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갓 이민 온 한인 학부모들을 위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자녀들로 하여금 방과 후 교사들의 감독 하에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클럽이나 스포츠 프로그램에 참여케 하여 자녀들의 기량을 함양함과 동시에 교우 관계를 넓히도록 한다. 이는 언어 습득의 기회를 넓히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자녀들이 가입하는 클럽에 따라서 각기 다른 어휘를 사용하게 되므로 다양한 영어 어휘에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회시간에 사용하는 어휘와 과학시간에 사용하는 어휘가 다르듯 테니스팀에서 사용하는 어휘와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사용하는 어휘는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미국의 중·고등학교에는 무려 50가지가 넘는 각종의 과외활동 프로그램이 있다. 외국어 클럽, 테니스팀, 축구팀, 하키팀, 야구팀, 학교 밴드부, 오케스트라, 웅변클럽, 학생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으므로 선택의 여지가 많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모두 교사의 보호 감독 하에 운영되므로 2~3가지의 클럽에 가입시킨다면 자녀들로 하여금 연대감과 소속감을 갖게 할 수 있으며 친구들을 더욱 폭넓게 사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한다. 미국 교육의 철학은 존 듀이(John Dewy)의 영향으로 책으로부터 얻는 지식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경험을 통하여 얻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만큼, 한인 학부모들은 특히 이점에 유의해야 된다.
둘째, 지역사회의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케 하여 사회성을 높이고, 언어 실력도 함께 향상시키도록 해보자. 한국과는 달리 각 지역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많으므로, 이러한 것들을 적절히 활용하면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많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자녀들의 적성과 취미를 살펴 계절에 따라 1년에 1~2개의 조직된 스포츠팀에 가입시키도록 한다. 예컨대, 여름에는 야구팀 (남자의 경우), 연식야구팀(여자)에 가입시키고 겨울에는 각기 농구팀에 가입시킨다. 그리고 여름날 저녁에 자녀들의 야구 경기 응원도 하고 이웃들과 담소도 즐기며 아이들의 친구 관계도 파악하고 미국 생활을 마음놓고 즐겨보도록 한다. 이는 자녀들의 스케줄을 다소 빠듯하게 짬으로써, 자칫 마약 등 나쁜 교우관계의 형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초등학교 1~2학년을 위한 T-ball을 위시하여, 상급생을 위한 야구팀에 가입시켜 앙증맞은 꼬마 아들의 T-ball하는 모습을 5~6학년짜리 딸의 연식야구를 여름날 저녁에 박수치면서 관람해 보라. 과연 한국에서는 맛볼 수 없는 이민생활의 정취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헤밍웨이가 왜 ‘노인과 바다’에서 야구 얘기를 그렇게 많이 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 지역사회의 단체나 적십자사, 병원 등에 자원봉사를 지원시켜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정신을 기른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통하여 우리 인간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며 그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최소한의 지역 봉사는 할 수 있는 정신을 고취시킨다. 예컨대, 해마다 여름에 실시되는 장애인들의 경기(March of Dimes)에 자원봉사 같은 것을 해보도록 한다. 이는 정상인으로서 지체 부자유한 청소년들의 경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쁨과, 스스로 “참으로 나 자신은 행복해 해야 되지 않은가!”를 느끼게 해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과외 활동은 꼭 기록하였다가 대학 입학 원서에 상세히 기록하도록 한다. 특히 유수한 사립대학에 진학하려면 꼭 필요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넷째, 그 지역의 시청, 법원, 소방서, 보건소, YMCA, 기타 공공 도서관등을 부모와 함께 방문, 지역사회가 제공하는 각종의 서비스를 파악하도록 한다. 이는 필요할 때에 즉각 이러한 공공 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미리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다섯째, 주말마다 자녀들을 데리고 도서관을 방문해 자녀가 읽고 싶은 책들을 빌려, 저학년인 경우 자녀들과 함께 읽든지, 혹은 그 주 동안에 스스로 읽도록 독려하고 읽은 내용을 자녀들이 부모에게 얘기하도록 해서 간접적인 독서량을 늘리도록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부모들도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자녀들에 모범이 되도록 노력한다. 이상의 제언들을 차근히 시간을 두고 시행해 보도록 권하고 싶다.
클라라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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