 않는 기질과 전통 때문이기도 하지만 기업세계에서 아시아계는 백인등 다른 인종에 비해 덜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다.
유명한 노스웨스턴 켈로그 경영대학원의 학장인 디팩 제인은 자신이 부학장일 때는 이사로 영입하려는 회사가 하나도 없었으나 학장이 되니 영입 제의가 밀려들었다는 자신의 경험을 밝히며 “이사회에 진출하려면 우선 업계에서 잘 알려져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굿 올드 보이즈 네트웍’
그 별명처럼 대기업의 이사회는 인적 구성이 매우 보수적이다. 최근 여성과 흑인 등 소수계에도 문을 열고 있으나 유독 아시아계에는 여전히 닫혀 있다.
2년전 조사에 의하면 포춘 1,000개 기업중 79%가 이사회에 여성을 최소한 한명은 보유하고 있었고 흑인 이사를 둔 경우가 44% , 라티노 이사를 둔 기업이 17% 였지만 아시아계가 한명이라도 진출해있는 기업은 10%에 불과했다.
▶아시아계에 대한 편견
아시아계는 조용하고…따라서 리더쉽이 부족하다. 이런 편견을 기업내 인사들은 갖고 있다. 아시아계는 매니지먼트보다는 엔지니어링, 어카운팅과 같은 일에 어울린다는 인종적 편견이 이사회진출을 막고 있다.
그러나 백인 남성 위주의 대기업 이사회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 엔론 사태 이후 생긴 사바네스 옥슬리 법에 따라 새로 생긴 규정으로 이사회가 재정적, 법적, 관리적 능력을 가진 독립적 이사로 구성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올드 보이들의 배타적 클럽이란 타성으로는 살아나갈 수가 없게 됐다.
이로 인해 이사회의 인적 변화가 심해질 것이고 새 인물로 채워야할 자리도 더 많이 생겨 날 것이다. 이사회에 구조적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 셈이다. 이런 사정이므로 이사 지원자에게는 문호가 활짝 열려 있다고 멘로팍 소재 하이드릭& 스터라글의 파트너인 경 윤씨는말했다.
에이본의 CEO 안드리아 정과 같은 스타들을 이사로 영입하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겠지만 재계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는 많은 아시아계 인사들이 있는 만큼 앞으로는 이들을 모셔가는 기업들도 많아질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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