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정보
고르기 쉽고 가격도 저렴한
새 개념의 소매매장 속속 등장
종이팩 사용등 포장도 ‘파격’
미국인 입맛 맞게 제품개발도
전세계 곳곳에서 포도주 제조가 다시 활발해지고 미국에서도 50개주 전역에서 포도주가 생산되고 있는 요즘은 바야흐로 와인의 전성시대. 그러나 미국에도 ‘와인’이라면 공연히 겁먹는 사람이 많다. 너무 가짓수가 많은 것이나, ‘안장 가죽’ 맛이라느니, ‘풀’ 맛이 난다느니 하는 감식가들의 표현에도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을 ‘와인’의 세계로 끌어 들이기 위해 와인업계가 문턱을 낮추고 있다.
최근 몇년간 좋은 기후와 개선된 기술로 포도주가 과잉 공급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한 업자들이 포도주의 포장과 가격과 제조방식을 온통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지금 미국 전역에는 새로운 종류의 포도주 소매 매장들이 들어서고 있다. 보스턴, 달라스, 뉴욕, 워싱턴, 시애틀, 휴스턴과 버지니아주 클래런든에 소재한 ‘베스트 셀러스(Best Cellars)’ 매장에는 끝도 없이 다른 종류의 포도주들이 진열된 이제까지의 포도주 가게와는 달리 100종류 정도의, 모두 15달러 미만인 포도주만이 나와 있다. 또 적포도주는 ‘주시’’스무드’, 백포도주는 ‘프레시’’소프트’등 그 가장 중요한 특징을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단어 아래 병들을 정리해 놓았다. 이 상점의 창립자중 하나인 자슈아 웨슨은 “맛으로 포도주를 구분해 놓으면 손님들에게 즉각 스스로 결정할 능력이 생긴다”고 말한다. “포도주를 사는 것도 마시는 것만큼 즐거운 일로 만들고 싶다”는 이들은 ‘정월초하루에 어울릴 포도주’등 여러가지 주제를 정해 매일 시음회도 연다.
캘리포니아의 맨해턴 비치, 애리조나주 스카스데일, 맨해턴 어퍼 웨스트 사이드에 문을 연 ‘바카스 와인즈 메이드 심플’이나 시카고의 ‘발할라 와인샵’도 15달러 미만의 포도주들을 취급한다. 이들은 진열된 포도주들을 모두 영화배우등 저명인사와 비교해 놓았는데 소비자와 친숙해지기 위해 요즘 포도주 제조사들은 레이블부터 바꿔 환상적인 이름이나 발음도 할 수 없는 성 이름 대신 간단하고 재미있는 이름이 많아졌다.
포도주를 이제까지 우유나 주스를 담아 온 용기에 넣는등 포장도 새로이 실험하고 있다. 더 작아지고 있는 새로운 포장은 고급 포도주에도 사용된다. 캘리포니아주 나파 밸리의 ‘스리 시브즈’는 카버네 소비뇽과 진판델을 돌려서 마개를 여는 1리터들이 유리통에 넣는다. 올 여름엔 이탈리아 백포도주 트레비아노를 두유 포장에 쓰이는 테트라 팩 종이 포장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미국에서 싸구려로 취급되어 온 종이포장 포도주가유럽에서는 흔한데, 포장을 바꿔 절약된 돈은 모두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또 새 포장 덕분에 해변이나 공원등 이제까지 유리병 때문에 가지고 갈 수 없었던 곳에서도 포도주를 마실 수 있게 됐다. 1리터들이 종이포장 포도주 가격을 5달러99센트로 정한 스리 시브스는 젊은이들을 와인으로 끌기 위해 웹사이트(www.threethieves.com)도 요란하게 단장했다.
포도주 제조업자들은 업계의 성장 여지가 크다고 본다. 미국의 포도주 소비량이 1995년에 1억6,400만 상자에서 작년엔 2억3,200만상자로 크게 늘긴 했지만 1인당 소비량에 있어서는 아직 유럽에 크게 뒤지기 때문이다. 포도주를 정규적으로 마시는 미국인은 13%, 가끔 마시는 사람도 14%에 불과하다.
이에 이달에 오스트레일리아의 ‘사우스코 와인스’는 미국 시장을 겨냥해 특별히 만든 ‘리틀 펭귄’ 브랜드의 병당 6~8달러짜리 샤도네이, 멀로, 시라즈, 카버네 소비뇽을 내놓았다. 미국의 ‘로버트 몬다비’도 4~5달러짜리 샤도네이, 카버네와 멀로로 구성된 ‘파피오 와인즈’로 염가 시장에 뛰어 들었다. 대부분 병당 10달러가 안되는 이 포도주들은 고급 보르도 같은 깊은 맛은 없을지 몰라도 일상적으로 마시기에는 나무랄 데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단 미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약간 달게 만들었기 때문에 바로 다 마셔야 한다는 것.
그러나 앞으로 연년세세 값싸고 맛있는 포도주를 마실 것으로 생각하면 오해다. 달러 약세로 수입 포도주 값이 올라가고 업계도 과잉생산 문제에 대책을 세우고 있기 때문. ‘사우스코’ 대변인 리즈 오카널은 “최근 몇년간 소비자들은 정말 운이 좋았지만 그 행운이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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